회생신청 기업 연간 900곳 이상…DIP금융 공급 제한적
캠코기업지원금융, DIP 시스템 마련…회생기업에 자금공급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 회생절차에 들어간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자금 융통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단 시중 금융기관에선 자금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정상기업을 놔두고 회생기업에 지원했다가 사고가 나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워했다. 정책보증기관을 찾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회생 계획에 따라 채무를 모두 상환했을 때만 보증을 해준다는 답만 돌아왔다. 자금이 돌아야 기업을 살리는데 이 마저 쉽지 않은 형편이다.
회생을 신청하는 국내기업이 연간 평균 900곳을 넘기면서 지원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캠코가 '캠코기업지원금융'을 출범시킨 것도 회생기업을 지원하는 DIP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일환. DIP(Debtor in Possession)금융은 회생절차기업에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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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는 18일 캠코양재타워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에서 '캠코기업지원금융' 출범식을 갖고 '성공적 기업회생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정형식 서울회생법원장, 문창용 캠코 사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상택서울보증보험 사장 등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캠코기업지원금융은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라 '회생전용 지원(DIP) 시스템 마련'을 위해 캠코가 전액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회생중소기업에 대한 신규자금공급(DIP금융)을 통해 경쟁력 있는 회생기업의 경영정상화 지원 업무를 수행한다.
DIP는 회생절차기업의 기존경영인을 유지하는 제도로, DIP금융은 통상 회생절차 기업에 대해 운전자금 등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을 의미한다.
회생기업은 운전자금 조달이 막히거나 기존 거래처와 단절되는 경험을 하면서 회생절차를 이행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회생절차에 들어가 회생인가를 받은 기업은 연 평균 316개사이며, 회생인가를 받지 못한 기업은 290개사에 달했다.
그 만큼 국내 DIP금융이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6년 채무자회생법이 제정된 이후 사례가 축적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회생을 위한 DIP 금융의 역할 확대 방안' 보고서를 통해 "관련 통계가 공개되지 않아 그 규모를 정확히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수적으로나 금액 기준으로 제한된 공급만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캠코는 18일 캠코양재타워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에서 '캠코기업지원금융' 출범식을 갖고 '성공적 기업회생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캠코] 최유리 기자 = 2019.11.18 yrchoi@newspim.com |
DIP금융의 성공사례로는 스킨푸드가 꼽힌다. 스킨푸드는 2004년에 설립된 화장품 제조·판매 회사로 지난해 10월 회생절차가 시작됐다. 사드 영향으로 인한 중국 사업에 실패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후 유진-에버베스트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는 스킨푸드의 영업 유지과 성공 가능성을 보고 DIP금융 제공을 결정했고 이후 인수합병(M&A)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박 연구위원은 "향후 자본시장 투자자들이 중소기업 중심의 구조조정 시장에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는 스킨푸드와 같은 성공사례가 더 쌓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캠코를 비롯한 서울회생법원, 서울보증보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은행연합회 및 산업·기업·국민·농협·수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총 13개 기관은 '성공적 기업회생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13개 협약기관은 ▲회생기업 채권 매각 보류 ▲담보권 처분 유예 ▲회생기업 채권 캠코 매각 ▲지원기업의 이행보증보험 우대 지원제도 등 회생기업의 재기 지원과 ▲DIP금융 지원 ▲융자·회생컨설팅 ▲투자매칭 등 자본시장을 연계한 투자 지원을 위해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업무협약 체결에 이어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는 회생기업 및 자본시장투자자의 애로·건의사항 등 의견을 수렴하고 DIP금융을 포함한 기업구조조정 이슈 전반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문창용 캠코 사장은 "보다 효과적인 회생기업 공동지원체계의 디딤돌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캠코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회생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효과적인 회생기업 공동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캠코기업지원금융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기업구조조정 지원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