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통계 한계…전망 아닌 직접 숫자 세야
일자리예산 선심성 지적, "정부 존재 부정"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우리 경제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40대 일자리 감소와 제조업 고용부진은 아쉽고 아픈 대목"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제조혁신, 전직 지원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이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목희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일자리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일자리 통계를 보면 제조업, 건설업 등의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다. 40대가 차지하는 일자리 비중도 2017년 통계 집계 이후 첫 25% 이하로 추락했다.
제조업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몸담았던 40대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전통 제조업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멈춰있고 제조혁신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전직 지원 서비스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며 "남은 2년 반 동안 제조 르네상스, 산업단지 대개조 등 준비하는 혁신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 일자리위원회 등록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28 dlsgur9757@newspim.com |
특히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가 발표하는 일자리 통계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재부와 KDI 등 각종 연구기관에서 일자리 전망을 냈는데 지금 방식으로는 정확한 일자리를 전망하기 어렵다"면서 "경제구조가 급격히 변하고 있고 고용유발계수도 현저히 떨어져 있어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에서는 일자리를 전망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숫자를 세야 한다"면서 "앞으로 정부 전망을 현실에 가깝게 가져갈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노인들을 위한 단기일자리만 늘린다는 지적에 대해 이 위원장은 "그런 견해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 위원장은 "예를 들어 소득 1분위에서 10분위까지 소득을 조사해보면 10분위에 해당하는 연령대가 69세"라며 "이분들은 자식이나 가족으로부터 받는 게 줄어들기 때문에 이전 소득을 통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부가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다시 말해 기초연금, 근로장려금(EITC), 노인일자리, 이런 것들을 통해서 연세 드신 분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한 근거로 선진국들의 복지 예산 지출을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 복지지출액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10%밖에 되지 않는데 프랑스가 32.2%, OECD 평균은 21%"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선진국으로 나가가기 위해선 복지선진국인 북유럽 모델로 가야한다"고 대안을 대시했다.
또 이 위원장은 일자리위원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엉뚱한 이야기"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위원회라는 조직은 부처의 협력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 조직"이라면서 "다시 말해 어떤 위원회가 돌아가고 성과를 낸다는 것은 각 부처 간 스스로 협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11개 부처 장관이 일자리위원회에 들어와 있고 지난 13차 회의에서는 국토교통부 장관도 참여했다"면서 "자화자찬인지 모르겠지만 위원회 조직에 부처가 이렇게 협력을 한 사계가 있었냐"고 반문했다.
도로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공공부문 정규직화 문제에 대해서는 "정규직 전환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 일자리위원회 등록기자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1.28 dlsgur9757@newspim.com |
다만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모든 비정규직을 본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보다 열약하기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중장기적으로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내년 일자리 예산 증가가 총선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이 위원장은 "선거가 보통 2년마다 한번 경우에 따라 1년마다 한번 있는데 선거가 있으니까 아무것도 하지마라 하는 건 정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저소득층, 또는 실업자 등을 도와주는 정책이 아니라 표를 얻기 위해 돈을 살포하는 정책은 비판을 받아야 하지만, 국민 다수가 동의한 정책을 통해 관련 예산을 늘리고 하는 것을 그렇게 매도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주52시간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가야할 길이지만 슬기롭게 가야한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노사정 합의체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한 탄력근로제 확대안에 대해서는 국회입법이 될 수 있도록 국회가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년 총선 출마 계획에 대해서는 "일자리위원회에서 오랫동안 있는 건 적절치 않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부처 협력을 끌어낼 수 있 수 있는 분이 온다면 국회로 가볼까 한다"고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국회로 가는 과정에서 이전 투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