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본회의, 한국당 199개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파행
한국당, 본회의장서 개회 요구...민주당, 보이콧으로 맞서
[서울=뉴스핌] 김승현 김현우 기자 = 국회 본회의가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촉발된 여야 갈등 속에 끝내 무산됐다.
별탈없이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본회의는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로 파국을 맞았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어린이 생명안전 법안인 '민식이법'을 제외한 199개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정기국회가 끝나는 오는 12월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 선거법 및 검찰개혁법, 유치원 3법 강행 처리를 막겠다는 전략이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사법 관련 피해자들과 함께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법안 통과 관련 항의를 하고 있다. 2019.11.29 kilroy023@newspim.com |
민주당은 일단 본회의장에 입장해 한국당처럼 필리버스터로 맞대응하는 방안과 본회의 입장 자체를 거부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다. 최종적으로는 본회의 보이콧(거부)로 대응했다.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는 대신 내달 예산안이 상정될 때 나머지 주요 법안들을 함께 통과시키는 방안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규탄대회를 벌이며 갈등 구도를 심화시켰고, 의원들에게 국회 근처 대기령을 내렸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 의원들에게 "저녁식사를 하고 국회 주변에서 대기해주기 바란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당을 향해 본회의 개회를 요구하며 본회의장에서 대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잇따라 본회의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나 원내대표는 밤 9시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전부 철회하지 않는 한 못 열겠다고 한다. 우리는 5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게 해주면 다른 모든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겠다고 했음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 기다렸지만 다시 들어올 것으로 보이지 않고 국회의장도 회의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명확해 이 정도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각자 국회 인근에서 대기는 걸로 하겠다"며 "본회의장에서는 이석하셔도 괜찮을 것 같다"며 해산령을 내렸다.
늦은 시간까지 집무실에서 자리를 지킨 문희상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안을 가져올 것을 원내대표들에게 요구하며 의결정족수가 되지 않으면 개회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바꾸지 않았다.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촉발된 이날 갈등은 끝내 본회의가 무산되며 일단락됐다. 다만 극한 대치 속 여야는 차후 일정을 합의하지 못해 내달 2일 예정된 예산안을 제외하고 다른 법안들은 처리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인영 위원장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11.28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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