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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는 길은 덜 외롭길"...'성북 네 모녀' 무연고 장례

기사입력 : 2019년12월10일 13:59

최종수정 : 2019년12월10일 17:19

장례 치를 친지 없어...성북구청에서 '무연고 장례' 치러
추모위원회 등 시민 30여명 조문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생활고 끝에 안타까운 생을 마감한 '성북 네 모녀'의 무연고 장례식이 10일 엄수됐다.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쓸쓸히 세상을 떠난 고인들이 외롭지 않도록 마지막 길을 지켰다. 

네 모녀의 빈소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북구 서울좋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10일 오전 서울 강북구 서울좋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성북 네 모녀' 장례식장에서 시민들이 제사를 지내고 있다. 2019.12.10 iamkym@newspim.com

평일 오전 이른 시간 탓에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은 뜸한 모습이었다. 장례식장에는 성북구청 직원들과 장례 관계자, 자원봉사자들이 조문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날 장례는 서울시 공영장례조례에 따라 구청이 진행했다. 고인들의 장례를 맡을 친지가 없기 때문이다. 상주 역시 구청 직원과 일반 주민이 맡았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김기민(39) 씨는 "성북동 주민자치회를 대표해 상주 역할을 맡기로 했다"면서 "사회, 제도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인데 그러지 못해 발생한 안타까운 죽음"이라며 애통해 했다.

오전 10시 '성북나눔의집'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성북 네 모녀 추모위원회'와 시민들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 '성복제'가 시작됐다.

추도사를 맡은 추모위원회 최돈순 성북나눔의집 신부는 "평생을 외롭게 살다 삶의 마지막 순간마저도 혼자일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외로운 죽음에 가슴이 아프다"고 입을 뗐다.

최 신부는 "얼굴 마주해 인사 한번 못했지만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았을 당신을 국화꽃 한 송이 없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며 "긴 그리움의 여정을 함께 할 수 없었지만 이제 가야만 하는 여행길은 덜 외로웠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10일 오전 서울 강북구 서울좋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성북 네 모녀' 장례식장에서 시민들이 고인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쓰고 있다. 2019.12.10 iamkym@newspim.com

장례식장을 찾은 시민들도 네 모녀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특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미정(44·여) 씨는 "많은 시민들이 이번 일을 보며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느꼈을 것"이라며 "송파 세 모녀 사건에 이번 사건까지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되는 것은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례식장 한켠 벽면에 마련된 대형 종이에는 시민들이 고인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가 적힌 메모장이 수십장 붙었다. 이들은 "잊지 않겠습니다", "그곳에서 편하게 쉬세요" 등 안타까운 마음을 눌러 담아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장례식장을 찾은 이승로 성북구청장도 어두운 표정으로 고인들을 조문했다. 이 구청장은 "성북구에서 이런 애석한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무겁게 말했다.

이 구청장은 "가가호호 방문하는 도시가스 검침원들과 우리가 행정 MOU를 맺고 이분들에게 정보를 얻고 있다"면서 "요금이 체납되거나 어려운 분들을 주 2회 소통하는 촘촘한 복지제도를 준비하고 있다"며 후속대책 마련에 주력할 것을 다짐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10일 오전 서울 강북구 서울좋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성북 네 모녀' 장례식장 벽면에 붙은 메모장. 2019.12.10 iamkym@newspim.com

이후 오전 11시 20분쯤 발인예배가 치러졌으며 정오에 빈소는 정리됐다. 네 모녀의 시신은 경기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으로 옮겨져 화장될 예정이다. 유골은 경기 파주시 무연고추모의집 장지에 10년간 봉안된다.

앞서 지난 2일 70대 김모 씨와 40대 딸 3명 등 네 모녀는 서울 성북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이미 시신은 모두 부패한 상태였다.

현장에서는 '하느님 곁으로 간다' 등 죽음을 암시하는 문구가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성북 네 모녀의 시신을 인수할 수 있는 친지가 없음에 따라 구청에 무연고 시신 처리를 의뢰했다. 구청은 관련 절차를 검토한 뒤 이날 무연고 장례식을 진행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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