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이후 한반도 상공서 포착 안 돼
전문가 "트럼프, 재선 위해 대북협상 성공 유인 강해져"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해 말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도발 및 동창리 발사장 엔진 시험 이후 빈번하게 한반도 상공에서 움직임이 포착됐던 미군 정찰기가 일주일 째 잠잠하다.
민간항공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미군 정찰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이 포착된 내용이 없다. 지난 8일 미국 공군의 정찰기인 RC-135W(리벳조인트)가 한반도 수도권 상공에서 비행이 포착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USAF E-8C JSTARS(조인트 스타스)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주일 미군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다. [사진=주일미군] |
미군 정찰기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된 빈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11월 28일 북한이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기 전후로 미군 정찰기들의 한반도 수도권 상공 비행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하루에 4차례까지 포착된 적도 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이 예상됐던 크리스마스(지난해 12월 25일) 당일이 바로 미군 정찰기가 4차례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된 날이다.
이러한 추세는 연초에도 이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새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자 미국이 지난 1일과 2일 정찰기를 연이어 한반도에 출격시키며 촉각을 곤두세운 것이다.
포착된 정찰기 종류도 미국 공군의 신호정보수집 정찰기인 RC-135W(리벳 조인트)부터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RQ-4)', 공군의 지상 감시정찰기인 E-8C(조인트 스타즈), 공군 정찰기인 U-2S(드래곤 레이디), 해군의 해상 초계기인 P-3C(오라이온)와 신호정보수집 정찰기인 EP-3E(에리스) 등으로 매우 다양했다.
그러던 미군 정찰기가 지난 8일 이후로는 한반도 수도권 상공에서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는 실제로 미군이 정찰기를 띄우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정찰기를 띄워 놓고 신호가 포착되지 않도록 신호정보 전송 시스템을 끈 것일 수도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보통 일반적으로 미군 정찰기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며 정찰 활동을 한다"며 "포착되는 것 이외에도 많은 정찰기가 활동 중인데 보통 항공기끼리의 공간 및 시간 분리를 위해 지상관제기구에 기종, 위치, 고도, 속도 등을 자동 전송하게 돼 있다. 민간 항공기든 군용기든 모두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시스템을 보통 잘 안 끄는 편이지만 인위적으로 끌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정찰기를 띄우지 않아서든, 띄워놓고 신호가 포착되지 않도록 한 것이든, 미국이 최근 북한에 북‧미 대화 재개의 운을 뗀 만큼 이러한 국면을 의식해 몸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0년 미국의 대외정책 방향과 안보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하원에서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한 상황에서 재선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모라토리움(중지), 나아가 대화를 기반으로 한 관계개선은 중요한 대외정책 업적이 될 것"이라며 "따라서 (미국에) 대북협상을 성공시켜야 하는 유인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