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이란과 관계 고려할 때 독자 파병이 가장 적절"
정부 "아직 결정된 것 없다" 선 그어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독자적 방식의 파병을 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일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해역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지역을 호르무즈 해협 근처로 확대하는 식으로 파병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목적은 '우리 유조선 및 기업 보호'다.
만일 정부가 파병을 결정한다면, 현재 아덴만 해역에서 청해부대 30진으로 작전 중인 강감찬함과 이달 말 교대하는 31진 왕건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아덴만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은 배로 약 3~4일 소요된다.
한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다른 파병 방안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 참여도 거론된 바 있다. 이 방안은 미국이 지난해 한국‧일본 등 우방국들에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호위연합체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파병을 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독자 파병 쪽으로 기운 이유는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최근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작전을 펼친 이후 이란과 전쟁 직전까지 갔던 긴박한 상황을 고려할 때 독자 파병이 가장 적절한 방안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이) 연합체 일원이 될 경우, 만일 이란과 미국이 전쟁이라도 하게 되면 이란이 한국을 공격할 수도 있다"며 "그런 면에서 볼 때 독자파병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하는 중동산 석유는 전체 수입량 중 70%에 달하기 때문에 미국 대 이란의 대립과 관계없이 우리로서도 그 지역의 평화를 지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가능한 한 늦게, 미국과 연계하지 않는 선에서 단독 파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도 "현재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첨예화되는 상황을 우회하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독자 파병이 가장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아직 파병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지난 주 밝혔던 입장(파병 미정)과 변화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