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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설 명절 앞둔 울진 대목장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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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만되면 '경제' 목소리 높히는데...시장에 돈은 안돌고"
장터에는 돌개바람처럼 한숨만 남아 ..."농촌은 이미 황혼을 넘어 죽음"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말래서 왔다는 순례 할미 펼쳐놓은/도토리묵, 나생이 그대로 남아 있다
  순례할미 쪼그리고 앉은 치마폭 가지런히 펼쳐진/나이롱 보푸재 겨울 해가 그림자를 깔고 누웠다.
  계란 노른자만치로 노오랗다/도토리묵 한 양푼이, 잘 말린 씨래기 세 묶음, 차좁쌀 세되
  마구 팔아 남은 돈 이 만원/이천 원짜리 국시 한 그릇 점심으로 말고
  손주 놈 골덴바지 칠천 원 주고 애지중지/나이롱 보푸재에 말아 쥐었다.
  설이 낼 모랜데, 이 태 전 집 나간 며눌아는 영 소식이 없다.
  걸어서 세 시간 걸리는 울진읍장 드나든 지/올해로 예순 해, 시집와서 이 태 째 되던 해에
  시어머니 뒤 세우고 드나들던 울진읍 장터/나락 거둬 설 대목 읍 장날이면 시어미 몰래
  하얀 입쌀 두 됫박 팔아/맏아들 하얀 운동화도 신기고 지아비/봉초꾸러미도 챙겼다
  살아갈수록 좋은 날은 안 생기고/닷새 장마다 낯익힌 어물전 끝냄이 할미
  팔다 남은 물가자미 세 마리 건넨다/순례할미, 말없이 물가자미 받아들고/나생이 한 웅큼 들이민다.
  나이롱 보푸재에 계란노른자만큼 남아있던 겨울 해는/저만치 삿갓봉 목재를 기웃거린다
  손주 놈 골덴바지 말아 쥔/나이롱 보푸재, 순례할미 손등 검버섯 새로
  한 줄 희멀건 힘줄, 숨가쁘다」
  <남효선 시 「대목장」전문>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22일 동해 연안에 자리잡은 경북 울진지방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전통시장으로 이름난 울진시장이 예전 같으면 전을 펼칠 자리마저 없을 정도로 빼곡하던 장터가 설 대목장임에도 여기저기 공터로 비어 있다. 2020.01.23 nulcheon@newspim.com

지난 22일 동해 연안에 자리한 울진읍장. 설 명절을 앞둔 대목장날이다. 썰렁하다.

하늘은 금세 비라도 한줄기 쏟을 양으로 시커먼 구름이 덮고 있다. 지난 해보다 설이 일찍 들어 날씨마저 제법 쌀쌀하다. 기상청은 설 연휴동안 영동지방에 눈이나 비가 내린다고 예보했다.

예전 같으면 전을 펼칠 자리마저 없을 정도로 빼곡하던 장터가 흡사 '기계충 먹은 어린아이 머리' 모양으로 여기저기 공터로 비어 있다. 잔뜩 흐린 날씨때문만은 아닌 듯 하다.

더구나 울진지방에서 규모가 가장 큰 울진읍장이 설날 바로 코앞에 들은 것만으로는 예전과는 달리 한산한 연유를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그래도 설 명절을 앞둔 대목장인지라 평일 장날보다는 사람들의 왕래가 눈에 띄게 많다.

장터를 가득 메운 좌판 사이로 설 대목장을 보러 온 사람들의 발길로 빼곡하다.

22일 설 대목장이 열린 울진전통시장 어물전의 제수용 고기[사진=남효선 기자]

"보릿고개 때야 땅뙈기 없어 굶었지만 살다 살다 이렇게 어려운 때는 없니더, 사진찍으면 테레비에 나오니껴. 농촌사람들 우예 사는지 똑똑히 보여주소"

검은색 외투를 머리까지 올려 입은 노년의 상인이 좌판에 카메라를 들이대자 대뜸 목청부터 높인다.

김씨는 30여년 전, 부친의 어물전 가게를 물려받아 울진장에서 잔뼈가 굵은 '울진읍장터 토박이'다.

어물전 처마에는 '설 대목을 겨냥한' 건어물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해풍에 잘 마른 가오리와 열기, 우럭, 가자미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한나절 내내 열기 4마리, 가자미 10마리 팔랬니더. 오늘이 설 대목장인데, 도통 사람 발길이 없니더.작년 같으면 한나절도 못돼서 건어물은 거의 동이 났는데..."

김씨는 "작년 이 맘 때면 물건 주문이 줄을 이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영 사람 발길조차 뜸하다"고 말했다.

22일 설 대목장이 선 경북 울진군 울진읍의 전통장시인 '바지게시장'[사진=남효선 기자]

◆제수어물ㆍ오징어ㆍ채소류 폭등....서민 먹거리가 대부분

손님 발길이 뜸한 건 어물전 뿐 아니다. 장터 초입에 자리 잡은 과일상도 사람 발길이 뜸하다. 설 특수를 겨냥한 과일세트만 수북하게 쌓여 있다.

햇미역과 콩나물을 파는 난전은 그래도 사람발길로 북적인다.

설 나물국을 장만하려면 콩나물과 미역은 꼭 넣어야 하는 나물이기 때문이다.

22일 설 대목장이 열린 울진읍내 전통시장의 콩나물 난전[사진=남효선 기자]

전통시장의 경우 무, 알배기배추, 대파 등 채소류와 오징어, 두부 등 일부 수산물과 가공식품은 가격이 폭등했다. 사과, 배, 곶감 등 과일류 대부분은 하락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어물전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어선의 북한수역 싹쓸이와 대형 트롤선의 불법조업 등으로 인한 어족자원 고갈로 어황이 부진하면서 시장물가만 급등시켜 그 몫은 고스란히 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설을 앞두고 과일류는 소폭 하락한 반면 제수용 수산물 가격은 크게 올랐다.

울진지방을 비롯 동해연안과 안동,봉화 등 영남내륙의 필수 제수품인 문어는 수협 경매가가 ㎏당 최고 6만원을 웃도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경북 울진지방 등 동해연안의 제사상에는 반드시 오르는 문어. 설 명절을 앞두고 문어는 가격이 폭등해 kg당 7~8만원에 거래된다.[사진=남효선 기자]

울진읍장에서도 문어 가격이 평소 보다 2배 이상 폭등하면서 kg 당 7만원 이상 거래되고 있다.

제사상에 맞춤한 2~3kg 크기의 문어는 수요가 많아 일치감치 자취를 감춰 구하기조차 어려워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젯상에 반드시 올리는 열기, 가자미 가격도 평소와는 달리 1마리당 1만5000원 부터 씨알이 굵고 잘 말린 것은 2만원 선에 거래된다.

오징어는 '금징어'가 된지 오래다. 오징어 산지인 죽변항에서 건오징어(20마리) 상품은 13만원 안팎으로 거래되고 울진읍장 소매에서는 마리당 8000~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젯상에 놓을 어탕이나 무침, 튀김류에 쓰이는 생물오징어는 마리당 1만원까지 치솟았다. 선어는 2마리에 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야말로 고공행진이다.

'금징어'로 부르는 울진 죽변항의 오징어[사진=남효선 기자]

어물전 상인은 "중국어선의 싹쓸이로 그 많던 오징어 씨가 말랐다"며 "미국이 북한 핵 때문에 경제제재를 한다는데 중국어선의 북한수역 조업은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물 가격이 폭등한 반면 과일가격은 소폭 하락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사과, 배, 곶감 등 지난해 작황이 좋았던 저장과일 물량이 대량 출하되면서 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였다. 여기에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까지 가세해 가격하락을 이끌었다.

22일 aT가 조사한 사과(10㎏ 가준)의 전국 평균 도매가격은 4만원으로 지난해(4만6040원)보다 소폭 하락했다.

또 지난해 5만2960원에 거래되던 배(15㎏ 기준)의 전국 평균 도매가격은 4만4800원 선을 유지했다.

지난해 최고 13만원을 웃돌던 상주곶감(10㎏) 수매단가는 올해 9만7000원선에 머물렀다.

설 대목장이 선 경북 울진군 울진읍 전통시장인 '바지게시장'의 과일전[사진=남효선 기자]

과일 도매가가 내리면서 소매가도 따라 내렸다.

울진읍장의 과일가게에서 지난해 1만1900원하던 사과(특·3개)는 대폭 내려 올해 79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또 지난해 1만5900원이던 배(대·3개)는 1만800원선이다. 사과·배의 경우 개당 1000원부터 5000원까지 다양한 가격에 거래됐다.

가격이 내렸다 해서 손님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울진읍장 과일전 주민은 "사과·배 등 저장과일 출하량이 늘어난 탓도 있겠지만, 경기가 워낙 나빠지면서 사람들이 지갑을 열 생각을 안한다"며 "과일 가격이 떨어져도 선물용으로 사가는 사람은 지난해보다 훨씬 줄었다"고 말했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 가격도 소폭으로 떨어졌다.

공급은 안정적으로 이뤄졌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소비성향이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채소가격은 크게 올랐다. 서민 가계의 명절음식으로 빼 놓을 수 없는 '호박전'을 부칠 애호박 가격은 지난주보다 23%나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입이 벌어질 만큼 급등한 품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대부분 서민들과 함께 해 온 것들이다. 고등어가 그렇고, 오징어가 그렇고, 무, 호박 등 채소가 그렇다.

설 제수거리 장만을 위해 울진읍장을 찾은 이윤옥(58, 울진읍)씨는 "작년에는 제수비용으로 20만원 조금 웃돌았지만, 올해는 30만원은 있어야 구색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설 대목장이 열린 경북 울진군 울진읍 전통사장 난전에서 할머니들이 도라지를 다듬고 있다. 2020.01.23 nulcheon@newspim.com

◆"장거리가 팔려야 설고기도 살 텐데..."

울진장에서 20리 떨어진 북면 사계리에서 "설 대목장 보러" 왔다는 김순님(78)할머니가 울진읍장 채소전에 좌판을 깔고 찬바람을 뒤집어 쓴 채 도라지를 다듬고 있다.

겨울옷을 꼭꼭 여며 입은 주름살백이 할머니 앞에는 설대목장을 위해 곱게 갈무리한 '냉이와 도라지, 차좁쌀, 붉은 팥, 곳감, 찹쌀' 따위가 각각 비닐봉지에 싸여 놓여있다. 한켠에는 잘 익힌 메주 네 덩어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글씨 오늘이 설날 대목장인데도 아무도 물건 사로 오는 사람이 업네. 기사라('이상하다'의 울진 방언)" 김씨 할머니는 "걱정이 태산같다"며 혀를 차신다.

"장거리가 팔래야 설고기도 사고, 손주들 오면 나눠줄 튀박도 살낀데.." "예전 같으면 장거리 내다 팔아 이면수(새치)도 한 손 사고 앵미리도 한 두름 사고 점심으로 뜨뜻한 국시(국수)도 한 그릇 말아먹었는데.... 당최 장거리가 팔래야 점심이라도 먹제"

김씨 할머니는 같은 마을에서 함께 장보러 온 '오십 해 지기 동료'와 팔려고 챙겨 온 곳감을 하나씩 나눠 점심끼니를 때웠다고 했다.

정작 김씨 할머니 걱정은 '점심 한 끼'가 아니라 '설 제수 장만' 이다.

밤새 다듬어 들고 온 장거리가 팔려야 설고기도 사고 과일도 장만할 수 있을 터이다.

곳감을 나눠먹은 할머니가 1000원을 들고 장터 안 '풀빵집'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풀빵'을 사들고 와 김씨 할머니에게 권한다.

이웃한 장터 할미 한 분이 화덕 위에 '어묵과 묵은 김치'를 가득 넣은 냄비를 올려놓는다. 할미 한분이 소주 한 병을 꺼내놓으신다.

'콩 한 알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정'은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몸으로 익혀 온 마음 씀씀이자 일상이다.

두 할머니는 "열 여섯 나던 해에 북면 사계리로 시집온 뒤, 사 년 만에 시어머니로부터 살림살이를 물려받은 후 지금껏 하루도 빠짐없이 울진읍장을 보러 왔다"고 했다.

"그놈의 지긋지긋한 보릿고개도 넘겠는데...그 때야 땅뙈기가 없어 굶었지만 살다살다 이렇게 어려운 때는 없었네. 서울로 대구로 보낸 자석(자식)들도 마구 살기 어렵다고 하니 도대체가 사람 사는 꼴이 아니지. 농촌이 근간인디, 농촌이 잘살아야 모두가 다 잘사는 벱이지."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두 할머니는 "우리 같은 거 찍어 뭐 하게" 하면서 애써 웃으신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22일 설 대목장을 보러 온 할머니들이 화덕에 찌개를 올려놓고 점심식사를 나누고 있다. 2020.1.22. nulcheon@newspim.com

◆"없는 사람은 고향에도 못오고... 있는 사람들 외국여행은 넘쳐나고"

어물전에도 사람 없기는 마찬가지다. 물가자미와 명태, 오징어를 곱게 말려 소쿠리 가득 담아 온 60대 초로의 아낙들이 서너 명씩 둘러앉아 왁자하게 늦은 점심을 먹고 있다.

장터바닥 비닐봉지 위에 차려진 밥상이지만 두 할머니의 끼니와는 사뭇 다르다.

뚝배기에 끓인 된장찌개도 턱하니 놓여 있고, 잘 익은 김장김치도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다.

설 대목장이 선 경북 울진군 울진읍 '바지게시장'에 문을 연 한우 세일 코너[사진=남효선 기자]

"까짓거 먹어야 목심이라도 건질거 아인껴. 그란데 요새는 참 해도해도 너무 하니더. 대목장인데도 아직까지 마수도 못했니더. 사진찍으면 테레비에 나오니껴 신문에 나오니껴. 잘찍어 주소. 그대로 찍어 농촌사람들 우예 사는지 똑똑히 보여주소"

울진읍장 어물전에서 생선장수로 좋았던 청춘을 다 보냈다는 60대 초로의 아낙이 고춧가루 벌건 김장김치를 쭉 찢으며 한 마디 모질게 내밷는다.

"테레비에 보니께 없는 사람은 고향도 몬가고, 있는 사람들은 마구 외국으로 여행 간다쌓고. 이래저래 농촌만 죽으라 하네. 정치하는 사람들은 몇 년 째 '경제 경제하는'데 눈만뜨면 경제살린다고 노래불렀으면 뭐 조금이라도 나아지는게 있어야지. 농촌에 한번 내려와 보라 하소. 육실할 돈은 도시로 도시로 다 가고, 우리 맨크로 날 때부터 죽자사자 일해도 돈은 안되고"

장터 장옥 한쪽이 왁짜하다. 설 대목 기간동안 '파격 세일'에 들어간 한우점포이다.

한 무리의 아낙들이 빼곡하게 들어서서 '값싸고 질 좋은 한우'를 사기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국거리용 한우가 '한 봉지'에 1만원이다. 아낙들이 앞다투어 한우 봉지를 들고 어물전으로 발길을 돌린다.

비가림 시설, 전기설비 등 현대식 장옥으로 단장한 경북 울진군 울진읍 전통시장[사진=남효선 기자]

◆울진군, 장옥현대화ㆍ온누리상품권 등으로 전통시장 살리기 안간힘

울진읍장은 동해 연안 최고의 항구인 죽변항을 끼고 발달해 해산물과 농산물이 한 곳에서 맞바꿔지는 전통 장시로서 인근 울진사람들 뿐 아니라 멀리 대구나 안동 등 영남 내륙의 상인들까지 찾아드는 '물 좋고 인심 좋은 장'으로 이름났다.

몇 해 전 울진군은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낡은 장옥을 허물고, 비가림 시설과 간판도 새롭게 매달았다.

장터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어물전도 새롭게 단장했다.

장옥 앞으로는 좌판을 질서정연하게 배치했고 비가 오면 진창으로 변하던 장터 거리바닥도 보도타일로 새롭게 깔았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장옥이다.

경북 울진의 한울원전본부 이종호 본부장과 직원들이 설 명절을 앞둔 21일 북면 부구리 전통시장에서 '설맞이 장보기' 행사를 펼치고 있다.[사진=한울원전본부]

또 울진군은 지난 추석명절에 이어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울진군을 비롯 유관기관과 한울원전본부 등 지역 소재 기업이 공동으로 '설명절 전통장보기'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치며 전통시장 이용을 촉진하는 등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과일전 주인은 "오늘 아침에도 울진군수와 직원들이 설맞이 장보기 행사로 시장을 한바퀴 쭉 돌며 과일도 사고, 어물도 사고 했니더. 그래도 명절 때마다 온누리상품권으로 전통시장서 명절 제수용품을 한꺼번에 사주니 많은 도움이 된다"며 고마워 했다.

이날 오전 전찬걸 울진군수와 군청 직원들은 미리 구입한 온누리상품권으로 울진읍장을 돌며 전통시장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울진군은 10개 읍면별로 전통시장을 돌며 설맞이 장보기 행사를 펼쳤다.

한울원전본부(본부장 이종호)도 지난 14일과 15일, 20일 세차례에 걸쳐 지역 내 로컬푸드 등 농수산업인들로부터 설맞이 농수산물을 구입한데 이어 21일 북면 전통시장 일원서 '설맞이 장보기' 행사를 전개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22일 설 대목장이 열린 경북 울진군 울진읍 전통사장에서 대목장을 보러나온 할머니들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2020.01.23 nulcheon@newspim.com

◆오후 4시되자 대목장은 파장...못 판 장거리 챙기는 손길만 '분주'

속이 환하게 들여다 보일 만큼 곱게 말린 가자미 위로 짧은 겨울 해가 말갛게 내려앉는다.

아낙들이 둘러앉자 늦은 점심을 먹는 곁에는 트럭에 생필품을 가득 벌여놓은 두 사내가 띄엄띄엄 오가는 발길을 곁눈질하며 장기를 두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청춘을 바친 직장에서 나와 트럭에 생필품 싣고 경상도 오일장 안 가본 곳 없지요. 처음에는 하루에 돈 십만 원 벌이는 됐는데, 요즘 같으면 돈이 씨가 말랐는지 만원벌이도 못하니더. 그래도 우짭니까. 처자식은 두 눈뜨고 날 기달리고 있는데."

장터에 자리잡은 선술집도 국밥집도 사람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울진읍장 어물전 거리에 일렬로 자리잡고 있는 선술집에는 주인 아낙만 탁자를 지키고 있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자 울진 대목장은 파장준비로 분주하다.

할머니와 아낙들은 벌여놓은 '장거리'를 자식 어루듯 보자기에 싸고, 생필품을 가득 실은 트럭행상은 어디선가 설 대목장을 찾아 떠났다.

국수 가게 아낙도 설거지를 서두르고 장터 한켠에서 붕어빵을 팔던 초로의 아저씨도 미처 팔지 못한 붕어빵을 챙기고 있다.

겨울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장터에는 말간 햇살과 함께 한숨이 돌개바람처럼 빙빙 돌고 있다. 농촌은 이미 황혼을 넘어 죽음이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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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AI 반감' 급속도로 확산"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인공지능(AI)의 성지인 미국 안에서 대중들의 AI 반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18일 보도했다. 고용 불안과 전기료 상승에 대한 불만, 자녀 교육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이 한데 버무려지면서 AI 산업의 고속 성장세가 무색할 만큼 AI에 반감을 드러내는 저항군들의 기세가 급속도로 자라나고 있다고 신문은 짚었다.  ◆ 미국 대중들의 AI 반감...중간선거 이슈로 부상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에릭 슈미트는 최근 AI에 대한 청년들의 반감을 온몸으로 실감했다. 애리조나대 졸업식 연설자로 나선 슈미트가 연설을 이어가던 중 AI가 가져올 장밋빛 미래를 설파하는 대목이 나오자 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AI가 인간 삶을 더 나은 쪽으로 이끌 것이라는 빅테크 업계의 주장 혹은 낙관과는 판이한 민심이다.  지난달에는 텍사스의 20세 남성이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의 자택에 화염병을 투척한 사건도 있었다. 그는 오픈AI의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도 위협 행위를 벌인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인디애나폴리스의 시의원인 론 깁슨의 경우 데이터센터 건립안 승인 후 자택 현관문에 13발의 총구멍이 나는 것을 경험했다. 현관 매트 아래에는 "데이터센터 반대(NO DATA CENTERS)"라는 메모가 나왔고, 이틀 뒤에도 'F'자로 시작하는 욕설이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 AI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은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스탠퍼드대와 UC버클리가 진행한 최근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미국이 AI 혁신을 가능한 한 더 빠르게 가속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대략 절반만 호응했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인 동네의 민심은 더 흉흉하다. AI발 전력 수요 증가로 전기요금이 오르자 '이런 민폐도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미주리주 페스터스에서는 시의회가 6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승인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유권자들이 시의원 4명을 전원 축출했다. 메인주에서 애리조나에 이르는 여러 주의 지자체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을 금지하는 조례안 제정이 진행되고 있다. 에릭 슈미트 전(前) 알파벳 회장 <출처=블룸버그> ◆ 일자리 불안·교육 불신이 만든 피로감 AI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은 언론 지상을 통해 시시각각 유권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여러 기업들에서 감원 소식이 잇따르자 AI 자동화가 결국 사회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대량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노동자들 사이에서 늘고 있다. 학부모와 교육계에서는 AI가 교육의 질을 훼손하고, 학생들의 학습 태도와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걱정이다. AI를 이용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학생들의 일상이 되면서 'AI는 점점 똑똑해지는데 아이들은 갈수록 바보가 되어 간다'고 학부모들과 교육 종사자들은 한탄한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유해 콘텐츠(성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 때문에 내 아이가 오염될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이런 불안이 누적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AI가 삶을 편리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자녀 세대의 미래까지 맡길 수 있는 기술인지는 의문"이라는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대중의 불만이 쌓이면 정치를 움직이고 규제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마가(MAGA) 진영 내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는 실리콘밸리 출신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가을 중간선거가 다가올수록 전통 마가 지지층인 백인 블루칼러와 뒤늦게 마가와 결탁한 실리콘밸리의 규제 해방론자들 사이에 반목 또한 커질 수 있다. 메타플랫폼스 AI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리 집 뒷마당에는 No...빅테크 여론전 나서 대형 AI 기업과 인프라 사업자들의 경우 막대한 자금을 마련해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섰지만 지역사회 반발이라는 벽 앞에 가로막힐 때가 적지 않다.  해당 동향을 추적하는 '데이터센터 워치'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사회의 반대로 차단됐거나 지연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최소 48건, 사업비 규모로는 총 1560억 달러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만 지역 사회의 반발로 취소된 프로젝트는 20건에 달해 분기 기준 가장 많았다. AI 인프라 컨설팅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CEO는 "몇 달 안에 오픈AI와 앤스로픽을 겨냥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AI를 싫어한다. AI의 인기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이나 정치인보다도 낮다"고 꼬집었다. 민심이 나빠지자 AI 빅테크들은 여론전과 정치권 로비에 수억 달러의 자금을 들이고 있다. 전력 사용료를 더 내겠다는 약속과 함께 데이터센터는 많은 일자리와 풍요를 가져올 것이라는 홍보전도 병행 중이다. 오픈AI의 글로벌 대외 담당 책임자인 크리스 리헤인은 "AI를 두려움의 관점에서 쉼없이 이야기하면 당연히 두려움을 증폭시키게 된다"며 "에너지 비용과 아동 보호 등 구체적 문제 해결에 집중해 왜 이 기술이 국가와 세계에 이로운지 더 정교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이미지 = 배상희 기자] osy75@newspim.com 2026-05-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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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균 월급 1200만원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 임직원의 올해 1분기 평균 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급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적 회복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임직원들의 급여 수준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임직원(등기 임원 제외)의 1인당 평균 보수는 약 3600만 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를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매달 1200만 원 안팎의 급여를 받은 셈이다. 이 같은 급여 수준은 동일한 방식으로 추산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07만~3046만 원과 비교해 25% 넘게 뛴 수치다. 지난 2023년 대비 2024년의 증가율이 11.6%였던 점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2배 이상 높았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이번 분석은 공시 제도 변경에 따른 급여 공백을 추산하는 과정에서 도출됐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서식 규칙 개정으로 지난 2021년까지는 분기별 임직원 보수 현황 공시가 의무였지만, 2022년부터 반기와 사업보고서 등 연 2회만 공개하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1분기와 3분기 급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소는 과거 1분기 보고서상 성격별 비용상 급여와 임직원 급여 총액 간의 비율이 76%~85.5% 수준으로 일정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 수치를 산출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별도 재무제표 주석상 성격별 비용-급여 규모는 5조6032억 원으로 파악됐다. 작년 1분기 4조4547억 원에서 1년 새 1조1400억 원 이상(25.8%) 늘어난 규모로, 삼성전자가 1분기 성격별 비용에 해당하는 급여액이 5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급여 규모 자체는 크게 증가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율은 오히려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산출 과정에선 올 1분기 성격별 비용상 급여(5조6032억 원)에 과거 급여 총액 비율의 하한선인 76%를 적용하면 급여 총액은 4조2584억 원, 상한선인 85.5%를 대입하면 4조7907억 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올 1~3월 국민연금 가입 기준 삼성전자의 평균 직원 수인 12만5580명을 대입하면 임직원 1인당 보수는 3391만~3815만 원(월 1130만~1270만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연구소는 두 비율의 중간 격인 81%를 적용해 평균 보수를 3600만 원 내외로 최종 추산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는 월급보다 성과급 영향력이 큰 회사이기 때문에 올해 1분기 평균 급여도 이미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어 성과급 제외 기준으로도 1억4000만 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성과급까지 반영되면 연간 보수는 앞자리가 달라질 정도로 한 단계 더 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 소장은 "2022년 이후 분기 보고서 의무 공시 항목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은 경영 투명성 차원에서 직원 수와 급여 현황 등을 자율 공개하고 있다"며 "투자자와 주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의무 공시를 다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 2026-05-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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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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