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흥구 대법관이 7일 퇴임하며 대법원의 소통 부족을 비판했다.
- 그는 비상계엄 뒤 사법부가 국민에게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했다.
- 대법관 공석은 2명으로 늘었고 후임 인선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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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사건 몰릴수록 정치 아닌 법원의 문법으로 말해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이흥구 대법관이 7일 퇴임하면서 12·3 비상계엄 이후 대법원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에게 사법부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비상계엄 후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대법원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께 법원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거나 실패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시점에 가장 적절하게 소통하면서 사법부가 어떤 판단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잘 설명하고 전달해야 한다"며 "법원이 말해야 할 때 제대로 말하지 못하면 점점 말할 기회조차 잃게 된다는 냉정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정치적 사건을 다루는 법원의 자세도 강조했다. 이 대법관은 "정치적 사건이 법원으로 몰려들수록 정치의 문법에서 벗어나 법원의 언어와 문법으로 일관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정치의 문법을 진보·보수 등 진영의 구분과 대결, 이해관계에 따른 사실의 재해석과 단순화 등으로 규정하면서 법원의 문법은 이와 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룰과 공존·상호 존중, 사실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탐구, 일관된 법리와 충실한 논증, 숙고와 숙의 등을 법원이 지켜야 할 가치로 제시했다.
최근 도입된 재판소원·법왜곡죄와 대법관 증원 등 이른바 '사법 3법'에 대해서는 입법 과정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그 배경에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관은 "법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입법 과정이 충격적이고 안타깝다"면서도 "이러한 입법의 배경에는 재판에 대한 국민들의 오래된 불만, 불신이 깔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불공정하거나 충실하지 못한 재판, 당사자의 삶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재판,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재판 등을 불신의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구조와 기능, 전체 법원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대법원이 과도한 사건 부담에서 벗어나 중요한 법적 쟁점에 신속하게 기준을 제시하는 본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관은 오경미 대법관 등과 함께 진보 성향으로 분류돼 왔다. 지난해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당시에는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이 대법관의 퇴임으로 대법관 공석은 2명으로 늘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이 후임자 없이 퇴임한 데 이어 이 대법관도 이날 6년 임기를 마쳤다. 이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오는 1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노 전 대법관 후임을 놓고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했지만 청와대가 지난달 28일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구에 대한 법리 검토를 거쳐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