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개 중국 주식형 펀드, 최근 1주간 설정액 감소
운용사 "평소보다 환매 늘어…다음주 중국 증시 하락 우려"
재개장 홍콩·대만 증시 5% 이상 하락…중국도 조정 예상
"신종 코로나 2월 10일 고비…이후 시장 진정 예상"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영향으로 중국 증시 휴장이 길어진 가운데 국내 주요 공모형 중국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일제히 감소했다. 휴장 기간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가 개장한 후 투매가 몰릴 것을 우려한 영향이다.
3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공모형 중국 주식형 펀드 중 설정액 상위 5개 펀드의 설정액이 전일 기준으로 최근 한 주간 모두 감소했다. 중국 증시는 춘제 연휴로 지난 24일부터 휴장해 당초 이날(31일)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영향으로 다음주인 3일로 개장이 미뤄졌다.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2020.01.31 goeun@newspim.com |
국내에서 설정액이 가장 큰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은 한 주간 8691만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은 6억7033만원, 신한BNPP중국의꿈증권자투자신탁은 6억4538만원, 한화중국본토증권자투자신탁H은 5억1731만원, KB통중국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은 8억8227만원의 설정액이 최근 일주일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주식형 펀드를 들고있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증시 휴장기간 환매를 하려는 움직임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중국 증시 휴장기간 중국주식형 펀드를 환매하려는 투자자가 평소보다는 많이 늘었다"면서 "다음주 중국 증시가 다시 열리면 투매가 쏟아질 것을 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증시와 연동해 움직이는 동아시아권 증시는 이번주 휴장을 마치고 개장하면서 5%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9일 설 연휴 휴장을 마치고 개장한 홍콩H지수는 개장 당일 3.3% 하락한데 이어 30일 2.8%, 이날 0.8% 빠졌다. 지난 30일 약 열흘간의 휴장을 마치고 개장한 대만 증시는 하루만에 6% 가까이 급락했다.
전문가 역시 다음주 중국 증시가 5% 이상 조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휴장 동안 매도심리를 반영하지 못했으니 개장 첫주에 많이 흔들릴 것으로 본다"며 "이머징시장을 봤을 때 최근 이틀간 5% 넘게 빠졌다. 중국 증시 역시 다음주에 3% 빠지면 선방이고 5% 이상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이 2월 중순 경에는 잡힐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전염병 관련 이슈 사례를 봤을 때 대체로 한달여가 지나면 확산 속도가 둔화되면서 시장 변동성도 잦아든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오는 2월 10일까지는 바이러스 확산의 고비 시점이고, 이 시기가 지나가면 잠복기를 계산했을 때 확진자 증가수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있다"며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 시점이 2월 중하순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도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유독 중국 주식형 펀드를 들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 국내 공모형 중국 주식형 펀드는 총 182개로 설정액은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가별 펀드 전체 설정액(9조3000억원)의 65%를 넘는 수치다. 섹터별 전체 펀드(2조7000억원)보다도 훨씬 많고 권역별 전체 펀드(7조3000억원)과는 규모가 엇비슷한 수준이다.
운용사 관계자는 "2018년 중국 증시 주가가 높았을 때 펀드에 가입해서 물려있는 분들이 최근 원금 가까이 오면서 원금을 잃을까 두려워서 환매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동아시아 장시가 급락했는데, 단순히 실물만 하락했다기보다 헷지 수요가 작용해 선물 매도 수요가 몰린 면이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지금 현물을 팔 타이밍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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