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 본사 직원, 20번째 확진자...국내 첫 직장 폐쇄 사례
생방송도 중단...오늘에서야 사내 어린이집 휴업 등 '늑장 대처' 문제 제기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GS홈쇼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인해 직장을 폐쇄한 첫 사례가 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 증상이 의심되는 직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늑장 대응해 직장 폐쇄와 생방송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로까지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GS홈쇼핑은 본사 직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6일 오후 1시부터 8일 오전 6시까지 사흘간 직장 폐쇄 결정을 내렸다고 이날 밝혔다. 생방송도 해당 기간 동안 중단하고 모두 재방송으로 진행된다. 본사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거나 유급 휴가를 갖게 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2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 6번출구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유입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중구 보건소 선별상담소와 선별진료소 앞을 외국인 관광객이 지나고 있다. 2020.02.01 dlsgur9757@newspim.com |
이번 조치는 GS홈쇼핑 본사 직원이 지난 5일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음에 관할 구청인 영등포구청과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해당 직원 A씨(여·41)는 국내 20번째 확진자로, 15번째 확진자의 가족으로 확인됐다. 15번째 환자는 지난달 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뒤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신종 코로나에 걸린 가족과 같은 건물에서 거주하면서 2차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지난 30일까지 본사에 출근해 부서원과 같은 공간에서 일을 했고 일부 직원과 식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직원과 접촉한 이들은 10여명이다. A씨는 지난 31일부터 재택근무로 전환됐고 6일 오전 0시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GS홈쇼핑의 '늑장 대처'가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의 감염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직원들에게는 이틀이 지난 2일에야 이 같은 사실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안내했다.
A씨와 접촉해 감염 가능성이 있는 부서원과 식사를 한 직원 등 10여명에게도 같은 날 재택근무하도록 조치했다.
게다가 본사 건물에 있는 사내 어린이집도 전날까지 운영했고 이날에서야 휴업했다.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이러한 사실을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이날 오전 출근길에 통보해 논란이 됐다.
신종 코로나가 사람간 감염 가능성이 크고 제한된 건물에 오랜 시간 근무하는 기업의 특성상 보다 빠르게 직장 폐쇄 등의 대처를 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주 회사 정문에 설치한 열화상카메라도 감염자를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직원들의 불안감을 더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관할청인 영등포구청장이 이날 오후 GS홈쇼핑을 직접 방문해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면서 전격적으로 사옥 폐쇄라는 결정이 났다는 주장도 흘러나온다.
GS홈쇼핑 측은 "해당 직원의 감염 가능성을 알고 이틀 뒤에 바로 직원들에게 알리고 마스크 착용, 건물 소독 등 방역에 노력을 다 해왔다"며 "영등포구청장이 직장 폐쇄를 요청해 내린 결정이라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이 난 후 영등포구청장이 본사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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