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이민우, 340야드 장타력 바탕으로 유러피언투어 첫 승 물꼬 터
여자골프 세계랭킹 9위인 누나 이민지는 같은 대회에서 6위 기록
이민우가 9일 유러피언투어 ISPS 한다 빅오픈 남자부에서 투어 첫 승을 거둔 후 누나 이민지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빅오픈 대회본부] |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우리 닮았나요?'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지롱의 서틴스 비치골프링크스 비치코스(파72)에서 끝난 ISPS 한다 빅오픈은 남녀 대회를 동시에 치른다.
명목만 '동시'가 아니라 실제도 동시다.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남자-여자 선수들이 같은 코스의 앞뒤조에 포진해 경기를 벌인다.
커트를 두 번 하는 것도 독특하다. 2라운드 후 1차 커트를 하고, 3라운드 후 2차 커트를 한다. 2차 커트를 통과한 선수는 남자가 38명, 여자가 40명이다. 최종라운드에서 성적순으로 세 명씩 조편성을 하다 보니 남자가 두 명, 여자가 한 명 남았다. 주최측은 그 세명을 같은 조로 짜 혼성플레이를 하도록 했다. 팬들로서는 색다른 구경거리였을 법하다.
유러피언투어와 호주PGA투어를 겸한 남자부에서는 호주 국적의 한국교포 이민우(22)가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투어 첫 승을 거뒀다. 그는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34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이 주무기다.
2018년 프로가 된 데 이어 지난해 유러피언투어에 데뷔해 19개 대회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니 전도가 양양해 보인다. 그의 세계 랭킹과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은 지난주 229위, 52위에서 각각 100위권, 1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호주LPGA투어로 치러진 여자부에서는 박희영이 합계 8언더파 281타로 공동 1위를 한 후 연장전 끝에 유소연·최혜진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합계 6언더파 283타의 공동 6위에는 이민지(24·호주)가 올라있다. 이민지는 이민우의 누나다. 이민지는 2015년 미국LPGA투어 데뷔 이후 5승을 기록중이다. 현재 세계랭킹 9위로 동생보다 훨씬 일찍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호사가들은 남매가 이날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을 기대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일찍 경기를 마친 누나는 동생이 우승하자 자신의 일인양 함박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월등한 장타력으로 첫 승 물꼬를 튼 이민우가 유러피언투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이름을 날릴지 지켜볼 일이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