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사스 맞아 C2C 온라인몰 타오바오 구축
류창둥, 사스 계기로 전자상거래 뛰어 들어
[편집자] '신종 코로나'사태로 글로벌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발원지인 중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주변국의 걱정이 큽니다. 그러나 중국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과거 '사스(SARS)'를 계기로 소비 및 산업개혁이 일어났던 것처럼 "신종 코로나 위기를 경제 업그레이드의 위기는 기회로 삼자"는 움직임이 중국 전역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이를 시리즈로 정리합니다. '사스'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한 성공사례에서부터 신종 코로나로 위기에 직면한 중국 관광업계의 자구책, 중국 정부의 지원방안, 위기의 중국을 투자기회로 삼는 외국자본 등을 밀도 있게 들여다봅니다.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말이다. 성공한 비즈니스맨은 오히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사업을 꽃피운다. 마윈(馬雲)과 류창둥(劉强東)이 이끄는 알리바바, 징둥(京東)과 같은 중국 간판 IT 업체들은 17년 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위기 속에서 고속성장을 실현하며 신경제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2003년 3월 6일. 베이징 최초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 사례가 확인될 날이다. 그 후 사스는 중국 전역으로 걷잡을 수없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영업 활동은 마비될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알리바바도 예외가 아니다. 당시 알리바바의 한 직원은 광저우 출장 후 사스 확진 판정을 받게 된다. 그 후 마윈을 포함한 알리바바 전 직원은 격리 상태에 들어가면서 회사 운영도 마비 상태의 위기에 놓였다.
당시 알리바바가 운영 중이던 B2B 온라인 사이트는 업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상품 거래량은 다소 정체된 상태였다. 2003년 사스가 중국을 강타하자 마윈은 사업구조를 B2B에서 C2C로 전환하는 '베팅'을 감행했다.
2003년 사스 창궐 당시 마윈과 임직원 [사진=바이두] |
B2B 사업의 특성상 고객과 접촉하는 것이 필수적이었고, 사스 창궐 이후 판매자들이 상호 대면을 꺼리면서 성사됐던 거래도 빈번하게 취소됐다. 전염병으로 바뀐 업계 분위기는 회사 운영에 있어 적지 않은 난관이 됐다.
이런 가운데 마윈은 대면 접촉을 피한 온라인 구매에 대한 니즈가 충분하다고 판단, 소매 유통을 주력으로 하는 타오바오왕(淘寶網) 구축을 추진하게 된다.
모험의 과정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내부 반발이 컸다. 우중(吳炯) CTO(최고기술책임자)는 '회사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야후와 이베이(eBay)를 어떻게 이기냐'고 강력히 반발했다.
실제로 당시 이베이는 중국 시장을 평정한 상태였다. 아무도 알리바바가 이베이를 꺽을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윈은 굴하지 않았다. 2003년 5월 10일 마침내 타오바오왕은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우선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QQ 메신저, 개인 홈페이지, 중소형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홍보를 진행하면서 대형 업체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했다.
우회로를 통한 홍보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이후 타오바오는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한다. 운영 6개월 만에 글로벌 100위권의 전자상거래 업체로 도약했고, 1년만에 세계 20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설립 2년 만인 2005년 타오바오의 회원은 600만 명을 돌파하게 된다. 특히 타오바오는 상품량, 사이트 체류 시간, 거래액 등 핵심지표면에서 선두인 이베이를 압도하게 된다.
류창둥 회장 [사진=바이두] |
류창둥 회장이 이끄는 징둥(京東)도 사스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IT 업체로 꼽힌다.
1998년 류창둥(劉强東)은 중관춘(中關村)의 점포에서 전자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사스 창궐 전까지만 해도 그의 사업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류창둥은 사스 확산으로 점포의 재고가 늘어나면서 휴업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은 류창둥에게 발상 전환의 기회를 제공했다. 베이징에 남겨진 직원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상품 판매를 추진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된다.
초기엔 온라인 게시판에 공동구매 상품을 게시하는 것으로 업무를 개시했다. 정품만을 판매한다는 류창둥의 홍보 문구에 고객들은 하나둘씩 몰려들기 시작했고, 2003년 연간 매출 규모가 수천만 위안에 달하게 된다. 류창둥은 이 과정에서 전자상거래 업계의 막대한 잠재력을 파악하게 된다.
류창둥은 사스가 진정된 2004년 1월 1일 온라인몰을 열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징둥은 거래 품목을 대폭 확대하면서 빠르게 몸집을 키워갔다. 특히 직거래 비중 확대를 통한 짝퉁 상품 대신 정품 거래를 보장하면서 소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이후 정품 판매,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 알리바바의 맞수로 등극하게 된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