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5개 차로 중 4개 차로서 집회
차량 통제로 시민 교통 불편↑…주변 상인도 '냉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범투본)'이 주말 서울 도심 집회를 강행한 가운데 시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도심 한복판에서 다수가 모이는 집회는 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범투본은 22일 오전 11시40분쯤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서울시가 전날 도심 집회를 금지할 것을 통보했음에도 강행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시가 2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시민건강 보호를 위해 도심내 집회를 금지한 가운데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를 비롯한 보수단체들이 문재인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2020.02.20 kilroy023@newspim.com |
범투본은 지하철 광화문역 4번 출구에서 KT스퀘어 건물까지 약 240m 거리의 4개 차로를 차지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광화문역에서 경복궁으로 향하는 5개 차로 중 1개 차로만 차량 통행이 허용되면서 일대 교통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버스와 택시, 자가용 등이 좁은 1개 차로에 몰리면서 광화문 일대를 지나는 시민 불편도 커졌다. 그런데도 범투본 측은 나머지 1개 차로마저 내달라고 경찰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최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범투본의 집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는 등 대부분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종문화회관 앞 정류장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이모(51) 씨는 "주말에는 광화문에서 집회가 자주 열린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시민 불편은 생각하지 않는 (주최 측에) 화가 난다"고 혀를 찼다.
광화문역 4번 출구 앞에서 만난 김모(31)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서울시에서 집회를 금지했는데도 집회를 여는 상황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아침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많이 늘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무슨 이유로 집회를 여는지 모르겠다"며 "(주최 측 주장에)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광화문역 일대 상인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광화문역 6번 출구 인근에서 어묵과 떡볶이 등 길거리 음식을 파는 한 상인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집회가 열리면 이쪽(가게)에 다른 손님이 안 오려고 해서 장사가 잘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범투본은 이날 오후 4시30분까지 집회를 마친 이후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할 예정이라, 도심을 지나는 시민들 불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찰은 이날 50개 중대 경력 3500여명을 광화문광장 주변 곳곳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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