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유럽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COVID-19) 우려에 급락세를 이어갔다.
2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7달러(2.23%) 하락한 48.73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은 1.52달러(2.7%) 내린 53.43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의 초미세 구조 형태. Alissa Eckert, MS; Dan Higgins, MAM/CDC/Handout via REUTERS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과 중동에서 수백 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미국에서까지 대유행(팬데믹)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에너지 수요 급감 우려가 유가를 짓눌렀다.
이날 그리스와 노르웨이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고, 이탈리아에서는 12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남미에서는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와 긴장감을 키웠다. 파키스탄에서도 이란을 다녀온 남성을 포함해 첫 확진자 2명이 나왔고, 미국 보건부는 미국 내 확진자가 6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미즈호 에너지선물 담당자 밥 요거는 계속해서 바이러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위험자산이 상승 모멘텀을 얻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에서 수십 명이 코로나 노출 가능성으로 모니터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주식시장이 하락하자 유가도 따라서 아래를 향했다.
장중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 유가가 일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이내 코로나 악재에 짓눌렸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45만2000배럴 늘어난 4억433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월가가 예상한 증가분보다 200만 배럴 정도가 적은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석유 수요가 일일 평균 60만 배럴이 될 것이라면서, 종전 전망치 120만 배럴에서 절반 정도로 하향했다. 또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는 63달러에서 60달러로 하향했으며, 원유 수요는 하반기부터 정상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30여 개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 대표는 코로나19의 급증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긴 하지만, 여전히 제압할 수 있으며 팬데믹이라 부를 상황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 시장의 이목이 쏠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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