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2001년 '9.11' 때 임시 금통위
전문가들 "회의적...추경 등 재정정책 등 먼저"
[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임시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 0.50%포인트를 전격 인하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며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이에 한은도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은은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0월27일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5.00%에서 4.25%로 0.75%포인트를 인하했다. 또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행하자 임시 회의를 통해 0.50%포인트 인하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7일 열린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임시 회의를 열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례가 있지만 지금 이를 염두에 두거나 거론할 상황은 아니다"고 답했다.
4일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임시 금통위까지 열어 대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통위가 열렸던 1주일 전과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오는 4월9일로 예정된 금통위 정례회의에서의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월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했다. 2020.02.27 hyung13@newspim.com |
이주열 총재는 지난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며 배경을 3가지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영향을 엄밀하게 확인해야한다 ▲현재는 자영업자 등 피해업종에 대한 미시적 지원 정책이 효과적이다 ▲가계대출 증가세 여전히 높고, 주택가격 안정세 확신할 수 없다 등이다.
그는 "코로나19가 3월중 정점에 다다르고 이후 안정될 것이라고 가정했지만 좀 더 엄밀히 살펴볼 필요있다고 봤다"면서 "최근 국내 수요·생산 활동의 위축은 경제적 요인보다 감염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에 주로 기인하기 때문에 금리보다는 취약 업종 지원이 미시적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대출 증가세 여전히 높고, 주택 가격 안정세 확신할 수 없다는 점 고려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책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합해 30조원 규모의 재정확대 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한은이 서둘러 통화정책까지 가동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처럼 우리도 '임시 금통위'를 통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미국과 우리는 정책여력의 차이도 존재하는데다 2월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가 '금리인하의 적절성'에 대해 오히려 시장에 잘 인식 시킨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도 "추경 등 미시정책이 추진되고 있고, 금리인하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없어 임시 금통위를 거론하기는 어렵다"며 "4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도 미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의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가 이미 역사적인 평균치에 비해 이미 크게 낮아진 상태인 데다 이번 실물경기 한파가 과거 위기와 같은 신용 경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어서 경제 펀더멘털의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투자은행(IB) 업계는 추가 금리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말까지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재가동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오전 8시20분 미 연준의 금리인하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개최했다. 이회의는 유상대 부총재보가 주재하고, 박종석 부총재보, 이상형 통화정책국장, 양석준 국제국장, 김현기 금융시장국장, 박영출 공보관, 정성호 외자운용원 투자운용부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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