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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미는 등한시?…배려 부족했던 빅히트

기사입력 : 2020년03월05일 09:01

최종수정 : 2020년03월05일 13:26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가요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수많은 가수들이 예정된 팬미팅과 콘서트를 전면 취소하고 환불 조치에 들어갔다. 방탄소년단도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오는 4월 예정됐던 국내 콘서트를 취소했다. 하지만 팬들은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향한 아쉬움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유가 뭘까. 

◆ '국내' 콘서트만 취소…20만 관객 위해서라지만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1일 네 번째 정규앨범 '맵 오브 더 소울:7(MAP OF THE SOUL:7)'을 발매하고 오는 4월 서울을 시작으로 월드투어 '맵 오브 더 소울 투어' 개최를 예정했다. 그러나 공연을 두 달여 앞둔 지난달 28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서울 공연 취소를 알렸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20.01.13 alice09@newspim.com

빅히트는 "이번 공연은 다양한 글로벌 회사와 세계 각지 전문 스태프들이 준비해 20만명의 관객이 관람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현재 4월 공연 시점의 감염병 확산 상황이 예측 불가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공연 인력과 장비 등 국가 간 이동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사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20만 관람객과 아티스트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하고, 공연일에 임박해 취소해야 할 경우 해외 관람객 및 공연 관련 업체, 스태프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불가피하게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공지에 아미(팬클럽 이름)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배려 없는 빅히트의 행동에 대한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팬클럽 추첨제 및 선예매 방식으로만 티켓팅이 이뤄질 뿐 아니라, 취소 이틀 전에도 예매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당초 4월 11~12일, 18~19일 등 총 4회 예정됐다. 이에 팬들은 4회나 되는 공연 취소가 하루아침에 결정되지 않았을 것이며, 이틀 전까지 예매를 진행했는데 갑작스러운 통보는 배려가 없다며 소속사를 향해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로 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큰성공_취소말고_연기해' 해시태그로 총공(SNS 이용자들이 동일한 해시태그를 사용해 실시간 트렌드에 이름을 올리는 방법)에 나섰다. 해당 트윗은 채 10분도 되지 않아 60만 트윗을 돌파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20.02.24 alice09@newspim.com

취소가 공식 결정됐지만 방탄소년단을 국내에서 자주 보지 못하는 팬들은 짙은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콘서트 예매를 위해 멤버십에 가입한 아미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취소 결정 약 일주일이 지난 현재(4일)도 트위터에서는 '#우리의_맵솔콘_돌려줘'라는 해시태그로 콘서트 취소가 아닌 연기를 해달라는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물론 이번 결정이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하나, 아미들은 계속해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한 팬은 위버스를 통해 "국내가 아닌, 매번 해외에서 타이틀곡 무대를 먼저 공개하는 것도 팬으로서 불만 한 번 드러낸 적이 없는데, 이번엔 취소가 아닌 연기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 해외 콘서트는 그대로 진행하고 서울 콘서트만 취소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 해외 공연 회차는 '추가'…아미는 '선행'으로 대응

현재 코로나19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집단감염증이다.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오는 4월 25~26일 양일간 미국 산타클라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어에 나선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이 월드투어를 개최한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20.01.22 alice09@newspim.com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댈러스,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D.C 등 미국 전역을 돌며 '맵 오브 더 소울 투어'를 진행한다. 또 한국 공연과 미국 공연은 2주 정도 시간차가 있음에도 빅히트는 미국 로즈볼 공연을 추가해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팬들이 소속사를 탓하는 이유 중에는 해외 공연 횟수와 국내 공연 횟수의 차이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국내에서는 4월 주경기장에서 4회 공연을 갖는 것이 전부였지만, 일본 공연은 무려 3배나 많다. 

실제 방탄소년단은 6월 후쿠오카서 2회 공연, 7월 오사카 6회, 8월 사이타마 2회, 9월 도쿄서 2회 콘서트 등 총 12회 공연을 확정지었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선 소속사가 국내 팬들을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다만 국내 아미들은 소속사에 대한 불만에도 방탄소년단을 위해 서울 주경기장 콘서트 환불 티켓값을 기부하며 남다른 팬의식을 보여줬다. 이번 기부 릴레이로 관련 사이트가 접속자 폭주로 다운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무려 지난 1일 기준 4억원(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기준)에 육박, 타 팬덤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남다른 선행을 베푼 '방탄소년단의 아미'에게 향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어떤 배려를 보여줄 지 시선이 집중된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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