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영화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제2의 영화시장인 중국 극장이 전면 폐쇄된 데 이어 박스오피스 매출 감소, 영화 개봉 및 제작 지연 등으로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영화계까지 얼어붙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CGV여의도 아르바이트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2020.01.30 leehs@newspim.com |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영화시장의 손실 규모는 2월 말 기준 20억달러(약 2조3924억원)를 넘어섰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7만개의 극장이 문을 닫았고 신작 개봉이 줄줄이 연기됐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뮬란'도 한발 물러섰다. '뮬란'은 월트디즈니 최초로 중국을 배경으로 제작, 현지 흥행이 확실시됐지만 코로나19 확산세에 개봉일을 잠정 연기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월 박스오피스 실적은 지난해 대비 70% 감소했고, 신작 개봉이 모두 미뤄지면서 재개봉한 명작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최근 이틀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9일 5만1575명, 10일 5만1382명에 불과하다. 올해 최고 흥행작인 '남산의 부장들' 오프닝 스코어(25만2114명)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본은 티켓 판매량이 10∼15% 줄어들었다. 더욱이 일본 정부는 10일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비해 긴급사태를 선언할 수 있는 특별조치법을 각의 결정했다. 법안이 성립되면 아베 신조 총리의 긴급사태 선언에 따라 일본 전국의 도도부현 지사가 감염 확대 억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영화관 시설 사용 제한도 거기에 포함된다.
유럽 국가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의 경우 이미 극장 문을 굳게 닫았다.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정부는 북부 롬바르디아주 전역과 지자체 14곳을 봉쇄, 영화관을 포함한 다중시설을 모두 폐쇄했다.
코로나19로 극장이 폐쇄된 이탈리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세계 1위 영화시장인 미국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들이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신작 출시일을 속속 늦추고 있다. 앞서 MGM은 다음 달 개봉 예정이던 007 시리즈 최신작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개봉일을 11월로 변경했고, 소니픽처스는 '피터래빗2' 개봉을 8월로 넘겼다.
영화인들의 축제인 국제영화제들도 비상에 걸렸다. 특히 상반기 개최를 중비 중이던 영화제들이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베이징국제영화제, 홍콩국제영화제, 이탈리아우디네극동영화제, 그리스데살로니키다큐멘터리영화제, 스위스제네바국제인권영화제 등이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국내에서는 전주국제영화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등이 개막을 연기한 상태다.
한편 미국 할리우드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영화시장의 손실은 최소 50억달러(약 5조9815억원)에 달한다. 할리우드리포트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들의 손실이 예상된다. 미국 극장이 문을 닫고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되면 전 세계 영화산업 손실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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