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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금야금(金)] 사업자금 대출로 42억 강남아파트 구입...위장대출 속은 금융사도 '처벌'

기사입력 : 2020년03월13일 08:00

최종수정 : 2020년06월05일 08:04

가계대출 규제로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급증…'부동산 투기'
JT·신한·대신·SBI 등 저축은행 '경영유의'…"용도점검 심사 미흡"
저축은행 "작년 금감원 검사 잣대 엄격해져…영업 관례 고려해야"
'용도외유용' 등 이상거래 의심사례 조사…연내 금감원 검사 방침

[편집자] '야금(冶金)'은 돌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입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금융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첫단부터 끝단까지 주목받는 건 몸집이 큰 사안뿐입니다. 야금 기술자가 돌에서 금과 은을 추출하듯 뉴스의 홍수에 휩쓸려 잊혀질 수 있는 의미있는 사건·사고를 되짚어보는 [한국금융의 뒷얘기 야금야금] 코너를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최근 선보였습니다.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이후 개선된 건 있는지 등 한국금융의 다사다난한 뒷얘기를 격주 금요일 만나보세요.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 40대인 A씨는 금융회사로부터 주택매매 사업에 자금이 필요하다며 개인사업자 대출 24억원을 받았다. 이후 그는 대출 전액을 42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썼다. 문제는 해당 아파트의 거주자가 A씨라는 점이다. 자금을 빌린 이유가 '사업'이 아닌 '거주'를 위해서였던 것이다. A씨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용도외 유용 사례로 의심받고 있다.

정부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서울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작년 8~10월 신고된 서울지역 이상거래 의심사례 2300여건(1·2차 합산) 중 사업자 대출을 주택 구입 등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은 사례는 117건 적발됐다.

정부가 이 같은 실태점검에 나선 것은 부동산 투기 수요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계대출을 옥죄는 정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했다. 정부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임대사업을 위한 주택 구입이 아닌 투자 목적에 쓰이는 사례가 많다고 판단했다. 당시 개인사업자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작년 하반기부터 40%로 적용)

◆ '저축은행'도 규제…풍선효과 '막아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 우회통로로 지목돼왔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개인사업자 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2018년 5월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마련된 '자금 용도외 유용 사후 점검기준'이다.

이후 용도점검 대상 대출은 '건당 2억원 초과 & 동일인당 5억원 초과'에서 '건당 1억원 초과 or 동일인당 5억원 초과'로 범위가 확대됐다. 그 동안 용도점검을 생략해도 됐던 사업장 임차·수리 대출, 대환대출을 새롭게 점검 대상에 포함했고, 부동산임대 대출의 경우 임대 여부를 사후에 추가 확인하도록 했다.(자세한 기준은 아래 참고)

이 같은 규제는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사실 2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1금융에 비해 크지 않아 해당 규제가 필수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개인사업자대출 총액이 6년 만에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나면서 저축은행에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될 필요성이 제기됐다. 

"당시 가계대출 증가세는 많이 둔화됐지만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목적으로 2금융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난다는 우려가 많았어요. 부동산투자에 나서는 등 개인사업자대출 용도에 맞지 않는 사례를 막으려는 목적의 규제죠."(금감원 관계자)

◆ 저축은행, '용도외 유용' 미흡 적발

이후 금감원은 지난해 은행, 저축은행에 '개인사업자 대출 용도외 유용' 실태 점검을 벌였다. '용도외 유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일부 저축은행에서 미흡함이 발견됐다. 작년에만 JT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등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용도 점검' 심사가 미흡해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것이다.

JT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은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지 않는 개인사업자에 중도금 대출을 내주면서 해당 부동산이 사업 목적인지 확인하지 않았다. SBI저축은행은 개인사업자가 임대사업을 하던 건물을 매각했는데도 계약의 만기를 연장해줬다. 대신저축은행은 차주가 대출을 받아 사업과 관련없는 곳에 쓴 것을 알았음에도 조치없이 조건을 변경해줬다.

그럼에도 저축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검사가 보다 엄격해진 것에 문제의 원인을 돌렸다. "현장검사를 나가지만 저축은행은 인력 부족에 시달려 현실적으로 전수 체크를 하지 못해요. 또 문제가 됐던 사례도 하라, 하지마라 규정이 없어 해석에 따라 회사별로 집행이 되기도, 안되기도 했던 건이었고요."(A저축은행 관계자)

"금융회사에서 그 동안 일반적으로 집행해온 건인데, 당시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금감원의 검사 잣대가 보다 엄격해지면서 문제로 지목됐죠. 이후 비슷한 사례에 대해선 유의깊게 보고 있어요."(B저축은행 관계자)

금감원에서는 올해도 금융권에 개인사업자 대출 용도외 유용 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조사' 결과 후속조치다. 사후점검 기준을 만들고, 작년 현장점검도 실시했지만 아직 시장에 완전히 정착되진 않은 탓이다. 현재 금감원은 이상거래 의심사례들에 대한 자료를 국토부, 지자체 등으로부터 받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료가 최종 취합되면 이상거래 의심사례로 지목된 금융회사에 검사를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규정 위반 대출에 대해 대출을 제공한 금융회사에 즉시 회수를 지시할 예정이다.

[Tip!] 금융회사, 현 '개인사업자 대출 용도외 유용' 사후점검 기준

점검대상 : 건당 1억원 초과 or 동일인당 5억원 초과 대출(단 주택을 취득과 동시에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 금액과 관계없이 점검), 사업장 임차·수리 대출, 1년 이내 타 금융회사 대환대출
시기는 : 취급 3개월 이내 대출금 사용내역표 징구 및 현장점검(증빙자료 첨부 의무화, 현장점검은 건당 5억원 초과 대출, 사업자등록증 발급 후 3개월 이내 취급하는 대출 등 최소화), 부동산임대업 대출 임대여부 추가 확인, 사후점검 본점 모니터링
불이익조치 : 점검대상이 아닌 차주에도 용도외 유용시 불이익조치 안내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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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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