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혈장 치료제 개발중인..."완치자 혈장 공급 가능한지 확인 필요"
[편집자] 이 기사는 4월 8일 오후 5시14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국내에서 혈장 치료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를 완치한 사례가 나오면서 주식시장에서 혈장 치료 관련주들이 상승세다. 방역당국의 코로나19 혈장 치료 지침이 나오지 않았고, 코로나19 완치자 혈장 공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나타난 주가 급등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는 전날보다 11.07%(2700원) 오른 2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디스커버리는 자회사가 혈액제제(혈장 분획·정제·바이러스 불활화·제거 공정을 거쳐 생산된 의약품) 관련 사업을 한다는 재료만으로 급등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서1문 주차장에 해외 입국자 전용 워크 스루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가운데 의료진들이 진료소로 이동을 하고 있다. 2020.04.03 mironj19@newspim.com |
전날 상한가에 오른 에스맥과 레몬도 혈장 치료 관련주로 떠오르며 각각 21.94%(350원), 3.87%(700원) 올랐다. 레몬은 혈장 분리막 연구개발 실적을 가진 점이, 에스맥은 계열사가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에서 중화항체(바이러스에 결합해 병원성이나 생물학적 활성을 억제시킬 수 있는 항체) 발굴 기술을 검토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전날 세브란스병원 최준용·김신영 교수팀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중증 폐렴이 생긴 환자 2명에게 혈장 치료를 한 결과 회복에 도움이 됐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JKMS'에 게재하면서, 주식시장에서 혈장 치료 관련주들이 테마주로 부상했다. 방역당국이 혈장 치료를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침을 준비중이라는 소식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혈장 치료는 코로나19 백신,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후의 치료수단 중 하나다. 완치자의 혈장을 수혈해 바이러스를 제압하는 치료법이다. 완치자 혈액에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된다는 점을 이용해서다. 아직 치료효과는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혈장은 혈액에서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을 뺀 액체 성분이다.
국내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은 아직 임상도 시작하지 않은 단계다. 전문가들은 구체적 수혜 여부를 점검한 뒤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두려움이 고조되면서,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가능성을 가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K디스커버리는 자회사 SK플라즈마가 혈액제제 사업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혈장 치료 테마주로 묶였다. 코로나19 관련 혈액제제 개발 소식 없이도 주가가 10% 넘게 올랐다.
SK플라즈마가 판매중인 혈액제제는 △화상, 신증후군 등으로 인한 알부민 상실이나 간경변증 등 알부민 합성저하에 의한 저알부민혈증, 출혈성 쇼크 치료를 위해 정맥에 주사하는 '에스케이알부민주(사람혈청알부민)' △저(무)감마글로불린혈증, 특발혈소판감소자색반병, 길랑바레 증후군 및 가와사키별 치료를 위해 정맥에 주사하는 '리브감마에스엔주(고순도IgG함유 사람면역글로불린)' △파상풍 잠복기 초기 파상풍 발생을 예방하거나 파상풍 발생 후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해 근육에 주사하는 '테타불린에스앤주(항파상풍사람면역글로불린)' △간이식 환자의 B형 간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투여하는 '정주용 헤파불린에스앤주(B형간염사람면역글로불린)'이다.
[로고=GC녹십자] |
국내에서는 GC녹십자(녹십자)가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목적으로 혈장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녹십자는 지난 2일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로 개발중인 'GC5131A'가 치료적 확증을 위한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 환자 혈장에서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만든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 H-IG)이다. 올 하반기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혈장 공급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혈장은 코로나19 완치자의 자발적인 헌혈로만 확보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완치자 수는 6776명이다. 혈장 치료제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서근희 연구원은 "녹십자는 혈장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코로나19 완치자로부터 수집한 혈장에서 코로나19 특이적 항체(H-IG)만을 정제해 환자에게 투약할 예정인데, 코로나19 완치자로부터 충분한 혈액 공급이 가능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중증 환자에게 처방 가능한 렘데시비르(미국 제약·바이오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중인 에볼라 치료제) 등의 긴급 사용 승인이 상반기 내로 가능하다면,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혈장 치료제 시장 규모도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스맥이 지분 23.61% 보유한 계열사 다이노나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 혈액에서 바이러스 차단용 중화항체를 개발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B세포(혈액에서 항체를 만드는 세포) 분리 및 항체 서열 확보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나노섬유 멤브레인(나노섬유를 여러겹 적층한 막)·전자파 차폐소재 제조업체 레몬은 혈장 분리막 연구개발 실적을 가지고 있지만, 고객사에서 의료 적용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한 샘플 판매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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