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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내 지역구 국회의원 '공약' 얼마나 지켰나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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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4·15 총선이 불과 1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후보자와 유권자 간 '거리 두기'가 확산되면서 예년과는 다른 선거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확성기를 틀고 율동하는 '떠들썩한' 선거 운동도 사라졌고, TV에도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선거가 국민들 관심 밖이라는 이야기다. 부끄럽지만 나도 이번 선거에 누가 출마하는지 잘 몰랐다. 더욱 부끄러운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우리 동네 국회의원이 공약은 잘 지켰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지난 4년간 우리 동네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모르면서 이번 선거에 투표를 잘해야 한다고 말할 자격이 있나 창피했다. 그래서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이 선거 전 유권자에게 약속한 공약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국회의원 이름과 지역구는 익명에 부친다. 일을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 총선을 앞두고 누군가를 비방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글은 특정 인물·정당을 홍보하거나 비판의 목적이 아님을 밝힌다.

자신의 선거구를 입력하면 우리 동네에 어떤 후보가 출마하는지 알 수 있다. 사진은 내가 사는 지역구와 상관 없다.[사진=네이버 캡쳐]

◆ 우리 동네 의원은 누구?

먼저 우리 동네 국회의원이 누구인지부터 알아봐야 했다. 그러려면 '선거구'라는 것부터 알아야 했다. 자신의 선거구를 가장 쉽게 찾는 방법은 포털사이트에 '20대 국회의원 지역구별' 이라고 검색한 뒤 위키백과에서 사는 동을 찾으면 됐다. 이렇게 자신의 선거구를 알면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누가 출마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N사 포털사이트에 '광주 OO구 OO동 선거구'라고 검색하면 후보자들의 정보가 나온다. 또 다른 방법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내선거구 검색'를 클릭하고 사는 동 이름을 입력하면 우리 동네 후보들을 알 수 있다.

◆ '선거 공약'은 무엇이었나

한국매니패스토본부 사이트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한 '공약정보센터'를 들어가면 20대 국회에서 얼마나 공약을 잘 지켰는지 볼 수 있다.[사진=한국매니패스토본부 메인화면]

편의상 우리 동네 의원 이름은 '홍길동'이라고 하겠다. "기호 O번 홍길동을 뽑아주시면 우리 지역에 OO를 유치하겠습니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유세차량에서 확성기로 목청껏 외치던 홍길동 의원이 지역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은 무엇이고, 어떤걸 실천했는지 알아봐야 했다.

공약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홍길동 의원 사무실에 직접 연락해보는 것이 가장 빠르겠지만 지키지 못한 공약에 대해선 안알려줄 것이 뻔했다. 설령 모든걸 알려준다고 하더라도 기자가 아닌 일반 유권자들이 전부 전화해서 알아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래서 기자가 아닌 일반 유권자의 입장에서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두가지 방법이 있었다. 포털사이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을 검색한 뒤 '당선인 공약'을 들어가면 선거공보를 볼 수 있다. 또한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이트에서 '공약정보센터' 또는 문서란에 '2020년 20대 국회의원 공약이행자체평가표 모음'을 들어가면 후보자가 무슨 공약을 지켰고, 무엇을 못지켰는지 확인이 가능했다.

◆ '공약' 제대로 짚고 넘어가기

이곳에 입성하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조속히' 완공하겠다 혹은 추진하겠다 등으로 현혹시키는 공약들을 조심해야 한다. '조속히'라는 표현이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사진=뉴스핌DB]

선거 공보물을 살펴보니 당선 전 공약에서부터 애매한 표현들이 있었다. "추진하겠다", "힘쓰겠다", "차근차근 해결하겠다" 등의 표현이다. 가령 '광주 지하철 2호선 추진'이라는 공약이 있다고 하자. 여기서 허점이 생긴다. 홍길동 의원은 지하철 2호선을 만들기 위해 조그마한 노력이라도 기울였다면 공약을 지킨 셈이 된다. 홍길동 의원은 "추진하겠다"고 했지, '임기 내 2호선 완공'이라는 공약을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다수의 의원들이 '토론회' 한번 했다는 이유로 공약을 이행 한 것처럼 내세운 경우들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조기 추진'이라는 표현은 여러 의원들의 공보물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조속히'라는 표현은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1달이 걸릴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유권자들에게는 마치 당장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 현혹시키기 좋아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조속히'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공약을 어떻게든 지키기만이라도 하면 차라리 다행이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20대 국회 지역구 의원 244명이 내놓은 7617개 공약에 대해 이행평가 결과를 최근 내놓았다. 공약 이행률은 46.80%였다. 공약 절반 이상은 지켜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보류하거나 폐기한 공약의 대부분은 재건축 관련, 대규모 국책사업, 병원과 학교 유치, 각종 도로 개설 등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개발·건설 이슈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현 가능성보다는 당장 지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밋빛 공약을 앞세웠다는 얘기다.

◆ 구청을 활용하자

'정보공개' 신청은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다. 이 곳을 활용하면 공약이 지켜지고 있는지 보다 자세하게 확인이 가능하다.[사진=정보공개 화면]

홍길동 의원의 선거 공보물에서는 모든 광주 후보들이 그렇듯 5·18이나, 광주 정신 그런 것들을 가장 크게 내세웠다. 이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 유권자들에게는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 무얼 했는지가 더 관심사가 아니겠나 싶어서 민생 공약에 대해 알아봤다. 홍길동 의원의 민생 공약은 크게 5가지였다. 교통난을 해결한다거나, 소음문제를 해결한다거나, 가로등 설치 같은 것들이다. 민생 공약들은 인터넷 검색만으론 확인이 어려웠다. 무슨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거나, 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다거나 하는 것들은 조금만 검색해봐도 나오지만 방범용 CCTV를 얼마나 설치 했는지는 기사로 다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네 구청에 전화해봤다. 인터넷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화로는 금방 알 수 있었다. "2016년 이후에 OO사거리 교통혼잡 민원은 줄었는지 알고싶다"고 했다. 그 외에도 여러 부서들을 거쳐 다른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봤다.

대다수의 민원 공약은 구청에 전화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쉽게 확인이 가능했다. 그러나 일부 공약은 구청 전화만으로도 확인이 어려운 것들이 있어서 '정보공개포털'을 이용했다. 꼭 해당 구청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담당 기관을 선택하면 입력하면 된다. 

홍길동 의원은 공약을 얼마나 잘 지켰을까. 5개 중 1개만 지켰다고 해두자. 나머지 4개는 추진은 했으나 거창하게 홍보했던 것에 비해 미비한 정도로만 지켰거나 지켜지지도 않은 공약이다.

◆ 직접 발로 뛰기

동네 가로등 설치에 몇억의 예산이 쓰였다고 해서 새벽 1시에 동네를 돌아봤더니 새벽 1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밝았다. 예전에는 늦은 시간이면 어두우니까 무서워서 이쪽 길목을 피해다녔었다.[사진=전경훈 기자]

홍길동 의원이 공약을 잘 지켰는지는 정보공개청구, 구청에 전화, 한국매니패스토 등에서 검증이 가능했다. 이렇게도 검증이 어느정도 가능했지만 현장은 얼마나 개선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봤다.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만큼 정확한 것은 없으니까.

먼저 '홍길동 의원'이 확보한 예산으로 어떤 사업을 했는지 확인해봤다. 인터넷에 '홍길동 의원 예산확보'라고만 검색해봐도 "무슨 개선사업을 했다", "가로등을 교체 했다" 등 어떤 사업들을 위해 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확인이 가능했다.

홍길동 의원은 선거 전 교통난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엘레베이터 공사 예산을 따냈다고 이 공약을 지킨 것으로 말했다. 그래서 나는 안지킨 공약으로 체크 해뒀다.[사진=전경훈 기자]

중요한 예산도 많았지만 가령 멀쩡한 보도블럭을 뜯어 고치거나 하는 예산에 대해선 예산확보 했으니 잘했다고 해야하나 의문이 들었다. 또 홍길동 의원이 수억원의 예산을 확보해서  동네 가로등을 교체했다고 하길래 새벽 1시쯤 동네를 돌아봤다.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은 어두운 시간이었지만 몇 년 전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가로등이 많이 늘었다. 늦은 시간에 귀가해도 안심할 수는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이처럼 현장에는 잘 지킨 것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눈에 띄었다.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며 수십, 수백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지만 몇 년째 뭐가 바뀐건지도 모를 정도였고, 경로당 시설을 개선했다고 했는데 보일러는 고장나 있었다. 또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제자리 걸음은 커녕 최근 들어 교통난이 더 심해졌다.

◆ 이웃들에게 직접 물어보기

주민들과 국회의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차피 국회의원들은 싸움만 하는 사람들인데 아무나 뽑지. 그놈이 그놈인데"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낸 세금이 낭비 되고 있는건 아닌지 이를 감시하는 사람도 국회의원이다. 그래서 잘 뽑아야 한다. 사진은 국회 몸싸움을 검색하다 보니 나온 사진이다. 특정 인물, 정당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없음을 밝힌다.[사진=뉴스핌DB]

직접 공약 검증에 나서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역시 이웃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편이 빠를 것 같았다. 그래서 미용실, 식당 등 동네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이야기 나눌 수 있을만한 곳은 최대한 가봤다. 이웃들에게 지금 지역구 국회의원이 실현한 공약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일단 대부분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누군지 잘 몰랐다. 물론 인지도가 크게 중요한건 아녔다. 유명한 정치인보다 동네에는 일 열심히 하는 의원이 중요한거니까.

그래서 지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좋은 동네가 됐는지'에 대한 지역민들의 의견은 반반으로 나뉘었다. 누구라도 그정도는 할 것이다와 이정도면 잘 했다.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한 주민이 "국회의원 다 싸움만 하는 X들인데 뭐하러 연봉 1억 넘게 준다요"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주민의 말을 듣고나서 한동안 대답을 망설였다. 투표의 중요성만 강조하고 어떤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아서였다. 어떤 사람이 국회의원을 해야할지, 왜 일 열심히 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한지 생각해봤다.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사진 =뉴스핌DB]

첫째는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에서 헌법과 법률의 개정 및 의결과 관련된 일을 한다. 쉽게 말해 수십억원에 이르는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도 집행유예나 6개월 징역에 그치는 가해자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라면 한봉지를 훔쳤다고 징역 1년을 받는 가해자도 있다. "무슨 법이 이러냐" 싶겠지만 '이런 법'을 만드는게 국회의원이다. 판사는 법대로 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법을 만들지 않으려면 좋은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두 번째 2020년 정부 예산이 무려 512조3000억원에 달한다. 국가 운영에 필요한 돈이다.

이 돈이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되는지, 불필요한 낭비는 없는지 감시하는 역할도 국회가 하는 일이다. 내가 낸 세금이 낭비되지 않으려면 이를 제대로 감시할 줄 아는 의원이어야 하지 않겠나.

무엇보다 의원 1명당 약 30억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된다고 한다. 국회의원의 기본 책무인 입법활동 실적은 국회의원이 일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20대 국회에서는 전체 의원 가운데 4년간 평균 60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물론 법안 발의만 잔뜩 한다고 해서 일을 잘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평균보다 훨씬 못미치는 의원에게 과연 일을 잘한 의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경실련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 법안 발의 실적 최하위인 모 지역의 의원은 4년간 법안 발의를 딱 2건 발의했다. 제 일을 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에게 국민 혈세만 낭비한 셈이다.

묻고 싶다. "국회의원 아무나 뽑으시겠습니까?"

오늘부터 사전 투표가 실시된다. 우리 동네를 대표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표할 국회의원을 잘 뽑는 것. 그것은 오롯이 우리의 소중한 한 표에 달려있다.[사진=전경훈 기자]

에필로그(epilogue). 보통의 사람들에게 정치란 사실 좋은 감정보다는 나쁜 감정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엄밀히 말하면 '정치'가 싫은게 아니라 '정치인'이 싫은거다. 뉴스에는 허구한날 고성에 심지어는 몸싸움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특히 엄청난 특권을 누리다가도 선거때만 되면 서민 코스프레를 하며 시장에서 떡볶이 먹는 사람, 이런 이미지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번 글을 쓰기 위해 의원들의 일정들을 받아보니 "잠은 충분히 잘까" 싶을 정도로 쉴틈없이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형형색색의 선거옷을 입지 않아서 눈에 잘 띄지 않았을뿐. 물론 바쁘게 다닌 것과 일을 잘한거는 별개다.

오늘부터 사전 투표가 시작됐다. 우편으로 날아온 선거 공보물을 보고도 뽑을 사람이 없어서 투표를 망설이고 있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그놈이 그놈이다"가 아니라 "그래도 저런 사람이 국회의원이면 그나마 내 세금 덜 아깝겠다"라고. 우리 동네를 대표하고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할 국회의원을 잘 뽑는 것. 그것은 오롯이 우리의 소중한 한 표에 달려있다.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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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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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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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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