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광주·전남

속보

더보기

[전기자의 체험기] 마스크 사러 돌아다녀보니…실망·불안·공포 일파만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가 밤 사이 추가로 발생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TV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소식은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에도 "나는 젊어서 괜찮아" 라며 귀찮아서 마스크를 안쓰고 다녔다. 다른 이들도 비슷한듯 했다. 마스크를 안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위안을 삼았다. 그러다 "내가 자칫 누군가에게 전파시킬 수도 있다" 라는 SNS 댓글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공적마스크는 물론 일회용 마스크 조차 구매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사진=전경훈 기자]

◆ 약국 50곳 들려 마스크 1장도 못샀다. 

작년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이라고 계속 떠들어도 "별일이야 있겠냐" 싶어 마스크를 사놓고도 집에 두고 다녔었다. 마스크를 쓰면 숨 쉬는 것도 힘들어서 차라리 숨을 제대로 쉬는게 더 건강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행인지 그때 사뒀던 마스크가 남아있어서 마스크를 굳이 살 필요를 못느꼈었다. 어차피 며칠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우한폐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명칭은 자꾸만 바뀌고 확진자는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집에 있던 마스크도 어느새 다 떨어져가고 있어서 약국에 갔다. 설마 마스크가 한 개도 없겠냐 싶었는데 마스크가 다 떨어졌단다. 그래서 또 다른 약국에 갔다. 역시나 마스크가 다 팔렸단다. 그 날만 마스크가 없던건지, 다른 곳은 마스크가 있는지 좀 더 확실히 알고 싶었다. 그래서 2월 24일부터 3월 5일까지 약 2주 동안 이른바 '마스크 찾기 대장정'에 나섰다.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는지 약국에 들어갔지만 마스크 매대가 텅 비어있었다. 사진을 찍고 있는 사이에만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이 약국에만 5명이 넘었다.[사진=전경훈 기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 편의점, 대형마트 등 판매하는 곳은 눈에 보이는 족족 다 찾아가봤다. 약국만 해도 50곳을 넘게 들렸다. 하지만 '품절' 글자가 새겨진 종이만이 텅빈 마스크 매대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밖에서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 어디서 구매한 건지 붙잡고 물어보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며칠이 걸리더라도 마스크를 꼭 구매하고 말 테다" 오기가 생겼다.

그러던 중 정부가 2월 28일부터 전국 약국·우체국·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공적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드디어 마스크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겠구나"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28일에 우체국을 가보니 읍·면에서만 판매를 한다는 담당자의 말에 마스크 구매의 좌절감을 맛봤다. 하지만 괜찮았다. 어차피 약국·농협 하나로마트에도 판매 한다고 했으니까. 설레는 마음으로 약국 문을 열고 "공적 마스크 어디에 있나요?" 라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스크 입고 안됐어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조금 황당했다. 마스크가 들어온다고 방송에서 그렇게 떠들었는데 말이다.

두 번의 좌절감을 느끼고 주말 아침 다시 약국을 찾았다. "오늘은 마스크 있나요?" 약사는 고개를 저으며 "어제 오후 늦게 공적마스크가 들어오긴 했는데 100장 밖에 안들어와서 10분만에 다 팔렸어요. 근데 주말에는 마스크가 입고 안된다네요" 이 말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약국과 농협 하나로마트에는 남아있는 마스크가 있을지 찾아가봤다. 대답은 예상대로 "새벽부터 미리 줄 안서면 마스크 못사요"였다. 그래서 평일 출근길에 평소보다 일찍 나와 줄을 서보기로 했다.

아침 8시에 도착한 하나로마트. 이미 수백명 가까이 줄이 서있었다.[사진=전경훈 기자]

하나로마트가 오전 9시에 문을 연다고 하길래 오전 8시쯤 도착해서 기다렸다.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있었다. 가장 맨 앞에 계셨던 할머니는 얼마나 일찍 온건지 궁금해서 여쭤보니 새벽 5시부터 줄을 서 계셨다고 했다. 9시가 다가올수록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문이 드르륵 열리자 사람들은 드디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마스크 오후 2시부터 판매합니다. 이렇게 줄 서 계시면 장사에 지장 있으니까 이따 오세요"라며 사람들을 돌려보냈다. 새벽 5시부터 기다렸던 할머니는 "이렇게 기다렸는데 번호표라도 줘야되는 것  아니냐"며 빌어봐도 이따 오라는 말만하며 단호하게 돌려보냈다. 오후 1시쯤 다시 가봤지만 그땐 이미 수백명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있었고 할머니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 공포가 된 일상…돌아다니는 것도 무서웠다. 

날씨가 화창한 주말. 담양으로 놀러갔다. 주말이면 사람으로 바글바글하던 곳이지만 이 날은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사진=전경훈 기자]

날씨가 화창한 주말 아침. 창밖을 내다봤다. 모처럼 날씨가 화창했다. 하늘은 파랗고 매화가 활짝 폈다. 어느새 봄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주말에도 밖에 못나가고 있었지만 이날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마스크를 쓰고 담양에 놀러갔다. 광주랑 가까워서 여행 기분을 내고 싶을 때마다 가곤 하는데 늘 사람이 바글바글 했다.

하지만 이날은 코로나 여파 때문인지 마스크 쓰고 산책나온 사람도 없이 휑 했다. 어릴적부터 수 없이 가본 담양이지만 이렇게 사람 없는 것은 처음이었다. 오죽하면 자전거 대여 사업자들까지도 없었다. 관광객이 없으니 당연히 국수거리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 당일치기 여행을 마치고 오랜만에 문화생활도 즐겨보자 싶어 영화관에 갔다.

예매와의 전쟁을 벌이던 영화관 조차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사진=전경훈 기자]

광주종합버스터미널 2층에 위치한 영화관이라 조조·심야영화 가릴 것 없이 예매전쟁의 영화관이었지만 이날은 마스크 쓴 손님 3명만 영화관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일상생활이 무너진 기분이었다. 터미널은 한적했고, 식당은 비어있었다. 평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에 "다들 집에서 안나오고 있는데 나도 괜히 밖에 나왔나?" 라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 "언제쯤 끝이 날지 걱정이에요"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인데 마스크를 쓰고 응대를 해야하니 고객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단골 중국집에 들어갔다.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이 없어서 사장님은 TV를 보고 계셨다. "에휴" 한숨만 내쉬었다. 점심시간이면 배달과의 전쟁이었지만 손님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배달원을 안심할 수 없다며 배달손님까지 뚝 끊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자영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집 근처 편의점 사장님은 "언제쯤 코로나19 사태가 끝이 날지 걱정이에요" 라며 편의점 운영 2년째 최악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편의점 바로 옆에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에도 가봤다. 부동산 거래는 꾸준히 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중개사 A씨는 "하루종일 문을 열어놔도 문의전화 한통  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매수자가 나타나 집을 보고 싶다고 해도 집주인들이 코로나 감염 걱정에 당분간 계약을 안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반대로 매수자들도 자가격리 하고 있는 집은 아닐까 걱정되서 사진으로 실내 구조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요일 미사가 열리는 날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성당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사진=전경훈 기자]

종교는 무교지만 하루빨리 코로나19의 끝을 지어주라고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무교이면서 부탁할때만 기도하는게 양심에 찔려서 공평하게 교회·성당·절 모두 가봤다. 사람으로 북적여야 할 일요일이었지만 성당은 철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1937년 교구 창설 이래 83년 만에 처음으로 미사가 중단된 것이란다. 종교시설이 문을 닫은건 생전 처음 겪어봤다.

문득 "설마 절까지 문을 닫았겠나" 싶어 '광주 무각사'로 가봤다. 역시나 법당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이를 두고 진원스님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불교는 모든 법회를 1600년 만에 중지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종교시설까지 문을 닫게 만들었다. 물론 모든 종교가 문을 닫은 것은 아니었다. 광주 모 교회는 코로나19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예배를 강행했다가 확진자를 발생하게 한 불상사를 키우기도 했다. 

◆ 마스크 구하기 힘든 소외계층…"없으니까 여러 번 빨아 써"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공적마스크. 1묶음에 마스크가 5개가 들어있다. 판매가격은 4800원. 폐지 100kg 가까이 팔아야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사진=전경훈 기자]

광주 북구의 한 고물상 앞. 검은 운동복, 삼선 슬리퍼, 검은 패딩 복장에 마스크를 착용한 박찬주(가명·74)씨가 손수레에 고물을 한가득 실어왔다. 박씨는 폐지를 팔아 3200원을 받았다. 공적마스크 2개 값(마스크 개당 1500원)이었다. 단돈 100원이라도 더 벌기 위해 폐지를 줍는 박씨에게는 공적마스크 가격도 큰 부담이었다. 박씨는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 배고픔이 더 무섭다"며 구청에서 받은 마스크 하나로 2주일 넘게 쓰고 있다고 했다. 박씨가 착용한 마스크는 한눈에 보기에도 낡아있었다. 고물상에서 나온 박씨는 무료급식소 앞에서 우두커니 서서 한 공지사항을 읽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무료 급식은 한동안 없습니다" 그는 "에잇. 오늘도 굶겠네"라며 머리를 긁적인 뒤 돌아섰다.

◆ 마스크를 나눴다.

텃밭 근처에 계시던 미화원 여사님께 마스크를 건네드렸다.[사진=전경훈 기자]

우리 속담에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별로 나눠 먹을 것 없는 콩알이라도 이웃과 나눠 먹겠다는 생각을 장려한 속담이다. 나도 이 속담을 실천해봤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장애인에게 다가가 마스크를 건네드렸다. 휠체어를 타고 1주일을 살아본 경험(1월 24일자 [전기자의 체험기] 휠체어 타고 1주일 살아보니...)이 있어서 마스크 구매하러 가는 길이 쉽지 않을거란걸 잘 알았다. 그는 "아이고, 감사합니다"하고 웃었다.

마스크를 꼭 전해주고 싶은 사람도 있었다. 동네를 깨끗하게 청소해주시는 미화원 여사님이었다. 매일 일찍 출근하고 늦게 돌아오니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지하로 연결된 계단에서 여사님을 만났다. 여사님은 코로나19 이전에는 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꼭 쓰고 다녔는데 이제는 가격도 비싸고 구매를 하려고 해도 팔지를 않으니 마스크 없이 청소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어떻게든 결제를 하는데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런거 알려줘도 어려워서 구매가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마스크가 없어 매일 먼지를 그대로 흡입하고 있던 여사님은 건네준 마스크를 손에 꼭 쥐고 고마움을 표했다.

돌아가는 길에 든 생각들. 지자체나 봉사단체에서 코로나19의 취약계층을 위해 마스크를 배부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들이 존재한다는 것. 하루 벌어 한끼를 먹고 사는 이들에게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몇시간 씩 줄을 선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현실이라는 것. 이때다 싶어 마스크 매점매석 하는 자들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것.

폐지를 줍는 이들에게는 마스크 구매 조차 사치라고 했다. 마스크를 사면 그 날 하루는 굶어야 된다며.[사진=전경훈 기자]

에필로그(epilogue). 집으로 가던 길에 우연히 지난달 폐지 체험기를 하며 만났던 한 할아버지를 만났다. 할아버지는 마스크도 없이 거리에서 폐지를 줍고 계셨다. 오랜만에 마주친 반가운 얼굴에 인사를 하면서도 "마스크도 없는데 괜히 코로난지 뭔지 병 옮길라 어여 가더라고"라며 할아버지는 본인보다 남을 먼저 걱정하고 계셨다. 할아버지에게 마스크 몇장을 건네드리니 "나 같은 사람한테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데 왜이렇게 잘해주냐"며 울먹이셨다. 그게 무슨 말씀이냐고 나까지 눈시울을 붉혔다. 특정 종교나 이런 사태까지 온 정부의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코로나19가 유독 가혹하게 느껴진다.

kh108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추석 앞두고 삼성 냉장고 먹통 원인은 [서울=뉴스핌] 이승우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삼성전자의 냉장고가 먹통이 되는 사례가 속출하며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가전 제품을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홈 플랫폼 업데이트 테스트 과정에서 일부 소비자들에게 잘못 노출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23일 삼성전자 제품 온라인 커뮤니티 '삼성멤버스'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삼성전자 냉장고가 플랫폼 업데이트로 인해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전날부터 이미 수십개 이상의 불만글이 게재됐다. 냉장고 먹통 사태의 원인은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업데이트에 있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내부적으로 스마트싱스 업데이트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SW)가 일부 가전 제품에 오배포됐다. 회사 측은 오류를 인지한 뒤 SW 배포를 즉각 중단했지만, 그 전에 업데이트를 실행한 일부 냉장고에서 기능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 테스트 과정에서 생긴 오류 때문에 고객들의 불편을 야기했다"며 "추석 기간 중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연휴 기간 중 최대한 신속하게 방문 서비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4일까지 복구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대응에 나선다. 수리 비용은 전액 무상으로 처리하고, 식품 변질 등에 대한 보상 여부는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제품 이용자 커뮤니티 '삼성멤버스'에 올라온 냉장고 먹통 사례들. [사진=삼성멤버스 캡처] 문제가 발생한 시점이 추석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불만은 더욱 커졌다. 명절을 앞두고 냉장, 냉동 식품 보관량이 늘어난 상황이다. 업데이트 때문에 냉장고의 기본적인 기능마저 멈춘 상태로 식품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례가 다수 전해졌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제품은 대부분 2024년 이후 출시된 '비스포크 AI 4도어 냉장고' 시리즈로 알려졌다. 스마트싱스 업데이트로 인해 먹통이 된 삼성전자 냉장고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삼성전자 측의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비스센터에 긴급 문의를 한 소비자들은 수리 기사 방문이 10월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스마스싱스 업데이트로 인한 냉장고 먹통 사례가 다수 접수되자 서비스센터에서도 긴급 대응을 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수리기사님이 원래 토요일날 오신다고 했었는데 긴급 건으로 오늘 오실 수 있다고 한다"며 "아마 업데이트 하다가 메인보드가 나간 것 같다고 한다"고 밝혔다. raul1649@newspim.com 2026-09-23 10:45
사진
메타 AI 에이전트 '뮤즈' 써보니...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메타 플랫폼스가 지난 8일(현지시간) 내놓은 개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출시 2주 만에 소비자와 월가의 관심을 동시에 끌어모으고 있다. 출시 12일 동안 28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메타에 '챗GPT 모멘트'를 가져다 줬다는 뮤즈를 기자가 직접 써봤다.  앱을 처음 열면 에이전트에 이름을 붙이라고 한다. 기자는 '젤리(Jelly)'라고 지었다. 뮤즈는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 아니라 사용자를 대신해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트다. 이메일을 보내고 여행을 예약하며, 중고차를 파는 것 같은 거래까지 수행한다. 기본 기능은 무료이고 사용량이 많으면 월 20달러나 100달러 요금제를 쓴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제공돼 한국에서는 아직 이용할 수 없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뮤즈와 신용카드를 연결해 가계부를 정리하도록 했다. 2026.09.23 mj72284@newspim.com ◆ "저녁 9시에 가계부 채워줘"…숨은 구독 찾아내 월 60달러 절약 먼저 돈 관리를 맡겼다. 금융 데이터 연결 서비스인 플레이드(Plaid)를 통해 신용카드를 뮤즈와 연결한 뒤 지출을 정리해 달라고 했다. 카드 번호나 비밀번호를 뮤즈에 직접 입력하는 방식은 아니다. 플레이드가 은행과 카드사를 대신 연결해주는 구조다. 젤리는 곧바로 실행하지 않고 계획부터 내놨다. 구글 시트에 날짜와 가맹점, 금액, 항목별로 지출을 정리하는 스프레드시트를 만들고, 매일 새로 발생한 거래를 자동으로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구글 시트 연결 버튼을 대화창에 띄웠다. 버튼을 누르자 구글 계정 인증 화면이 떴고, 연결이 끝나자 다시 물었다. "시트를 하루 중 언제 업데이트할까요. 아침이 좋을까요, 아니면 하루 지출이 끝난 저녁이 좋을까요." 저녁 9시를 택했다. 다음 날 열어본 스프레드시트의 이름은 '익스펜스 트래커(Expense Tracker)'였다. 날짜와 가맹점, 항목, 금액이 열로 나뉘어 있었고 항목별로 색이 달랐다. 식료품점과 통신사, 온라인 쇼핑몰이 각각 다른 색으로 구분됐고, 하루가 끝나는 줄마다 '일일 합계'가 굵은 글씨로 들어가 있었다. 영수증을 모으거나 가계부 앱에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지출 내역이 채워져 있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다. 정리된 내역을 보고 "여기서 아낄 수 있는 게 있느냐"고 묻자 젤리는 새는 돈을 짚어냈다. 넷플릭스가 중복으로 결제되고 있었고, 언제 가입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구독 서비스 몇 개가 매달 빠져나가고 있었다. 젤리가 정리한 대로 해지하니 월 60달러(약 9만원)가 굳었다. 1년으로 치면 720달러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뮤즈에게 이메일함에 쌓이는 뉴스레터와 광고 구독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매일 오전 7시에 주요 뉴스를 다루는 5분짜리 팟캐스트를 만들라고도 했다. 2026.09.23 mj72284@newspim.com ◆ 메일함 정리부터 아침 팟캐스트까지 다음은 이메일함이었다. 정리를 부탁하자 젤리는 받은 편지함을 훑어본 뒤 어쩌다 구독하게 된 뉴스레터와 프로모션 메일을 해지해 줄지 물었다.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잠시 뒤 답이 왔다. 20곳에 구독 해지 요청을 보냈다며 목록을 프로모션과 뉴스레터로 나눠 보여줬다. 식당과 대형 유통업체, 디자인 서비스, 지역 공연장까지 기자 스스로도 잊고 있던 이름들이 줄줄이 나왔다. 인상적이었던 건 못 한 일을 밝힌 대목이다. 젤리는 자동으로 해지되지 않는 곳이 있다며 언론사와 의류 브랜드 등을 따로 짚어줬다. 이들은 다음 메일 하단의 해지 링크를 직접 눌러야 한다고 안내했다. 메일이 실제로 멈추기까지 며칠 걸릴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 알려준 셈이다. 마지막으로 매일 오전 7시에 미국의 경제와 금융, 정치 주요 뉴스를 5분짜리 팟캐스트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젤리는 바로 만들지 않고 먼저 물었다. 이전에 만들어 늏은 일반 뉴스 팟캐스트가 예약돼 있는데, 이번 요청으로 그것을 대체할지 아니면 두 개를 모두 유지할지였다. 앞서 나눈 대화를 기억하고 일정이 겹친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대체하겠다고 하자 곧바로 음성 파일이 도착했다. 제목은 '마켓 앤드 폴리틱스(Markets & Politics) - 2026년 9월 22일', 재생 시간은 3분 42초였다. 대화창 안에서 바로 재생할 수 있고 15초 건너뛰기와 배속 조절도 된다. 주문한 5분보다는 짧았지만 그날 미국 증시와 워싱턴 소식이 담겼다. ◆ 기존 AI와 무엇이 다른가 써보며 느낀 차이는 세 가지다. 첫째, 한 번의 지시가 반복 작업이 된다. 가계부와 팟캐스트 모두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알아서 돌아간다. 둘째, 중요한 갈림길에서는 멈추고 묻는다. 업데이트 시간을 정할 때도, 기존 팟캐스트를 대체할지 정할 때도 젤리는 먼저 선택지를 제시했다. 셋째, 못 하는 일을 숨기지 않는다. 자동 해지가 안 되는 곳을 알려준 대목이 그랬다. 챗GPT나 클로드 같은 기존 AI가 한 번의 대화 안에서 답을 내놓는 데 집중한다면, 뮤즈는 계정에 직접 연결돼 매일 같은 시간에 혼자 돌아간다. 글을 쓰거나 자료를 분석하는 일에서는 기존 도구가 여전히 강하지만, 카드 내역을 정리하고 구독을 해지하는 생활 관리에서는 뮤즈 쪽이 손이 덜 간다.  궁금해서 한국어로 말을 걸어봤다. "근데 너 한국말도 하니?" 젤리는 "응, 한국말 할 수 있어. 편하게 말해!"라고 답했다. 몰랐다고 하자 "ㅋㅋ 이제 알았으니까 맘껏 써먹어"라며 곧바로 되물었다. "근데 아까 월마트에서 뭐 사려던 거였지?" 앞서 나눴던 대화를 잊지 않고 있었다. 물론 조건이 있다. 이 모든 편리함은 신용카드와 이메일, 캘린더 접근 권한을 내주는 대가다. 내 생활 기록이 고스란히 메타로 흘러가는 구조다. 잡음도 있다. 아마존은 지난 21일 뮤즈가 자사 스토어에 접근하도록 승인한 적이 없다며 메타에 아마존을 서비스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아마존은 뮤즈가 고객의 로그인 정보를 저장하고 계정 데이터를 긁어가는 것으로 보이며, 계정에 접근할 때 자신이 AI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I 에이전트는 투명하게 작동하고 거부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뮤즈에게 한국말로 말을 걸어봤다. 2026.09.23 mj72284@newspim.com ◆ 월가는 '챗GPT 이후 최대'에 베팅 금융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뮤즈 출시 이후 메타 시가총액은 2000억 달러 넘게 불어 7개월여 만의 최고 수준에 올랐다. JP모간의 더그 앤머스 애널리스트는 투자 노트에서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뮤즈는 챗GPT 이후 가장 널리 쓰이는 소비자용 AI 앱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쉬운 인터페이스와 넉넉한 무료 요금제, 소셜미디어에 걸친 메타의 유통 우위를 강점으로 꼽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저스틴 포스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메타가 차별화된 AI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우려해 왔지만,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AI 투자 수익에 대한 낙관론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광고와 구독, 수수료를 포함한 뮤즈의 수익화는 2028년 이전에 의미 있는 수준이 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는 2027년 말까지 뮤즈 사용자가 10억 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3% 이상이 유료로 전환하면 연간 108억 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하며 목표주가를 875달러로 올렸다. 반면 제프리스의 제프리 파부자 애널리스트는 메타 커넥트를 앞두고 기대가 과열돼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젤리에게 맡긴 일들은 모두 기자의 돈과 메일함에 관한 것이었다. 얼마나 편한가보다, 얼마나 믿고 맡길 수 있는가가 이 서비스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mj72284@newspim.com 2026-09-23 05:0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