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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디지털성범죄'에 잠입수사 허용...함정수사와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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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물 구매자인 척 위장해 판매자 잡으면 '합법'
성착취물 소지 및 시청하도록 유도한 뒤 체포하면 '위법'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정부가 경찰의 잠입수사를 허용하는 등의 '디지털성범죄 근절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자칫 함정수사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이 잠입수사를 빙자해 덫을 놓는 방식의 불법수사를 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잠입수사는 법원에서도 허용하는 고도의 수사기법인 반면 함정수사는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다. 하지만 둘의 차이는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

◆ '잠입수사' 왜 필요할까?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20여개 기관 합동으로 마련한 '디지털성범죄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지능화되는 범행 수법에 맞춰 수사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하연 경찰청 차장, 김오수 법무부 차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수어통역, 김희경 여성가족부 차관. 2020.04.23 dlsgur9757@newspim.com

경찰청은 이번 대책 발표에서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이 갈수록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등 폐쇄성과 보안성 때문에 탐지가 어렵다"며 "이에 따라 탐지 및 적발이 용이하도록 수사관이 미성년자 등으로 위장해 수사하는 잠입수사를 디지털 성범죄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수사관 보호와 잠입수사를 통해 확보한 물증의 증거능력을 위해 법률 개정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잠입수사는 수사관이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거나 몰래 숨어들어 정보를 얻는 수사 방식으로 주로 마약 관련 수사에 활용된다. 수사관이 구매자인 척 신분을 속여 마약 거래상에게 접근한 뒤 증거물을 수집해 일당을 붙잡는 식이다. 마약 범죄는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범행수법도 지능적인 탓에 잠입수사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경찰은 모바일 채팅앱에 미성년자인 척 계정을 만들어 성매수자를 잡아내기 위해 잠입수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잠입수사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되고 있으며 법원도 이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찰과 검찰 안팎에선 '잠입수사를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수사관이 잠입수사에 나섰다가 오히려 위법수사로 판단돼 징계를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과 경찰로서는 잠입수사를 벌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아야 하는 셈이다. 경찰이 수사관 보호를 위해 법률 개정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에서도 잠입수사를 협소하게 판단하다 보니 피의자가 이를 이용해 재판에서 '경찰의 함정수사에 걸려들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법원이 경찰의 수사과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 모든 증거물에 대한 증거능력도 상실되고 피의자도 풀려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적법이냐 위법이냐' 기준은?

법원이 잠입수사와 함정수사의 차이는 '범의 유발' 여부다. 범의는 범행을 저지를 의도라는 뜻으로 법원이 함정수사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다. 법원은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돕는 수준의 수사 방법은 적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사관이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접근해 범행을 부추겼다면 잠입수사가 아닌 함정수사다. 가령, 자신이 마약 판매상인 것처럼 꾸며 투약자에게 접근해 체포한다면 위법이다. 미성년자인 척 속여 성매수자를 잡는 수사도 여전히 함정수사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9일 법무부는 전날 대검 검사급 검사 32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오는 13일자로 단행했다. 윤석열 총장을 직속 상관으로 두고 있는 강남일 대검 차장과 그 아래 대검 부장검사 7명은 모두 일선 검찰청으로 발령났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20.01.09 mironj19@newspim.com

위법·적법 수사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함정수사를 처음 인정한 대법원의 2005년 판례를 살펴봐야 한다. 검찰은 2000년대 초 정보원 A씨를 통해 B씨에게 '수사에 필요하니 필로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B씨는 중국으로 넘어가 필로폰을 구입한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검찰은 돌연 B씨가 마약을 밀반입했다며 붙잡아 재판에 넘겼다. B씨는 재판에서 "중국에서 필로폰을 구해올 생각이 없었는데 검찰과 정보원의 이른바 '작업'에 의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재판부는 함정수사에 대해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않은 자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해 범죄인을 검거하는 수사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범의를 가지지 않은 사람에 대해 수사기관이 범행을 적극 권유해 범의를 유발하고 범죄를 행하도록 한 후 이를 문제 삼아 공소를 제기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소추권의 행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검찰과 정보원의 범행 유발행위 이전에 B씨가 중국으로부터 필로폰을 수입하려는 구체적인 범의가 있었다거나 이외에 다른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n번방 사건으로 바꿔 생각하면 수사관이 신분을 속이고 텔레그램에 접속해 이용자에게 성착취물을 내려받게 하거나 시청하도록 유도한 후 붙잡는다면 함정수사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향후 수사과정에서 위법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디지털성범죄 잠입수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적법한 잠입수사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에 있다"며 "법률 개정도 추진해 제도 내에서 적절한 잠입수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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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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