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뉴스핌] 고규석 기자 = 전남 신안군의 숙원사업인 흑산공항 건설사업이 환경부산하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에 막혀 수년째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섬 주민들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소규모 공항건설이 절실하다는 염원에도 불구하고 흑산도가 국립공원이라는 이유 등으로 번번히 제동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흑산 공항 건설 위치도 [사진=신안군] 2020.05.14 kks1212@newspim.com |
일본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국립공원은 물론 세계문화유산 지역에도 소형공항이 건설·운영되면서 흑산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다.
신안군이 목포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14일 밝힌 '국외 소형항공기 운항사례 조사'에 따르면 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섬 지역 거주민과 이용객 등의 편의를 위해 소규모 공항을 건설해 교통기본권을 국가차원에서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국립공원 가치훼손과 철새보호 대책, 안전성 등의 문제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울릉도와 독도는 흑산도/홍도(가거도)처럼 지리적 여건과 생태환경, 영토의 특수성 등 매우 유사한 지역으로 환경부에서 2004년도부터 해상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했으나, 울릉도 주민(94%)의 결사반대에 부딪혀 지정이 유보된 상태다.
울릉도의 울릉공항은 국립공원이 아닌 지질공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건설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올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어 흑산주민들의 상실감을 더하고 있다.
울릉공항은 2013년 국가정책기관(KDI)의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B/C=1.19'로 흑산공항 'B/C=4.38'에 비해 경제성이 낮았으며, 건설 사업비에서도 흑산공항 1833억원의 3배가 넘는 6633억원이지만 국립공원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추진되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인근 섬으로 형성된 개발도상국에서도 국립공원 내에 소형공항을 건설해 거주민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국립공원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대체교통수단이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서울지방항공청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제기한 식생 현황 및 보전등급 재산정에 필요한 용역을 발주해 붉은배새매 추가조사와 섬향나무, 수달 등 동·식물 생태환경에 대해 전문가의견수렴 및 정밀조사 중에 있어 마무리하는 대로 환경부에 재보완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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