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사회 1분기 실적 발표·1분기 배당 미실시 결정
업계 "두산重 경영정상화 논의 있었더라도 사안 확정 못했을 것"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두산그룹이 14일 이사회를 열었으나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미룬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단의 실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1분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두산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예상치 못한 국내외 금융 시장의 급작스러운 경색으로 공시 당시 예정했던 배당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산은 "현재 국내외 금융 시장의 상황, 향후 금융·실물 경제의 불확실성 및 사내 재원 유보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1분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며 "2분기 이후 배당 여부는 향후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대책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으나 실제로는 구체적 논의가 이루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두산의 세부적인 자구안 등의 확정은 다소 미뤄지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경영 위기 속에 국책은행으로부터 2조4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두산은 3조원 이상을 마련해 두산중공업 정상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산은 지난달 27일 자산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 자구 노력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에 채권단은 자구안을 수용해 8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정했다.
두산 관계자는 "이사회의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와 관련한 논의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열사 매각작업 등에 대해서도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신한울 원전 1호기용 발전 터빈 [사진=두산중공업] |
다만 관련업계와 채권단 주변에서는 이사회에서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더라도 사안을 확정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추후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갈 것이란 예상과 함께 논의가 보류됐을 것이란 관측이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두산의 자구안 세부사항이 현실성이 있는지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며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가 끝나는 대로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냐"고 했다.
두산은 그룹의 상징인 동대문 '두산타워'를 비롯해 두산솔루스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타워의 경우 부동산 관련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영과 매각 협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금액은 6000억~7000억 수준이다.
두산이 2018년 두산타워를 담보로 4000억원의 자금을 빌린 만큼 매각이 성사되면 건물 보증금과 세금 등을 제외하고 약 1000억원대의 현금을 쥘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선 본다.
계열사 중 연료전지 사업인 두산퓨얼셀을 비롯해 ▲모트롤BG(사업부문) ▲모트롤BG ▲산업차량BG 등 사업부문과 두산중공업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BG 중 수처리 플랜트 사업 등이 매물로 거론된다.
한편 두산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4.4%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4271억원으로 1.2% 감소했다. 당기순손실도 3799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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