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니까 불평이 없어지더라고요(웃음). 그냥 다 감사해요. 배우 인생에 큰 힐링을 했죠."
데뷔 15년 만에 첫 지상파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공연계에서는 이미 내로라하는 배우 전미도(38)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었다. 첫 브라운관 데뷔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전미도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2020.05.28 alice09@newspim.com |
"드라마 도전에 있어서 기대감도 있었지만 두려움도 컸어요. 처음 하는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죠. 저희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당연히 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까지 관심을 받게 되니까 신기하더라고요."
드라마 주인공은 처음이지만, 앞서 전미도는 2018년 방송된 '마더'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는 영화 '변신'(2019) 캐스팅으로 이어졌다. 이때의 경험은 전미도의 연기 갈증을 키웠다.
"공연을 오래 하면서 연기에 대한 갈증이 생기더라고요. 좋은 환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함이 사라졌죠. 신인의 마음으로, 낯선 곳에서 새로운 걸 경험하면서 감사함을 되찾고 싶었어요. 그 시기 '마더'를 찍게 됐고 그 인연으로 '변신'에도 잠깐 출연하게 됐죠. 재미를 느끼면서 더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 제안이 들어왔어요. 타이밍이 딱 맞았던 거죠."
전미도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캐스팅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공연계에서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던 조정석(이익준 역)과 유연석(안정원 역)이 신원호 PD에게 채송화 역으로 전미도를 추천한 거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전미도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2020.05.28 alice09@newspim.com |
"감독님이 함께하고 싶은데 비중 있는 역할에 저 같은 신인을 쓰는 건 모험이라고 하셨어요. 송화의 성격과 차분함, 분위기는 잘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드라마가 처음이라 걱정되셨나봐요. 그 찰나 기가 막히게 조정석, 유연석 배우가 저를 추천한 거죠. 두 분의 추천이 감독님의 결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얘기도 모르고 있다가 드라마 제작발표회 때 알았어요(웃음)."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전미도가 맡은 채송화는 홍일점이다. 의대 5인방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김준완 역), 김대명(양석형 역) 중 가장 똑 부러지는 캐릭터로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다.
"제가 봐도 송화는 너무 멋있고 매력적이에요. 너무 좋아서 오히려 걱정됐죠. 비현실적으로 보일 것 같더라고요. 잘 쓰여있는 인물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고 인물을 만들어 갈 때 진지하게 임하고 성실하게 하려는 편이에요. 이런 부분이 송화랑 비슷해서 잘 녹아든 듯하죠."
이번 작품은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신작이었던 만큼 시작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럼에도 주 1회 방송이란 파격적인 상영 방식을 택했고 현재 시즌2 제작을 결정지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전미도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2020.05.28 alice09@newspim.com |
"제 러브라인은 결말이 안나서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답답하실만 해요(웃음). 대본상에는 송화가 먼저 치홍(김준한)이나 익준에게 액션을 취하는 경우는 없어요. 지문상으로 '송화 당황해한다'란 것밖에 없어서 저도 파악하기가 힘들었죠. 송화의 마음이나 그간 공개되지 않은 서사는 시즌2에서 펼쳐지지 않을까요? 저도 궁금해요. 하하."
드라마만큼이나 의대 5인방으로 꾸려진 밴드 '미도와 파라솔'도 큰 사랑을 받았다. 조정석과 전미도가 참여한 OST 음원은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화제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이들의 콘서트를 원하는 시청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정말 알게 모르게 저희 실력이 늘었더라고요(웃음). 저희끼리 신나서 하이파이브도 엄청 했죠. 스스로가 대견하더라고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시청자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어떤 식으로든 보답하려고 해요."
데뷔 15년차 전미도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신인의 자세로 돌아갔다고 했다. '드라마'란 새로운 도전은 전미도의 배우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공연할 때 인물 파악이 제대로 안되면 관두고 싶다가 그게 또 해결되면 '역시 배우를 해야 돼'란 생각을 자주 했죠(웃음). 15년을 연기했는데 드라마를 경험하면서 그간 배부른 소리를 했다고 느꼈어요. 신인이 되니까 불평이 없어지고 다 제 잘못이더라고요(웃음). 감사함을 느끼고 싶어서 도전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어요. 배우 인생의 힐링이 됐죠.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무대와 브라운관 활동을 계속 병행하고 싶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