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미국·북미

속보

더보기

홍콩 특별지위 박탈, 중국보다 미국이 더 타격 받는다

기사입력 : 2020년05월28일 15:44

최종수정 : 2020년05월28일 15:45

2018년 미국 최대 수출 효자 홍콩... 311억달러 흑자
290여개 미국 기업 지역본부, 434개 지역사무소 소재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밀어부치자 미국은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판단, 그동안 부여해온 경제·무역 특별지위를 제한하거나 박탈할 수 있어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재앙적 결정'이라며 미 의회에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해 지위 박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주말 전에 매우 강력한 무언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행진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5.24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별지위의 일부 특혜 중단이나 전면 취소하는 일은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의 행정명령이면 돼 홍콩은 하루 아침에 무역·금융 면에서 중국과 같은 대우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 홍콩 국가보안법, 무엇이 문제인가 

28일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표결을 통해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법안은 이후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최종 입법 절차를 갖고 효력을 가지면 홍콩 정부가 새로운 법을 공표한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문제가 되는 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의회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법을 제정한 것이 하나다. 1997년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주권이 반환된 홍콩은 영-중 간 합의에 따라 2047년까지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 경제 자율성과 개인의 자유를 보장받았다. 이에 따라 홍콩에는 자체 행정부와 입법 기관이 존재한다. 

보안법은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 23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홍콩 기본법 23조는 국가 전복과 반란을 선동해 국가 안보에 위해를 끼치는 자나 단체에 최장 30년 징역형을 처벌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는데 이에 관한 법률은 홍콩에서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의 보안법 제정 강행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는 이유다. 

그 내용도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 원칙을 깨는 것이여서 논란이다. 지난 22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제안된 홍콩 보안법은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을 처벌하고 홍콩에 국가보안법 집행 기관 설립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밖에 홍콩 행정장관(특별행정구 수반)은 정기적으로 중국에 국가보안법 관련 정보를 보고해야 한다. 

지난해 '송환법 시위'를 이끌었던 홍콩의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27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서 "홍콩은 더이상 일국양제 체계에 있지 않다"며 중국 정부는 국가보안법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홍콩을 지배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홍콩반환협정이나 홍콩정책법을 지키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홍콩정책법은 홍콩이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받음에 미국이 관세·투자·무역·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달리 특별 대우하는 법으로 1992년에 제정됐다. 홍콩 특별지위의 근간인 법이다. 

빅토리아피크에서 내려다 본 홍콩 시내 전경. [사진=블룸버그]

◆ 中보다 美 타격 큰 특별지위 해제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 특별지위 박탈이란 '핵 옵션'(nuclear option·극단적 선택)에 나설지 미지수이지만 엄청 고민할만한 사안인 것은 분명하다. 이는 중국과 무역협상을 어렵게 하는 선택인 것은 물론이고 중국 보다 미국 기업들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홍콩은 중국에서 해외로 가는 중요한 관문이지만 그 의미는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수출의 12%가 미국의 관세를 피할 수 있는 홍콩을 거쳐갔다. 하지만 이는 1992년의 45%와 비교할 때 거의 4분의 3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1997년까지만 해도 홍콩의 경제적 중요성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비중이 불과 3%로 줄어들었다. 물론 이러한 줄어든 경제적 비중에도 불구하고 홍콩은 중국에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금융 및 전문서비스 허브로서 본토와 세계경제에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인식한다.

홍콩은 개방된 자본계정과 국제기준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도시여서 세계 은행과 무역회사의 중국 내 거점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접근하면서 미국 달러화 페그 제도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미 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2018년 홍콩과 거래에서 미국의 무역흑자 규모는 311억달러(수출 510억달러, 수입 168억달러)로, 최대 흑자 지역이다. 또 홍콩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와인 수출시장이며 소고기와 농산물은 일곱 번째 시장에 해당한다. 290개 미 기업이 홍콩에 지점을 뒀으며 미국인 약 8만5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되면 현지 1300여개의 미국 기업과 영업점이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 중국에 적용되는 엄격한 비자 규정이 홍콩에 적용되면 정기적인 출장과 취업비자 허가 길이 막힐 수 있다고 전했다. 

홍콩-미국 간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급격히 감소할 것이다. 2018년 홍콩에 대한 미국의 FDI 규모는 825억달러였고 홍콩의 대미 투자 규모는 169억달러였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기념품 가게 앞에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마스크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사진 광고물이 서 있다.2020.03.24 [사진=로이터 뉴스핌]

투자은행 BDA 파트너스의 에완 렐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많은 기관 투자자들과 사모펀드사들이 홍콩을 떠나 이웃 싱가포르, 한국, 대만,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며 "새로운 보안법은 상당한 금융·외교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이미 홍콩달러는 미 달러 대비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홍콩 증시가 고통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홍콩을 두고 미국이 중국과 충돌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재선에서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우는 미중 무역합의 성과를 버려야 하는 위험을 안게 된다. 

wonjc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사진
美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디즈니家 "후원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이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화감독 및 기획자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 로이 O. 디즈니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는 이날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민주당에 후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그는 "나는 바이든 (후보직이) 대체될 때까지 당에 대한 모든 기부를 중단할 생각"이라며 "이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국가를 훌륭하게 섬겼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패배에 대한 결과는 진정으로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게일 디즈니는 오랜 민주당 후원자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4월 제인 폰다 기후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만 달러(약 6890만 원)를 기부했고, 이 중 3만 5000달러가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 선거 자금으로 유입됐다. 디즈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을 대체하는 데 흠이 없는 대안 후보라며 "우리는 훌륭한 부통령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보이콧을 선언한 후원자는 디즈니뿐이 아니다. 기디언 스타인 모리아 펀드 회장도 계획했던 350만 달러 민주당 후원을 보류했으며, 실리콘밸리의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 칼라 저벳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벳슨은 미국 민주당 후원 '큰 손' 50인 안에 드는 인물로 미 정치자금 감시 단체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그가 올해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가 넘는다. 올해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20만 달러를 바이든 캠프 모금 조직인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후원했다. 2020년에는 3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  2024-07-05 10:1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