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뇌졸중이나 당뇨환자와 흡연자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담배연기나 뇌졸중, 당뇨병은 코로나19가 인체에 침입할 때 이용하는 수용체를 늘리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연구 결과 코로나19 고위험군인 당뇨, 뇌졸중 등 기저질환자와 흡연자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했던 원인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핌] 2020.06.16 mironj19@newspim.com |
고영호 국립보건연구원 박사팀에 따르면 담배연기와 뇌졸중, 당뇨병은 세포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체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2)를 증가시킨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 돌기에 있는 S단백질을 ACE2에 결합해 인체 세포 내로 침투하고 증폭한다. 따라서 ACE2가 많은 환자는 고위험군이 된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 세포 내 침투과정에서 세포표면 ACE2가 감소돼 인체 내 안지오텐신2가 증가한다.
안지오텐신2는 혈관을 수축하고 안지오텐신1-7은 혈관을 이완한다. ACE2는 안지오텐신2를 안지오텐신1-7로 전환하는 작용을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면서 ACE2가 S단백질과 결합해 수가 줄어들면 혈압상승으로 이어져 병이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질환이나 사망 과 관련된 위험 요소를 고령자, 만성질환, 흡연으로 규정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중 만성질환자는 91.7%에 달하고, 지난달 21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중 만성질환자는 전체 사망자의 98.5%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생화학·생물리학 연구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흡연자뿐만 아니라 당뇨, 뇌졸중을 겪고 있을 경우 세포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체(ACE2)가 증가하여 감염 시 더 큰 위험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며 "상기 기저 질환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금연, 사회적 거리 두기 수칙 준수 등의 예방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호흡기계 질환 및 치매 등 신경질환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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