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황실과 불교 관계 보여주는 유일 사례"
[의성=뉴스핌] 남효선 기자 = 의성군은 경상북도 유형문화 제470호인 '의성 고운사 연수전'이 보물로 승격 지정 예고됐다고 25일 밝혔다.
의성군 단촌면 소재 고운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전통사찰로 연수전은 사찰 중심공간에 인접해 자리하고 있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경북 의성군 단촌면 소재 고운사 연수전 전경[사진=의성군] 2020.06.25 nulcheon@newspim.com |
연수전은 1902년 고종의 기로소 입소를 기념해 1904년에 세운 기로소(耆老所) 원당이다.
기로소는 70세 이상의 정2품 이상의 문관을 우대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로 국왕의 경우 60세는 넘으면 기로소에 입소하는데 조선시대의 경우 태조, 숙종, 영조, 고종 등 4명에 불과하다.
연수전은 고운사 내에 있던 영조의 기로소 봉안각(1745-1749)의 전례를 쫓고, 기로소에 있던 영수각(1719)을 모범으로 세워진 대한제국기의 황실 기념 건축물이다.
기록이 분명치 않은 태조의 기로소 입소를 제외하고, 조선시대에 실제로 실행된 세 번의 국왕의 기로소 입소(숙종, 영조, 고종) 건과 모두 연결돼 있는 기로소 원당 건축으로서 가치가 높다.
연수전은 솟을 삼문 형식의 정문인 만세문과 사방으로 담장으로 사찰 내의 다른 구역과 구분되는 독립된 구획을 이루고 남향을 하고 있다.
본전 건물은 3단의 다듬은 돌 석축 위에 있으며, 정면3칸 측면3칸의 단층 팔작집이다.
한 가운데 자리한 중앙칸을 어첩 봉안실으로 삼고 사면에 퇴를 두었다. 12주의 기둥 모두 원주로 하였으며, 이익공식 공포를 사용하고 각 어칸에는 주간에도 1구씩의 익공을 두고 있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경북 의성군 단촌면 소재 고운사 연수전의 현판과 금단청[사진=의성군] 2020.06.25 nulcheon@newspim.com |
기둥머리 이상의 모든 벽면에 천장과 벽에는 용과 봉, 해와 달, 학과 일각수, 소나무와 영지, 연과 구름 등 다양한 채색 금단청과 매우 수준 높은 벽화가 현존한다.
문화재청은 연수전은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여러 도상들이 풍부해 역사적 가치가 높으며, 같은 시기에 건축된 기념비전의 건축과 왕릉 비각의 형식 변화 등과 함께 대한제국기 황실 전범에 따른 변화상황을 증거하는 자료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또 기록에 전하는 1719년 건립의 기로소 영수각의 형태를 잘 반영하고 있어 18세기 당시 기로소 어첩 봉안각 형식을 알 수 있는 자료이자 사찰 내에 먼저 있던 1749년 건립의 기로소 봉안각의 선례를 따른 것으로서 조선후기 왕실과 불교의 관계를 보여 귀중한 사례로 평가된다고 보물 지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의성 고운사 연수전은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번호를 부여 받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지정 된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16교구 본사인 고운사 연수전의 보물지정은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매우 축하할 만한 일이다"며 "앞으로 문화재청과 협력하여 보존관리에 만전을 기함과 동시에 올해 개관한 최치원 문학관과 연계해 관광자원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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