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동결 또는 인하" VS 노동계 "소폭이라도 인상돼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가 노사간 팽팽한 긴장감 속에 시작됐다. 이날 노사는 내년 최저임금 최초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최초안을 두고 노사 어느 한쪽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되면 이날 회의가 무산될 가능성 가능성도 있다.
1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 대표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오늘 최저임금 관련해서 2021년도 논의 최초안을 제시하는 날"이라며 "여러가지 경제, 고용상황을 봤을때 매우 마음이 무거운 상황"이라고 입을 열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위원들이 참석해 있다. 2020.07.01 jsh@newspim.com |
이어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지난 3년간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인상돼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최저임금으로 근로자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 근로자 모두 최저임금 동결과 인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용자위원 중 한명인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최근 사업주 대상 조사에서 동결 80%, 인하 의견이 20%였다"면서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은 중소기업을 살리고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지킬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근로자위원을 대표해 "저임금 노동자 생활안정, 임금격차 해소 등 최저임금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는 단일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과거 외환위기 당시 국제 금융위기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최소 2% 후반대로 결정됐다"고 소폭 인상안 제출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그럴일은 없겠지만 오늘 사용자 요구 제시안이 삭감안, 동결안이 아닌 인상안으로 시작하길 바란다"면서 "공익위원들도 지금 위기를 기회로 삼기를 바라며 최저임금 목적과 취지를 살려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근로자위원인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계는 한 목소리로 내년 최저임금 수준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결정돼야 한다"면서 "경영계는 숫자만 집착하지 말고 왜 이렇게 인상할 수 밖에 없는지를 검토해 달라"고 강조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0.07.01 jsh@newspim.com |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공익위원들은 그동안 심의기간 내내 별도의 회의와 토론을 통해 적정한 내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왔고 각종 데이터와 지표들을 면밀히 검토중"이라며 "최초제시안 제출 이후 노사 양측이 결정기준을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상대 입장을 고려해 보라는 사자성어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진정성읶게 상대방을 생각하고 생각의 근거를 서로 탐색하면서 접점을 찾아가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간인 것 같다"면서 "뭔가 중요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다. 잘 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정부를 대표하는 공익위원 9명,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9명,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9명 등 총 27명이 참석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