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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예고에 시장은 되레 서둘러 '줍줍'...6월 서울·경기 아파트 매매거래 급증

기사입력 : 2020년07월02일 06:32

최종수정 : 2020년07월02일 08:47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래 밀리고 규제가 불안심리 자극
서울 전역 아파트 매매 늘어...경기도 풍선효과 '확연'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지난달 서울·경기 지역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9억 이하 주택이 몰린 곳을 중심으로 전역에서 지난 5월 대비 매매거래가 늘었다. 경기는 서울 주택시장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고양·김포·남양주·수원·화성 등에서 거래량이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거래는 봄(3~5월)·가을(9~11월) 이사철이 성수기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거래가 밀린 데다 6·17대책으로 추가 규제가 예고되자 매수자들이 거래를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 주택시장의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가 지난 5월과 전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는 거래일 기준으로 30일 안에 신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아직 지난달 거래분이 다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앞으로 거래건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전지역 거래량 증가...'노도강' 등 9억 미만은 '급증'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 1일까지 신고된 지난달 아파트 매매 거래가 7182건으로 5월(5518건) 대비 약 30% 늘었다. 전년(6918건)과 비교하면 3.8% 증가했다.

대출규제 직격탄을 받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양천구 등 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거래가 5월 대비 늘었다. 현금부자들이 갭 투자(전세를 끼고 매수) 방식으로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잠실동과 대치·청담·삼성동은 지난달 23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갭 투자가 금지됐다.

거래건수는 ▲강남(302건→323건) ▲서초(208건→218건) ▲송파(335건→443건) ▲마포(155건→182건)▲용산(125건→132건) ▲성동(176건→208건) ▲양천(250건→382건) 등이다.

같은 기간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천, 구로 등 9억원 미만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은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폭이 더 크다. ▲노원(628건→933건) ▲도봉(290건→463건) ▲강북(133건→190건) ▲구로(359건→457건)등이다.

이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린 풍선효과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서울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를 살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로 적용된다. 아파트값이 9억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LTV가 20% 적용되고 15억원을 넘으면 대출이 불가능하다.

◆ 서울 규제 피해 경기도 비규제지역으로...고양·김포 등 거래량 '껑충'

서울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경기도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도 수치로 나타났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신고된 지난달 아파트 매매 거래가 1만9861건으로 5월(1만6968건) 대비 17% 늘었다. 전년(9763건)과 비교하면 약 103% 증가했다.

특히 고양(1688건→3006건)은 지난달 아파트 거래건수가 5월 대비 78% 늘어 큰 변동률을 보였다. 고양은 지난해 11월 일부(삼송택지개발지구, 원흥-지축-향동 공공주택지구, 덕은-킨텍스1단계 도시개발지구, 고양관광문화단지)를 제외하고 조정지역에서 풀리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은 아파트값이 뛰면서 6·17 부동산대책에서 다시 조정지역으로 묶였다.

같은 기간 남양주(1244건→1632건)도 거래량이 늘었다. 남양주는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저렴한 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지나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721건→1019건)도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김포는 지난 17일 부동산대책에 담긴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돼 풍선효과가 불거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김포 아파트 매수에 나서면서 일부 단지들은 매도호가가 5000만~1억원 뛴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투자수요가 가장 빠르게 이동한 수용성(수원·용인·성남)도 거래량이 늘었다. ▲수원(1083건→1366건) ▲성남(560건→652건) ▲용인(1535건→1594건) 순이다.

◆ 규제가 풍부한 유동자금 자극해..."아파트값 더 오를까 매수 서둘러"

일대 부동산들은 코로나19로 거래가 밀린 데다 규제 강화를 앞두고 불안한 매수자들이 아파트 거래를 서둘렀다고 입을 모은다.

노원구 상계동 B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작은 평수를 위주로 9억원 미만인 매물에 매수세가 급격하게 늘었다"며 "올해 계속 풍선효과가 입에 오르내리고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란 얘기가 돌자 자금이 막힐 것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서둘러 거래를 마쳤다"고 전했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A공인중개사는 "코로나로 밀렸던 거래가 지난 5월 말부터 조금씩 재개되면서 규제를 앞두고 급증했다"며 "특히 지난달에는 추가 부동산대책이 곧 발표될 거란 얘기가 돌면서 매수를 서두르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6월엔 아파트값이 하락세였기 때문에 거래가 주춤했지만 지난달에는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전달과 비교해도 매매거래가 크게 늘었다"며 "초저금리로 유동자금이 풍부해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는 데다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들도 매매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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