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부장검사, 법정서 '유재수 감찰무마' 수사 착수 배경 밝혀
"제대로 해결 안 하면 뒤탈 있을거라 생각…특정인 염두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검찰이 이른바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에 대한 정치적 보복 기소 논란과 관련해 "특정 피고인을 처벌할 마음으로 수사를 한 게 아니다"라며 "저희는 목적을 가지고 실체를 좌우할 능력이 없다"고 적극 해명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 이정섭 부장검사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조 전 장관(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의 4차 공판에 앞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부장검사는 "언론보도 통해서만 수사배경이 알려지다보니 혹시라도 재판장님이 오해하고 있으면 어쩌지 싶어 수사의견서를 냈다"며 "재판장과 피고인 측에 수사 착수 배경을 알려주고 싶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사건은 원래 청와대 민정수석실 내부에서 김태우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분란이 일어나고, 정치적 이슈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첩했다 동부지검에 배당이 됐는데, 왜 그게 동부지검에 배당됐는지는 모르겠다"고도 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자녀 입시비리 및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지난번 재판에 불출석한 김태우 전 수사관과 전직 특감반원 박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대면한다. 2020.07.03 dlsgur9757@newspim.com |
그러면서 "제가 김학의 전 차관 수사를 하다 형사6부장으로 발령받아서 갔는데, 저도 특별수사를 20년 가까이 하다보니 딱 느낌이 이 사건을 제대로 해결 못하면 훗날 큰 뒤탈이 날 것 같았다"며 "사실 규명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 수개월 자금 추적을 해 지난해 11월쯤 진상을 밝힌 것이고, 의혹이 아니라는 생각에 핵심관계인인 이인걸 전 특감반장을 다시 소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이 전 반장을 설득하면서 '지난번에 진술한 대로 종료되면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가 없는 사건이다. 사실을 얘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이 전 반장은 기존 진술을 번복했고, 박형철 전 비서관도 입을 열었다고 한다.
이 부장검사는 "특정 피고인이나 누구를 처벌할 마음이 아니라, 실체에 다가가지 못하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고, 나 자신이 수사 전문가로서 부끄럽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재판장님이 설마 그러지는 않겠지만 수사배경과 경과에 대해 수사팀 이야기를 믿고 살펴봐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저희는 목적을 갖고 실체를 좌우할 능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에 조 전 장관 측 김칠준 변호사는 "담당검사의 소회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정치적 시각이 작동했을 것이라고 보는 건 조 전 장관의 사회적 지위나 정치적 맥락을 고려하면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수사 배경에 대해 경과 설명을 하는 것에 이의는 없지만, 검찰 안팎에서 법리적 논쟁이 있었을 텐데 조직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치적 맥락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었고 이를 의심할 만한 여러 단서를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미리 재판장은 "이 사건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민감한 사건이고, 제가 지난 기일에 증인 신문 전 증인에게 조서를 보여준 것과 관련해 말한 것도 조심스럽고 공정한 마음으로 정성을 모아달라는 취지였다"며 "검사 말 잘 알아들었고,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재판부도 중도와 법리에 따라 재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전 당시 특감반 소속 박모 수사관을 불러 증인신문했고, 오후3시에는 의혹을 최초 제기했던 김태우 전 수사관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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