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겪던 이스타 도우려는 순수한 의도" 주장
"타이이스타젯 해결 증빙 못받아…코로나19 피해 책임 없어"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인수합병(M&A) 종결을 위한 선행조건 해소를 재차 요구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성실히 계약사항을 이행한 반면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계약 종료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 이스타항공이 헌납하겠다고 발표한 지분은 근질권이 설정돼 있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고려할 때 제주항공이 매수하려고 하는 지분의 정당성에 우려가 발생하고 있어 인수 이후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
제주항공은 7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이스타 측에서 계약 내용과 이후 진행 경과를 왜곡해 발표해 제주항공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경영상 어려움에 따라 양사간 협의를 통해 구조조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업 중단, 유류 지원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이스타항공을 도와주려던 순수한 의도였다고도 강조했다.
제주항공 측은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요구한 증거로 제시된 파일은 3월 9일 12시 주식매매계약(SPA) 후 오후 5시경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보낸 엑셀파일 내용과 완전히 동일했다"며 "이스타항공이 자료를 미리 작성해뒀다는 의미이며,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이스타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자신들이 수행할 선행조건을 모두 완료하는 등 인수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원을 연 1.3%의 저리로 대여했고, 계약 보증금 119억5000만원 중 100억원을 이스타항공 전환사채(CB)로 투입하는데 동의했다"며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도 성실히 수행해 이날 베트남 기업결합 심사가 완료돼 국내외 결합심사도 완료됐다. 제주항공이 수행할 선행조건은 모두 완료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스타항공 측으로부터 선행조건에 대한 충실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으로부터 타이이스타젯 보증문제가 해결됐다는 증빙을 받지 못했고, 계약 체결 이후 미지급금도 해결되지 않고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그 외에 이행되지 않은 선행조건이 많은 상황에서 거래를 종결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제주항공이 떠맡기로 했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주항공 측은 "주식매매계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부진은 그 자체만으로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으로서 제주항공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가 안된다는 내용만 규정돼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피해를 제주항공이 책임진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지분 헌납에 대해서는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이미 설정돼 있어 이스타 측이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지분 헌납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추가로 귀속되는 금액은 200억원이 아닌 80억원에 불가해 체불임금 해결에는 부족하다는 게 제주항공의 입장이다.
제주항공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양사 모두 재무적인 불안정성이 커졌고, 이번 인수로 인해 '동반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최근 사회적 논란으로 번진 이스타항공의 각종 의혹은 제주항공이 매수하려는 지분의 정당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어 해당 지분 인수로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지 의문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제주항공은 "지난 7월 1일, 이스타 측에 10영업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 측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