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박 시장 비서실장 참고인 신분 소환 조사
휴대전화 통신 영장 신청·디지털 포렌식 의뢰
[서울=뉴스핌] 한태희 이정화 기자 = 경찰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서실장을 소환 조사하고 박 시장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에 대한 영장을 신청하는 등 사망 경위 규명을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시장 비서실장은 박 시장의 성추행 피소 보고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5일 오전 9시쯤 고한석 전 서울시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고 전 실장은 박 시장이 실종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나 대화를 나눴던 인물로 알려졌다.
고 전 실장은 3시간 30여분 만인 낮 12시 30분쯤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고 전 실장은 박 시장과의 마지막 통화 시간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1시39분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정황상 8일 오후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임순영 젠더특보가 (고소 사실을 박 시장에게) 보고한 사실을 알고 공관에 갔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대화를 나눴나'라는 질문에는 "경찰에 다 말씀드렸다"며 대답을 피했다.
[서울=뉴스핌]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차려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2020.07.10 photo@newspim.com |
경찰은 이날 고 전 실장을 상대로 박 시장의 사망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 전 실장이 박 시장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인지 등은 통화내역 등 수사를 해봐야 한다"며 "재직 시 측근이고 변사사건 수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조사해야 할 사람이며, 주변 인물들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전 실장은 올해 별정직 공무원인 서울시장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박 전 시장이 사망하면서 지난 10일 당연퇴직 처리됐다.
경찰은 이날 박 시장의 사망 전 통화 기록 등을 살펴보기 위한 영장도 신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디지털포렌식 수사와 더불어 고인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확인을 위한 통신 영장 신청 등의 과정도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영장을 발부받으면 박원순 시장 통화 내역과 문자메시지 송·수신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숨지기 직전 누구와 연락했는지 등 박 시장 사망 경위를 보다 상세히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이번 통신 영장 신청이 박 시장 사망 경위 조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경찰·서울시 등에 불거진 성추행 혐의 피소 사건 수사상황 유출 의혹을 파악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변사 사건과 관련된 내용으로만 한정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박 시장 사망 경위 규명을 위해 박 시장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현장에서 휴대전화 1대를 수거했다.
아울러 경찰은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에 대한 2차 가해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사이버수사 1개 팀을 지원받아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A씨 측은 지난 13일 자신이 겪은 온·오프라인 2차 가해 행위에 대해 수사해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 딸은 지난 9일 오후 5시 17분쯤 112에 "4~5시간 전 아버지가 유언 같은 이상한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고 전화기가 꺼져있다"고 신고했다.
박 시장은 지난 9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시장 공관에서 나왔다. 경찰이 CCTV를 분석한 결과 박 시장은 공관을 나선 후 13분 뒤인 오전 10시 53분 와룡공원에 도착했다. 이후 박 시장 동선은 경찰이 파악 중이다. 박 시장은 실종 신고 약 7시간 만에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기 전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을 성폭력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형법상 강제추행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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