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로 ICBM 요격 가능한지 시험
"北 위협에 대비한 미국의 다층적 미사일방어시스템 구축"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오는 가을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SM-3 Block IIA)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정한 발사체를 요격하는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미국 미사일방어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올 여름에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이 요격시험(FTM-44)이 구체적으로 언제 실시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올 가을에 실시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3월 22일 "우리 당과 국가·무력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가 김정은 동지께서 21일 전술 유도무기 시범사격을 보셨다. 시범사격에서 서로 다르게 설정된 비행궤도의 특성과 낙각 특성, 유도탄의 명중성과 탄두 위력이 뚜렷이 과시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시험은 'SM-3 블록 IIA'라고 불리는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로 ICBM을 가정한 발사체를 요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우주∙미사일방어에 대한 화상회의에서 "서태평양의 콰질러 섬에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가정한 발사체가 하와이를 향해 발사되면 위성 등을 통해 비행경로를 추적한 후 하와이 인근 해상에 있던 이지스 함에서 발사한 'SM-3 블록 IIA'로 요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SM-3 블록 IIA는 미국 해군의 최신 해상요격미사일이다. 대기권 밖의 고고도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며, 최대 사정거리 2200km, 최대 요격고도 1000km다. 이는 사정거리와 최대 요격고도가 각각 200 km와 150km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10배다.
SM-3 블록 IIA는 미국의 다층적 미사일방어시스템의 한 축으로 꼽힌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다층적 미사일방어 시스템은 요격 대상이 되는 미사일의 비행궤적을 추진단계(Boost), 비행단계(Midcourse), 진입단계(Terminal) 등 세 단계로 구분하고, 단계별로 공중배치, 지상, 해상배치, 우주배치별 다양한 무기체계를 통해 미사일 공격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말해, 북한 등 적국이 미 본토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비행단계에서 먼저, 지상기반 외기권방어(GMD)체계에서 발사되는 지상요격기(GBI)로 요격하고 실패할 경우 해상 이지스함과 지상에서 발사되는 'SM-3 블록 2A'로 미사일을 격추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 시험은 2018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1680조항에 따라 의무화돼 있다.
이 조항에는 "2020년까지 미사일방어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로 미국 영토인 하와이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지 확인하는 시험을 실시하고, 미국 국방장관은 시험 실시 후 120일 내에 결과를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늦어도 11월 중으로는 이 시험을 실시한 뒤, 미국 국방부가 이르면 연내 의회에 시험 성공 여부를 의회에 보고할 전망이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