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전국 광주·전남

속보

더보기

[전기자의 체험기] 학교 밖에도 꿈은 있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시끄러운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모처럼의 여름 휴가였지만 계속되는 소음에 휴가를 망쳤다고 생각할 무렵 베란다로 나가서 창밖을 보니 우비를 입고 뛰어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 날씨에 돌아다닐 생각을 하다니.. 젊음이 좋아. 나도 저러던 시절이 있었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괜히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방학이 없는데 너넨 방학이라 좋겠구나"

방학이면 동네 친구들과 오락실,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내가 제일 게임을 잘했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걸 떠나서 친구들과 같이 보내던 그 시간 자체가 즐거웠다. 그 시절이 정말 행복했지만 돌이켜보면 딱히 남는건 없었다. 그래서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자격증 하나라도 더 땄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가 남았다. 그마저도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하는 후회였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목공 작업장, 생각하는 손에 간 기자(가운데 남색 옷). 이재성 대표가 김익준 학생이 만든 수리검(?)을 들고 던지는 시늉을 하고 있다. 밖에서 이걸 던지면 다친다고 조심하라고 했다.[사진=생각하는 손] 2020.08.07 kh10890@newspim.com

후회로 가득한 학창시절이었다. 제도권 안에서 잘하지는 못해도 남들이 하는 만큼만 따라가자는 주의였다. 그래서인지 대학교를 졸업 직전까지도 뭘하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없었다. 

그래서 꿈 많은 친구들이 부러웠었다. 내가 그러지 못했기에 꿈 많은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만나보고 싶었다.

'광주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취재를 돕겠다고 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기술을 배우고, 일 경험을 할 수 있는 작업장은 8곳이 있다고 했다. 8월 5일과 7일 이틀에 걸쳐 드론·미용·목공 작업장 3곳을 다녀왔다.

다양한 이유로 제도권 학교를 그만뒀지만, 배움을 그만두지 않은 청소년들이 있다. 이들을 사회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부른다. 더 자세히는 9~24세 청소년 가운데 초·중·고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말한다.

교육에 학교 안과 밖이 달리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같은 학생이다. 혹시 '문제아', '비행청소년'을 좋게 포장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 생각은 접어둬도 좋다. 끝까지 읽어보면 안다.

◆ 학교 자퇴하면 끝?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죠"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드론은 만들어진 완성품으로 작동하는건줄 알았는데 직접 조립해야 된다는건 이날 처음 알았다. 다들 손재주가 좋았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5일 오전 10시 광주 광산구 허니비 드론 작업장에 도착하니 이미 4명의 학생들이 한데 모여 드론을 조립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달부터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다가 이번주부터 오프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다들 설레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들 열심히 조립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기자님도 같이 드론 만들어보세요"라며 드론을 건넸다. 손재주가 별로 없어서 살짝 겁났다. 괜히 고장낼까봐. 어쨌든 설명서에 나온 그대로 드론 조립을 잘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무렵. 옆에서 한마디가 들려왔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나사가 정말 많았다. 작은 구멍에 끼워넣는게 정말 힘들었다. 이런 기자의 모습을 보더니 "기자님 문과시죠?"라고 뛰어난 통찰력을 보이기도 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기자님 문과시죠?"

드라이버를 돌리는 손 동작만 봐도 나사 몇 번 안돌려본게 딱 느껴진다고 했다. 초짜 티를 안내려고 나름 장인 정신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미숙한 걸 들켜버렸다.

민망한 드라이버질을 멈추고 다른 4명의 학생들을 쳐다보니 차분하면서 민첩한 손놀림으로 능숙하게 조립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별로 없어서 무언가 만드는 걸 별로 안좋아했다. 아니 좋아는 했지만 사실 실패가 두려워서 좋아하지 않는 척 했다.

드론 조종이 처음이라 신난 전경훈 기자 [사진=허니비] 2020.08.07 kh10890@newspim.com

이들도 처음부터 잘하지는 않았을거다. "손재주가 없어서 못할거야"가 아니라 "한번 해볼까"라는 '도전·용기'가 결과를 바꾼거다.

지난해 학업 등의 이유로 자퇴 후 '드론'이라는 분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조하은(19) 학생은 이미 자신의 목표를 일찌감치 정했다. 그는 "인턴을 통해 돈도 벌고 검정고시도 준비해서 대학교도 컴퓨터 공학과에 진학할 예정"이라며 자신의 확고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기특했다.

◆ "학교 안다닌다고 전부 문제아는 아니에요. 오히려 꿈 많은 친구들이죠"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미용분야 작업장인 예손 뷰티 아카데미. 헤어파츠를 1분 안에 묶기 위해 마네킹에 연습이 한창이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은 558만 4249명이다. 이 중에서 학교 밖 청소년은 5만 2539명이다. 광주는 140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100명 중 1명이 조금 안되는 꼴이다.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봐도 자퇴하는 친구들은 몇 명 안됐던 것 같다. 그마저도 흔히 생각하는 '문제아'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 중에는 기자를 때린 친구(친구라고 부르기도 싫다)도 있었다.

물론 학교를 자퇴하는 친구들 모두 문제아는 아니었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학교를 떠나기도 했고, 자신의 확고한 꿈이 있어서 제도권의 학교를 떠난 친구들도 있었다.

5일 오후 1시. 광주 서구 예손 뷰티 아카데미에서 만난 학생들이 바로 그런 학생들이었다. 미용 분야에 뜻이 있어서 고등학교를 자퇴한 친구들이다.

이곳에선 헤어, 메이크업, 피부관리, 네일아트, 맞춤형 화장품 조제까지 다양한 분야를 체험하며 학생들의 재능을 찾아주고 있었다.

헤어에 관심이 있어서 왔는데 막상 접해보니 메이크업에 소질이 있어서 취업에 성공한 친구도 있다고 했다.

조심스레 실습 중인 현장으로 가보니 마네킹 가발에 열심히 빗질을 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기자를 반겼다. 레게머리를 연상케 하는 알록달록한 긴 줄을 머리에 달고 다녀서 그게 뭐냐고 물으니 '헤어파츠'라고 했다. 머리카락을 두 갈래로 나눠서 그 사이에 줄을 넣고 레게머리처럼 꼬는 방식인 것 같았다.

행사장에 가면 사람이 많아서 이걸 1분 안에 완성해야 한다고 했다. 예전에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마네킹 말고 사람으로 실습하는 기회가 흔치 않아서 연습생들끼리 실습을 한다는 말이 떠올라서 "제 머리에 연습해도 된다"고 모델을 자처했다.

모델을 자처했다. 임서연 학생이 기자에게 헤어파츠를 달아줬다.[사진=백선우 학생] 2020.08.07 kh10890@newspim.com

"물 뿌릴게요" 칙칙 분무기 소리가 침묵을 깼다. 임서연(18) 학생은 헝클어진 기자의 머리를 빗질하는 것도 조심스러워 했다. 몇 번 머리를 꼬더니 곧 예쁘게 모양이 잡혔다.

기자의 머리에 달린 헤어파츠가 부러웠나 보다. 다른 학생들도 모델을 자처했다. 이렇게 순수했다.

영락없는 어느 학교에서든 마주칠 법한 순수한 학생들이었다. 사연이 궁금했다. 왜 학교를 그만두게 됐는지. 이렇게 웃음 많은 학생들에게도 자퇴 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아'라는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힌 시선에 상처를 받은적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임서연 학생은 학교에서 정해주는 틀 보다는 자기 주도적으로 살고 싶어서 자퇴를 했다. 지금은 대안학교를 다니며 환경 오염에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나유정(19) 학생은 자칭·타칭 네일 전문가다. 하지만 전문가로 인정 받기 전까지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변의 수근거림도 있었다. 다른 또래의 학생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다들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있는데 왜 남들과 다른걸 하냐"며 "차라리 공장 가서 돈이나 벌어라" 이런 말들을 주변에서 수 없이 들었다.

또래들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시간에 밖을 돌아다니고 있으면 주변에서 '문제아', '비행 청소년' 등 안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을 것 같아서 "자퇴를 하기 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다. 학생들의 용기 있는 선택이 사회의 편견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지는 않았을까 싶어서.

물음이 다 끝나기도 전에 학생들은 "전혀~ 후회가 없다. 다시 돌아간대도 자퇴를 할거다"라고 했다. 오히려 자퇴를 하고 학교 밖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모델이 된 백선우 학생. 주진영 학생, 임서연 학생이 열심히 헤어파츠를 묶는 연습을 하고 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어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걸림돌이 될 뿐이었다. 이들도 다른 또래 친구들과 똑같이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합격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격증 시험, 사회 공헌 프로젝트들을 준비하는 등 어느 수험생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미래를 위해 직업 교육도 받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 다들 스스로 선택해서 자퇴를 했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삶을 사는 멋있는 친구들이다"며 "하고 싶은 것은 없고 부모님이 시켜서 공부를 하는 그런 친구들보다 어쩌면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유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 걱정은 괜찮습니다..."꿈이 있으니까요"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생각하는 손. 목공 작업장에서 이재성 대표가 학생들에게 합판을 자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안전이 최우선이야". 7일 아침 '생각하는 손' 목공 작업장에서는 장난기 가득해 보이는 남학생들이 목공용 앞치마를 두르고 일찌감치 교육을 받고 있었다. 다른 청소년 작업장과 달리 날카로운 도구들이 있어서 더욱 안전교육에 힘 쓰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교육만 받다가 날카로운 톱날로 합판을 자르는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생각하는 손' 이재성 대표가 시범을 보이자 옆에 있던 윤혜성(20) 학생이 우렁찬 목소리로 "제가 해보겠습니다"라며 곧 잘 따라했다.

그라인더 사용법을 익힌 뒤에는 30cm 크기의 합판을 만드는 실습을 했다. 이 합판으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합판에 밑그림을 그려보라고 하길래 다들 각자의 개성이 담긴 밑그림을 그리는데 그림에도 소질이 없는 기자는 별(☆)을 그렸다. 다들 유심히 살펴보더니 "기자님 왜이렇게 못그려요" 하고 웃었다. 민망해서 별을 다시 지우고 하트(♡)를 그렸더니 내가 봐도 참 못그렸다. 그림 오랜만에 그려서 그런거다. 연습 했으면 잘 그렸을거다.

톱질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민망했다. 작동 버튼만 누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잘하는거였다.[사진=생각하는 손] 2020.08.07 kh10890@newspim.com

합판을 고정하고 전동 톱으로 밑그림 부분을 따라서 자르는데 다들 처음이라면서 정말 잘했다. 그래서 그림은 못그려도 "저건 껌이지" 라는 생각으로 작동 버튼을 누를 때마다 덜컹 거리면서 톱이 멈췄다. 요령이 있었다. 톱 기계는 밑으로 누르면서 해야 됐는데 오른손으로 작동 버튼 누르는 것만 집중하느라 계속 삐걱거렸다.

이 대표님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하트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조금 투박하지만 처음 만들어본 작품(?)에 뿌듯했다. 다른 친구들은 무얼 만들었나 보니 서어진(20) 학생은 냄비 받침대를 만들었고, 김재원(18) 학생은 애플 로고를 만들었다. 의욕이 넘치던 윤혜성 학생은 고난이도의 열쇠고리를 김익준(18) 학생은 수리검(?)을 만들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이것은 놀랍게도 하트다. 혹시나 오해할까봐.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거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진지하게 작품을 만들던 학생들은 무슨 작품을 만들었냐는 질문에 어느새 다시 장난기 가득한 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가 부끄러운 듯 모습을 보였다. 순수하게 배움이 좋아 제도권의 학교가 아닌 '세상'이라는 학교에 발을 내딛은 이들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서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떠나는 청소년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에서 느꼈다. 사회가 제 멋대로 씌워 놓은 편견 때문에 이들의 가치가 폄훼되고 상처 받아선 안된다고. 학교 안과 밖의 학생들은 다르지 않다고. 장소만 다를뿐. 모두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똑같은 학생들로 인식 됐으면 좋겠다고.

◆ 문제아는 무슨, 꿈 많은 친구들이더라

체험을 마치고 학교 밖 청소년들의 선생님들을 만났다. 최상희 허니비 대표도 처음에는 사회의 다른 어른들과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이유로든 학교에서 여러 트러블이 있어서 그만 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몇 번 만나보니 선입견에 사로 잡혀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 대표는 "제도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을텐데 내 삶을 내가 주도하고자 하는 선택을 한 용기가 대견하다"며 "정말 자기들이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친구들이란걸 느꼈다"고 했다.

◆ 다름이 있을 뿐. 틀림은 없다

배움은 학교의 교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선생님도 교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배움의 장소만 다를뿐.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사진=백인혁 기자] 2020.05.19 dlsgur9757@newspim.com

선생님은 단순히 '수학', '영어' 문제의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 많은 직업 중 타인의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선생님'이다. 그래서 학창시절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청춘들이 그렇듯이 나도 '공무원'을 꿈꿨다. 공무원만 합격하면 인생의 성공처럼 보였다. 그러다 교수님을 만났다. 류한호 교수님과 윤석년 교수님이다. 꼭 한번 기사에서 언급하고 싶었다.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교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기자가 아니라 공무원이 됐거나 공시생이었을거다. 물론 다른 교수님들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혹시나 이름을 빠뜨려서 서운해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작업장의 선생님들이 기자의 교수님과 같은 존재일거다. 이은숙 예손 뷰티아카데미 원장은 "과거에 비해 많이 인식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학교라는 제도권을 벗어나면 문제아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안가본 길을 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 않냐"며 "다름이 있을 뿐이지 틀림은 없다"며 힘을 줘 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자신의 뚜렷한 꿈을 향해 달려가는 학생들이다. 배움에 임하는 모습을 보라. 우리 사회가 이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재능을 받아들일 때 진짜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한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체험하기 전까지도 편견이 있었다. '문제아'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의 학생들이 작업장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내면은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 편견은 오래 가지 않았다. 처음 학교 밖 청소년 작업장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부터 누가봐도 문제 한번 일으키지 않았을 모범생 이미지의 학생들이 반겨줬고, 에너지가 넘쳤다.

오히려 제도권의 학교에서 남들이 다 하는거니까. 부모님이 그렇게 시켜서.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뚜렷한 꿈도 보이지 않는 학생들보다 멋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학교 밖으로 나와 더 많은 것들을 배웠다며.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제도를 몰라 혼자서 방황하고 있는 친구들은 가까운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로 문을 두드려 보라고 했다.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남들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봤다. 사회가 제 멋대로 만든 테두리와 굴레를 벗어나면 '문제아'로 인식하는 편견을 기자로서, 어른으로서 목소리를 더 내야겠다는 이런 생각. "다름이 있을 뿐이지 틀림은 없다"라는 선생님의 말처럼 편견 없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kh108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신임 법무장관에 민변 출신 이용철 '성남라인'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새 법무부 장관에 이용철(66·순창) 현 방위사업청장, 국세청장에 안덕수(55·부산)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으로는 최인호(60·창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 브리핑을 했다. 임 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며 국민 삶 속에 정책 변화와 효능감이 체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번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법무장관 후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민주 가치 증진에 힘써 온 변호사"라며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반부패와 제도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법조인이면서도 구조개혁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착시키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법무 행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후보가 과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질문에 "그 부분은 검증 때 감안됐고 자세한 건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본인이 소명할 걸로 기대한다"며 "적임자를 뽑기 위해 다양한 많은 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국세청장 후보에 대해 임 실장은 "국세청 1조사국장과 징세법무국장,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 행정 전문가"라며 소개했다. 임 실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악의적 탈세와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정무수석 내정자에 대해 임 실장은 "부산 지역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역임하며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성장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사는 검토가 되는 대로 업무의 연속성과 개혁 성과, 국민 체감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당한 시점에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2026-11-06 15:53
사진
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건설…항공업 진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호반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p(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지분율 20.69%)에 오르면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투자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건설업 불황 속 한진칼 지분이 그룹의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데다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구상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분양 반토막·PF 대위변제 덮은 6152억 평가차익… 호반의 '손익 방어막' [AI그래픽=송현도 기자]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주택·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는 재무적 실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건설업 불황으로 악화한 그룹의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2326억원,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매출 2조3706억원, 영업이익 2716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이 1조1476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7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의무에 따라 4395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2381억원의 기타대손상각비를 인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용지를 27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본업 부진을 상쇄한 것은 한진칼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취득원가가 6966억원인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조5544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6152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2657억원)보다 78.8% 증가했다.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도 비슷한 구조다. 본업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지만,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장부가액 5902억원)에서 226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1872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 호반건설에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자금 공급 역할도 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은 호반그룹의 실적 방어와 현금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평가이익 확대는 물론 그룹의 순이익과 배당 여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중투표제' 무기 쥔 호반… 이사회 진입 시 한진 경영권 영향 호반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경우, 단순 주주를 넘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 제30조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거나 나누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3월 주총이 한진칼에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되는 첫 무대가 된다. 내년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배성례(ESG경영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 송백훈(분리선출 감사위원 겸 감사위원장), 홍동표(감사위원 겸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장) 위원 등 3명이다. 특히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표결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강화된 '3% 룰'이 적용된다. 오는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가 되는 쪽이 의결권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다. 조원태 회장이 예고대로 12월 중 지분 0.49%를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를 탈환하면 조 회장 측 전체 의결권은 3%로 묶이는 반면, 2대 주주가 되는 호반 측은 계열사별로 나눠 총 6.32%를 행사할 수 있다. 호반 입장에서는 감사위원 표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연말까지 조 회장의 최대주주 복귀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호반이 주총 6주 전(내년 2월 중순)까지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집중투표제를 신청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반 측 인사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1석이라도 진입하면 상법상 회계장부 열람권과 주요 안건 의결권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자금 지원, 자회사 부동산 매각, 배당 정책 등에 관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호반호텔앤리조트(리솜리조트)와 한진칼 산하 호텔·관광 계열사(칼호텔네트워크, 한진트래블) 간의 사업 시너지나 자산 매각 협상을 요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8월 보유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전량 출연해 현재 방어에 쓸 수 있는 보통주 자사주가 3주뿐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매각해 한진칼 본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201억원)은 늘어났지만,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방어에 나설 수는 없어 조 회장 개인과 우호 세력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시도… 산은 지분 매각이 승부처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의 목표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한진그룹 경영권 인수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과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이후 리솜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 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항공·레저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꿀 카드로 한진칼을 낙점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이 과반에 육박해 당장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적정 가치(3조3000억원 추산)를 웃도는 12조3000억원대까지 올라, 장내에서 지분 1%를 추가 확보하는 데 1230억원이 드는 점도 부담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 및 단기유동성 금융자산이 1조1916억원 수준이지만, 단기금융부채 역시 1년 새 679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늘어 장내 매수를 지속하긴 어렵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끝난 뒤 시장에 나올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의한 데 이어 8월 12일 소규모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며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산은이 지분을 보유할 정책적 명분은 사라지고 공적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의무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할 담보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 385만8869주(약 5.78%)에 근질권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유사시 조 회장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참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이 20%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에 관여하다가 향후 산은 지분 10.58% 인수전에 참여해 이를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1%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은 지분 인수나 경영권 확보가 여의치 않더라도, 과거 대우건설·금호산업 사례에서 보듯 지분 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블록딜로 넘기는 출구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 2026-11-06 15:0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