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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반복된 종교발 감염 확산…정부 대응 괜찮나

기사입력 : 2020년08월10일 18:47

최종수정 : 2020년08월10일 19:40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정부가 '교회 소모임 금지'를 해제한지 불과 2주 만에 또다시 종교 현장에서 감염자가 발생해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종교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도 다시 느는 추세다. 반복되는 종교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정부도 종교계와 입장을 좁히기 위해 고민하는 모양새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경기도 고양시 반석교회 관련 확진자가 9명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25명으로 늘었다. 10일 고양시의 또 다른 교회인 기쁨153 교회 관련 확진자도 1명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21명이 됐다. 또, 김포시 주님의 샘 장로교회 관련 6명이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최근 교회발 확진자는 예배 후 교인들이 모여 함께 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하 1층에 있는 기쁨153교회는 창문 등 환기시설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정부가 강조하는 3밀(밀폐, 밀접, 밀집)을 피하는 방역 수칙의 측면에서 보면 감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3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사랑교회가 폐쇄돼 있다. 송파구는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관내 사랑교회와 관련된 확진자가 11명 추가돼 총 16명이 됐다"고 밝혔다. 2020.07.23 pangbin@newspim.com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교회 관련 감염이 어린이집과 방문판매업체로 확산되면서 사회적 집단 감염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번 종교발 확진과 관련해 "종교 소모임 금지를 해제한 뒤 유행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면서 "(소모임 제한 조치를) 재차 도입할 것인지 좀 더 강화된 새로운 규제를 할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정부의 종교계 코로나19가 집단 감염 규제 논의는 처음이 아니다. 당국은 수도권 교회 모임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급증하자 지난 7월 10일 오후 6시부터 정규 예배가 아닌 각종 종교 소모임이나 종교시설에서 단체 식사를 금지했다. 이를 어기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집합금지 조치가 가능하다. 당시 기독교계에서는 교회만 특정해 제한 조치를 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한국교회총연합회는 "교회 소모임 안에서 확진자가 자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확진자가 들어와 발생한 것"이라며 "유독 교회의 소모임만 감염의 온상이 된 것처럼 지목한 것은 확인과 수치화가 쉬운 점을 악용해 안이하게 대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부는 종교계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7월 14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기독교계 지도자들과 만나 오찬을 열고 정부가 최근 교회를 대상으로 한 제한 조치를 내린 배경을 설명하고 방역 조치에 대한 이해를 청했다. 정 총리는 "교회 방역강화 조치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활발한 소통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이틀 뒤인 16일 종교 주무부처인 문체부도 기독교계 인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간담회를 열었고 이어 17일 한국교회총연합회와 마주하고 종교계의 입장을 들었다. 문체부는 종교 행정을 담당하고 있으며 정부와 종교계 간 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왕성교회 신도1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교회 교인은 1천700여명이다. 2020.06.26 pangbin@newspim.com

정부는 반복되는 교회발 감염자 발생에 따른 규제를 언급하지만, 종교계를 설득하기에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종교는 굳건한 신념을 바탕을 두기 때문에 다른 분야보다 예민하고 감정적으로 과격해지기 쉽다. 사회적 파장으로 일어날 수 있기에 특히나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학계에서는 코로나 시대가 도래한 새 일상에서 코로나 확산 감염 문제를 두고 종교계와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좁히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형찬 종교학 박사는 정부는 종교·업계에 관계 없이 방역조치를 동일하게 취하고, 종교계는 기본적인 정부 방역 수칙을 지키고 사회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의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는 종교계 소규모 모임 철회를 한번 했기 때문에 다시하는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규제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은 정부가 '업종에 규제 조치를 두고 눈치를 많이 보는 거 같다'고 이야기 하는데, 규제 조치는 필요하면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구 박사는 종교 측에 정부의 조치를 '종교 탄압'으로 보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교회 내부에서 코로나 시대에 맞는 종교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구 박사는 "최근 교회에서 예배 후 식사 모임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공동식사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우가 있다"며 "가톨릭은 공동식사를 대신하는 영성체가 있는데 교회에서 예배 후 공동식사를 하지 않으면 신자 간 멀어진다. 이를 대안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교회에 간섭한 건 최소화하는게 맞다는 생각을 갖고 있겠지만, 정부와 소통하는 창구를 미리 만들어 놓고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개신교에도 큰 단체가 있다. 방대본이 날개를 널리 펼쳐서 관계를 형성하면서 논의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첨언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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