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정은경 전 질병관리본부장이 정부 조직법 개정에 따라 승격된 질병관리청의 초대 청장으로 내정됐다.
정 초대 청장은 지난 1965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여고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 예방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07.15 kilroy023@newspim.com |
지난 2017년부터 질병관리본부를 이끌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국에서 국내 감염병 대응 역량을 총동원하는 모습을 보여준 그가 이번에 승격된 질병관리청 초대 청장에 임명된 것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그는 지난 1998년 질병관리본부 전신인 국립보건원 연구관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20년 동안 감염병을 포함한 질병관리 전문가의 길을 걸어왔다.
◆ 국립보건원 연구관부터 메르스 현장점검반장까지
그는 지난 1998년 국립보건원 연구관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첫 보직은 2002년 전염병정보관리과장이었다.
감염병 전문가이지만 질병 분야에서만 일한 것은 아니었다. 보건복지부 보건산업기술과장, 응급의료과장을 거쳤으며 질병관리본부에서도 만성질환관리과장, 질병예방센터장을 지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에는 긴급상황센터장으로 방역 실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메르스방역실패 및 피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다.
그 역시 메르스 유행의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았다. 질병관리본부의 책임이 아닌 정부의 관료주의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반영되지 않았고 징계 처분이 조금 줄어들었을 뿐이었다.
당시 징계의 부당함을 이유로 상당수의 공무원들이 방역 업무를 그만뒀지만 그는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이러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7년 문재인 정권 출범 후에는 질병관리본부장에 올랐다.
그동안 외부에서 주로 임명하던 본부장이 아닌 내부 출신의 첫 본부장이었으며 출범 후 첫 여성 본부장이었다.
◆ 코로나19서 존재감 드러낸 질본, 질병청 승격이 날개 달아줄까
정 본부장이 대외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올해 초 코로나19가 대유행을 하면서 부터다.
그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수장을 맡아 매일 정례브리핑을 진행했으며 언론브리핑에서 차분히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며 소셜미디어에서 '고마워요 질병관리본부'라는 해시태그 릴레이가 펼쳐지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정 본부장의 리더십 하에서 코로나19 유행에서 세계가 주목할 놀라운 역량을 보여줬다.
역학조사관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해냈고 하루 2만 건이 넘는 검사도 문제없이 수행했다.
결국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그동안 몇 차례 논의된 바만 있던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초대 청장이 정 본부장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립보건연구원과 감염병연구센터를 확대 개편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질병관리본부의 권한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결국 최종적으로 보건연구원과 감염병연구소가 모두 소속된 질병관리청으로 출범하게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그동안 코로나19 유행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이며 국내 방역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정 청장이 승격된 질병관리청에서 새로 충원된 인력들과 함께 보다 효과적인 감염병 대응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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