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기자회견서 윤순진 교수·류영재 대표 추천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사측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보강을 제안했다. 최근 ESG경영이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른 데다, KB금융도 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노조의 제안이 반영될 지 주목된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하 조합)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SG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책임 이행 노력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필요하다"며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2020.09.10 milpark@newspim.com |
조합에 따르면 현재 KB금융 이사회는 금융경영 2명, 재무 1명, 회계 1명, 법률·규제 1명, 리스크관리 1명, 소비자보호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있다. ESG 분야의 전문가는 아직 없다. 조합은 이사회 내 모든 사내·외이사가 참여하는 ESG위원회를 설치했음에도 정작 ESG 전문가가 없어 '무늬만 ESG위원회'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합은 오는 11월20일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에 주주제안 방식으로 2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로 했다. 상법에서는 6개월간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0.1%이상 보유한 주주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 주주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조합의 지분은 6월 말 기준 1.22%다. 따라서 조합의 사외이사 추천은 주총에 주주제안 안건으로 바로 올라간다.
조합의 사외이사 추천은 이번이 네 번째 시도다. 2017년부터 매년 주주제안 방식으로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주총 표대결에 크게 밀려 무산됐다.
다만 이번에는 사측에서도 힘을 실어온 ESG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 후보로 제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ESG가 최근 글로벌 트렌드인데다 KB금융도 강조해오지 않았느냐"며 "ESG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조합의 의견을 받아들여 향후 사측에서 사외이사 후보 선임시 ESG 전문가 보강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당장 이번 주총에서 ESG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KB금융은 내년 3월 7명의 사외이사 중 5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연내 임기가 만료되는 이가 없어 사외이사 충원이 급한 상황이 아니다. 조합에서는 사외이사 수에 상한선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임시 주총에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조합이 추천한 윤순진 후보는 한국에너지정보문화 재단, 한국환경사회학회, 한국환경정책학회, 한국기후변화학회 등에서 요직을 거친 환경·에너지정책 전문가다.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를 비롯한 기획재정부, 국무조정실, 환경부, 서울시, 충청남도 산하 각종 위원회 및 국내외 비영리 시민사회단체에서 활약했다.
류영재 후보는 사회책임투자·ESG·주주권행사 컨설팅 전문기업인 써스틴베스트 대표다. ESG 전문가로서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지식경제부, 한국투자공사, 공무원연금공단, 수출입은행 산하 각종 위원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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