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월북관련 얘기 없었다"...해경 "자진 월북 가능성 계속 조사"
[인천=뉴스핌] 홍재경 기자 =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피살된 것으로 밝혀진 공무원 A(47) 씨의 소지품 등에서는 유서 등 월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인천해양경찰서는 24일 오후 '북의 어업 지도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브리핑에서 A씨가 승선 근무하던 해양수산부 소속 499t급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현장 조사 결과 휴대전화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유서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무궁화 10호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2대가 A씨 실종 사흘전인 지난 18일부터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아 실종전 그의 선내 움직임과 실종 당시 상황 등을 파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이날 오전부터 소연평도 해상에 정박해 있는 무궁화 10호에 수사관들을 보내 선내 수색과 승선원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경은 선내 A씨가 사용하던 침실 등에서 개인 수첩, 지갑, 옷가지 등은 확보했으나 휴대전화는 찾지 못했다.
확인 결과 A씨의 휴대전화는 실종 당일 오후 1시 19분께 부터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2020.09.24 hjk01@newspim.com |
A씨와 함께 근무한 동료들은 해경 조사에서 "그는 궂은 일에 솔선수범했으며 월북과 관련한 이야기나 북한에 관심을 보이는 듯한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실종 당시 A씨의 신발이 선박에 남아 있었고 그가 평소 조류 흐름을 잘 알고 있었으며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한 점 등을 볼 때 자진해서 월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계속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해수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으로 이전 3년 간 다른 어업지도선에서 근무하다 지난 14일 이동 발령을 받고 무궁화 10호로 옮겨탔다.
무궁화 10호는 지난 16일 전남 목포에서 출항했지만 A씨는 다음날인 17일 연평도 해상에서 처음 승선했다.
A씨는 지난 21일 오전 0시부터 조타실에서 당직 근무를 하다가 오전 1시 35분께 동료에게 다른 일을 하러 간다며 조타실을 나간 후 실종됐다.
군과 정보 당국은 A씨가 월북을 시도하다가 북측 해상에서 표류했고 지난 22일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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