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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北, '영해 침범 주장'…왜 NLL 인정 안 할까?

기사입력 : 2020년10월01일 06:00

최종수정 : 2020년10월03일 08:27

北, NLL 대신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서해 경비계선 주장
전문가 "공무원 피살사건 공동조사 거부 위한 물 흐리기"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우리 정부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북한에 의해 총격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시신 및 소지품 수색 중인 가운데, 이에 대해 북한이 "남측이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무단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남북간 묵시적 합의 아래 실질적 해상 경계선으로 기능해 온 NLL을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오전 노동당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남조선 당국에 경고한다"며 "우리는 남측이 새로운 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서해 해상군사분계선 무단침범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남측이 자기 영해에서 그 어떤 수색 작전을 벌이든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측 영해 침범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스핌 DB]

◆ 北, 1973년부터 돌연 NLL 인정 않고 침범…1차 연평해전 등 일으켜

북한이 말하는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은 북한이 NLL 대신 자체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개념으로, 1999년 9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북한은 이때 1차 연평해전을 일으키면서 이 개념에 따라 해군 경비정이 연평도 서쪽 NLL을 2km가량 침범했다.

1차 연평해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은 NLL보다 훨씬 남쪽에 설정돼 있다. 또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 해역 대부분이 북측 관할로 들어가게 된다. 북한은 이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근거로 2002년 6월 연평해전, 2009년 11월 대청해전,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등을 연이어 일으켰다.

이밖에 북한이 지난 2007년 자체적으로 설정한 '서해 경비계선'도 있다. 서해 경비계선은 서해 5도를 포함하지는 않지만, NLL보다는 다소 아래 쪽에 설정돼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은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경계선 개념을 토대로, 우리측이 피격 공무원의 시신을 수색하며 그 경계선을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민간인이 북한의 총을 맞고 사망한 가운데 지난 25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 바라본 북한 마을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군과 정보 당국은 지난 21일 실종된 해수부 산하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8급 공무원 A씨가 월북을 시도하다가 북측 해상에서 표류했고, 22일 북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2020.09.25 mironj19@newspim.com

◆ 문근식 "北, 9·19 합의 체결하며 NLL 인정했는데…공동조사 거부하려 NLL 부정"

NLL은 1953년 6·25전쟁 직후 유엔군사령부가 설정했다. 이때 설정된 NLL에 따라 서해 5도 역시 우리측에 속하게 됐다.

그리고 NLL 설정 당시를 비롯해서 1973년까지는 북한이 특별한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남북이 묵시적으로 함께 NLL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기간 NLL은 사실상 남북간 공식적인 해상분계선으로 기능했다.

그런데 1973년부터 북한이 NLL 개념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1973년 12월 개최된 군사정전위원회에서 북한은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계(道界)의 연장선에 있는 이북 수역은 우리측 수역"이라며 "서해 5도에 항행하는 남측 선박은 우리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유엔사는 북한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지만, 이후 북한은 수 차례 NLL에 이의를 제기하며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분계선 개념을 거듭 주장해 오고 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18년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당시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일시적으로 북한이 NLL을 다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18년 9월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체결한 것을 계기로 해서다. 9·19 합의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명문화돼 있기 때문에, 이를 북한 지휘부의 NLL에 대한 인정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8년 10월 12일 "북한이 판문점 선언부터 평양정상회담까지 일관되게 NLL을 인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군 수뇌부와 달리 북한군 실무자선에서는 NLL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2018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비공개 보고를 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같은해 7월부터 9월 말까지 20여회 남북 함정간 통신으로 "남측이 서해 경비계선(북한 주장 개념)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지난 27일에는 "남측이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무단 침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대해 예비역 해군 대령인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외래교수는 "북한이 9·19 합의를 체결해 놓고 계속 NLL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시간을 벌고 논점을 흐려야 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측이 공동조사를 제의하자 이를 거부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NLL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근식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은 이번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현장 지휘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불상사'라고 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나 지휘부의 잘못은 아닌 것처럼 하고 있다"며 "지휘부와 실무자간 NLL에 대한 인식 차이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커지면 북한은 '당국은 남북대화를 유지하려고 했는데 실무자들이 잘못 판단했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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