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내달 치러지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전 세계에서 득세했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다른 나라의 포퓰리즘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BC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실패와 전 세계 포퓰리즘의 운명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을 보도했다.
CNBC는 이탈리아의 반(反)이민 정당인 북부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등과 같은 포퓰리즘 정치인들의 정치적 운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센트럴 유러피언 대학의 에린 크리스틴 젠 국제관계학 교수는 "전 세계 유일한 초대강국의 포퓰리스트 지도자인 트럼프가 11월 패배하면 트럼프 정부의 공공연하거나 암묵적인 지지에 의존한 정부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은 제도적 제약에 도전하며 국제 질서 안에서 자기 나라의 위치를 변화시키려고 할 것이고 이것을 위해서는 동맹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로이터 뉴스핌] 박진숙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주 백악관 발코니에서 지지자를 상대로 유세 연설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20.10.11 justice@newspim.com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부터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당선까지 전 세계의 포퓰리스트 정치인과 정당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이들은 우파 정치 논리에 치우쳐 있으며 국수주의와 반기득권, 반이민 정서를 촉진하고 글로벌화에 대한 회의론을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하는 등 전 세계에서 포퓰리즘의 물결이 절정에 달했던 2016년 당선됐다.
컬럼비아대의 정치학 교수인 나디아 우비나티 교수는 "미국이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민주 국가들에 미쳤던 영향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패배한 후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의 추락을 보는 것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비나티 교수는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전략가는 트럼프를 포퓰리즘의 새로운 국제주의 아이콘으로 만드는데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투자했다"면서 "트럼프는 그런 프로젝트를 잘 체화했다"고 진단했다.
역사적으로 포퓰리즘 정부의 지도자들이 다른 나라 정부와 연대를 강화하며 지지 기반을 강화했다는 사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가 전 세계 포퓰리즘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게 한다.
젠 교수는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의 지원을 기대했다는 사실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살비니 대표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연대에 의존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가 전 세계 포퓰리즘에 제동을 걸 수는 있지만, 그것을 완전히 탈선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애틀랜틱의 기자인 야스민 세르한은 CNBC에 "마테오 살비니에게 표를 준 사람들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라고 해서 변할 것이라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이것은 복잡한 문제"라면서 "국수주의 지도자들에게 이것은 국가에 대한 것이고 그들이 싸우는 모든 쟁점은 국내의 문제라 트럼프가 11월 지더라도 반드시 사람들이 변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잉 세르한 기자는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기가 포퓰리스트와 국수주의 지도자들을 어느 정도 강하게 했다는 아이디어가 흥미롭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는 것이 다른 지도자들을 불안정하게 하기엔 충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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