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원심 파기하고 1심 구형대로 선고해달라"
구본능 회장 2심 결과는…1심은 피고 전부 무죄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총수 일가 간 주식거래 은폐 등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2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선고는 올해 말 내려질 예정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윤강열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3시 조세범처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 등 16명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LG 트윈타워 [사진=LG] |
검찰은 원심 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1심에서 구형한 형량대로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총수 일가의 양도세 포탈을 실행한 혐의로 기소된 LG그룹 재무관리팀 임원 김모 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200억원을, 다른 임원 하모 씨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130억원을 각각 구형했다. 다른 일가족 등에 대해선 벌금 500만원~4억원을 요청했다.
검찰은 "이들은 세액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 장내 거래소 시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전화 주문 녹취를 회피하고 기록을 남기지 않는 등 방법으로 특수관계인 거래 사실을 은폐했다"며 "피고인들의 행위를 조세포탈죄로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은 잘못됐으므로 이들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검찰은 장내동시매매에 대해 판단함에 있어 오류를 범했다"며 "피고인들의 행위는 특수관계인 거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범죄 성립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씨는 최후진술에서 "LG그룹 재무관리팀에서 근무하며 공시나 세금 납부에 있어 한 차례의 누락이 없도록 성실하게 일해 왔다"며 "억울함이 생기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하 씨도 "실무를 담당하면서 LG가 유족들은 세금과 관련해 요령이나 편법을 쓰지 않고 정확하고 정당하게 납부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느꼈다"며 "합당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에 앞서 구 회장과 여동생 구미정 씨, 고 구본무 회장의 장녀 구연경 씨는 지난달 15일 심리가 먼저 종결됐다. 검찰은 구 회장에게 벌금 23억원을, 여동생 구 씨에겐 벌금 12억원을, 구연경 씨에겐 벌금 3억50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LG그룹 재무팀은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LG상사 지분을 보유한 총수 일가 대주주들의 주식을 LG그룹에 매각하는 주식거래를 담당하면서 제3자에게 주식을 매도한 것처럼 은폐했다.
검찰은 주식매매가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 해당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20% 할증된 금액으로 신고해야 함에도 재무팀 임원들이 이를 누락해 약 156억원의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재무팀 주식거래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구 회장 등 대주주들을 재무팀 임원들과 함께 재판에 넘겼다.
1심은 해당 주식거래 행위가 특정인 간 매매로 보기 어려운 점, 당시 재무팀이 할증 평가액에 따른 양도소득세 납부 의무가 발생한다고 인식하기 어려운 점, 대주주로부터 조세포탈을 지시·승인받았다는 증거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들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구 회장 등의 2심 선고기일은 12월 24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