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자가망 구축은 불법, 대안 찾아야"
서울시 "통신복지 목표, 사업 강행할 것"
협의체 통해 해법 논의, 현실적 대안 필요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국정감사를 계기로 공공와이파이 확대 사업에 대한 서울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의 힘겨루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스마트도시 구축을 위해 자가망이 필수라는 입장이지만 과기부는 관련법 위반과 중복투자를 이유로 제동을 걸고 있다. 양측의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해당 사업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기부 및 통신사업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지난달 22일 첫번째 회의를 개최, 공공와이파이 사업에 대한 입장을 조율중이다"며 "후속 회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논의해 절충안을 찾을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 자가망 구축 놓고 주무부처 vs 지자체 대립
공공와이파이 확대는 전국민 통신복지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누구나 무료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국(서울시)에 공공무료망을 확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과기부는 이를 위해 2017년 기준 1.1만개소인 공공와이파이를 올해말 5.7만개, 2022년까지 총 8.8만개까지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1027억원을 투입해 서울 전역에 자가통신망을 구축, 공공와이파이를 조성하는 '스마트서울 네트워크(S-Net)' 사업을 발표하고 추진중이다. 지난 9월부터는 성동·도봉·은평·강서·구로 등 5개 자치구를 시범지역을 선정하고 4배 빠른 무료 공공와이파이 '까치온' 구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논란이 된 부분은 '자가망' 구축이다. 서울시는 스마트도시 구축을 위해서는 시가 직접 통신망을 구축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과기부는 현행법에 위배되다며 다른 대안을 찾을것을 요구하고 있다.
◆ 과기부 "관련법 위반, 중복투자도 문제"
전기통신사업법 제7조(국가나 지자체 기간통신사업금지)와 65조(자가망의 목적 외 사용제한)에 따르면 서울시가 자가망을 구축해 시민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다. 정부는 지난 1991년 통신서비스를 민간공급 경쟁 체계로 전화하면서 정부 및 지자체의 개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과기부는 서울시가 직접 자가망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사업자에게 해당 사업을 맡기고 이를 관리·감독하는 방식을 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의 공공와이파이 확대에는 찬성하나 방식이 법렵을 위반하니 이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의 자가망 구축이 중복투자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서울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6개 통신사들이 상용망으로 15㎞ 이상을 구축한 상태지만 서울시 자가망은 4000㎞에 불과하다. 상용망 활용방안이 있음에도 자가망을 추가로 설치하는 건 비용적 측면에서 낭비라는 게 과기부 입장이다.
◆ 서울시 "통신복지 목표, 예외 조항 해달라"
반면 서울시는 자가망 구축 목적이 사익이 아닌 '통신복지'라는 점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 아닌 예외 조항에 해당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복투자 역시 자가망이 단순한 공공와이파이 확대를 넘어 스마트도시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보안과 관리, 운영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설명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15 pangbin@newspim.com |
양측은 협의체를 통해 입장을 조율하고 있지만 거리감은 상당하다. 특히 국감에서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이 서울시의 독자적인 사업 강행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갈등의 폭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과기부와 서울시의 대립속에서 해당 사업이 표류할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과기부와 서울시 모두 공공와이파이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는만큼 최대한 협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은 동일하다. 관련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투자 효율성까지 확보하는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가망 구축에 대한 서울시 입장은 변함없다"며 "과기부 등과 협의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