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곧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어린이 접종은 안전성에 대한 추가 데이터가 축적될 때까지 보류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미국 최고 백신 과학자들이 성인과 어린이의 코로나19 감염 양상은 매우 다르게 발전하므로 성인에 대한 임상 데이터에 기반해 어린이 접종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아마다바드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인도 아마다바드 주택가에 의료 종사자들이 방문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COVID-19)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2020.04.08 gong@newspim.com |
현재 어린이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하느냐를 두고 의학계에서 딜레마가 이어지고 있다.
반대 측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대부분 어린이들이 경증만을 보이고 완치되는 만큼 어린이 접종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찬성 측에서는 소수이기는 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이른바 '어린이 괴질'로 불렸던 다계통 염증증후군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 사례가 적지 않고 어린이 치명률도 낮지 않은 만큼 어린이를 오히려 취약한 계층으로 판단하고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 터프츠아동병원의 소아감염병 과장인 코디 메이스너는 지난주 FDA 자문위원회 공청회에서 "어린이 접종을 승인하기 전에 안전성이 철저히 확인돼야 한다"며 "증상의 패턴이 성인과 매우 다르므로, 어린이를 성인과 같이 취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자문위원회의 다른 과학자들도 성인의 경우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돼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될 수 있지만 어린이 임상은 규모가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당국은 제약사들이 어린이용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경우 긴급승인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어린이 대상 임상시험의 기준이 모호하고 현실적으로 적극적 진행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어린이 임상시험의 경우 FDA는 성인과 구별되는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 등에 대해 규제당국과 협의 하에 진행하도록 하고 있으나, 피험자 규모와 사후 추적 기간 등 세부내용은 정해놓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이번 달에서야 임상시험 피험자 연령을 최저 12세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승인을 받았다. 게다가 미국에서 어린이 대상 임상이 허용된 것은 화이자가 유일하다.
반면 성인 대상 임상시험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어린이 임상이 시작되는 만큼 약물의 잠재적 효능에 대한 기준이 더 높은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이점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신시내티에서 어린이 대상 임상을 진행 중인 로버트 프렌크 소아감염병 전문의는 "독감으로 인한 연간 어린이 사망자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가 많아진 만큼 어린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어린이 환자의 중증 발전 비율과 치명률이 결코 낮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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