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DC, 음성 판정자도 5~7일 격리조치 필요하다는 입장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코로나19(COVID-19) 감염 여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여행객이 입국 후 의무 격리 조치를 놓고 미국 교통 관리들과 항공사들이 질병통제 당국과 이견충돌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양측의 실랑이는 미국과 주요 해외 여행국들 간의 출입국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뉴욕공항에 착륙한 유나이티드항공 항공기 2020.07.22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해외 여행자가 출국 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해도 5~7일 격리조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항공업계와 미 교통 당국자들은 여행객들이 미국행 항공기에 오르기 전 신속 진단키트를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입국 후 미 당국이 접촉자 추적을 할 수 있게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식통들은 현재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했다.
특히 항공업계가 이토록 반발하는 데는 매출 급감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일 수백만달러 손실을 안는 항공사들 입장에서 음성 판정자임에도 불구 해외 여행객들을 격리하는 조치는 부담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항공사들은 출국 전 공항에서 신속진단과 더불어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강화된 기내 방역소독 등 안전조치만 있어도 감염확산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재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은 미 워싱턴DC에서 비공개 회의까지 했는데, 미국 항공업계 로비스트인 섀런 핀커턴은 "안전한 여행 목적에 격리조치는 도움이 되질 않는다"며 "격리조치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끊게할 뿐"이라고 말했다.
일레인 차오 미 교통부 장관 역시 격리조치에 반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들은 그가 공항 내 신속검사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에 동의하고 있다며 긴 격리기간은 대다수의 해외 여행객에 합리적이지 않기에 추구해선 안 된다고 했다고 알렸다.
이와 반대로 격리기간은 필수라고 말하는 CDC의 마틴 세트론 해외 이동조치 및 격리 부서장은 격리조치가 있어야 미국으로 유입되는 여행객의 90%가 비감염자라는 확신을 할 수 있다면서 "입국 전 검사와 더불어 자가격리가 있어야 안전하고 건강한 해외여행이 될 것"이라고 그의 대변인이 말했다.
한편, 해외여행을 재개하려는 영국의 그랜트 섑스 교통부 장관은 미국 카운터파트인 차오 장관에게 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한 소식통이 알렸다. 미국 입국시 격리하기 보단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자가격리하는 방안이다. 차오 장관은 이를 수용할지 검토 중이다.
유엔의 항공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전 세계 항공사들에 통용되는 코로나19 지침 권고안을 마련 중이다. 이르면 오는 11월 초에 배포될 예정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