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최근 잇달아 숨진 택배 노동자 6명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사망원인을 과로사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1차 소견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택배 노동자들이 반발했다. 이들은 "택배 노동자 죽음을 폄훼하지 말라"며 국과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과로사아웃공동대책위원회와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아무 이유없이 죽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상상 자체가 불쾌하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최근 사망한 택배 노동자 8명 중 6명을 부검한 결과 사인이 과로사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1차 결론을 내렸다.
대책위는 "의료인들은 과로와 노동자 사망 간 인과관계를 부검을 통해 확인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며 "최종 결론이 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경찰에 1차 구두 소견을 밝힌 이유가 무엇인가. 국과수가 할 일은 사인을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시민사회를 비롯한 학계 법조계 등 133명의 각계 대표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택배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한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21 dlsgur9757@newspim.com |
그러면서 대책위는 택배 노동자들의 사인이 과로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돌연사가 발생했거나 심장 통증을 호소하다가 사망한 노동자들은 충분히 심근경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모두 주당 60시간 내외 노동과 야간 노동, 옥외노동을 수행했다"며 "과로할 수밖에 없었던 업무 조건에서 심근경색증이 동반됐다면 이는 빼도 박도 못하는 과로사"라고 했다.
이어 "가혹한 경제적 위협 행위 등으로 생활고를 겪었고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빚의 무게 때문에 노동자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이 또한 현행 산업재해 인정 기준에서도 충분히 인정하고 있는 과로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대책위는 "사망 노동자 사인을 분명히 밝혀내는 것인 국과수가 진짜 해야 할 역할"이라며 "경찰은 과로사 근본 원인인 장시간 노동과 옥외 노동, 야간 노동을 무리하게 지시한 원청과 대리점주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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