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전세 공급 부족을 나타내는 민간 통계 지표가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전세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이 31일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187.0)보다 4.1포인트 상승한 191.1로 집계됐다. 집계를 시작된 2001년 8월 이후 19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0~200범위에서 조사된다. 전국 표본 중개업소의 설문으로 취합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함을, 낮을수록 수요가 부족함을 뜻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전세 품귀와 전셋값 폭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매물란이 텅 비어있다. 2020.10.19 pangbin@newspim.com |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1월까지는 97.9를 기록하며 100 아래를 밑돌았지만 올해 5월 들어서는 160을 넘겼다.
지난 7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2법이 시행되자 180수준을 돌파했다. 이달 들어 190도 넘었다.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서 2년 더 사는 것을 선택한 세입자가 늘면서 신규 전세 물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치솟은 것이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지난달(189.3)보다 2.4포인트 높은 수치로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북(190.5)보다는 강남(193.0)의 전세 물량이 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194.0다. 이 또한 9월(195.0)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도는 195.7로 지난달보다 5.8포인트 올라 2015년 5월 이후 전세 공급이 가장 적었고 대구는 197.1로 집계돼 2003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전세 공급 부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전세 공급을 확대할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다. 정부가 내세운 ′지분적립형 분양주택′과 ′중형 공공임대주택′은 공급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실효성에서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며 "전세 공급을 늘릴 만한 묘수가 없어 전세난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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