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무차별적 주민 겨냥 조치…국제인도주의법 원칙 위반"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최근 북중 국경에 지뢰를 매설한 것과 관련해 지뢰감시기구가 "즉각 지뢰사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전 세계 지뢰 감시기구인 '노르웨이 피플스 에이드'는 최근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의 지뢰매설 실태와 정책제언을 담은 연례보고서(Clearing the Mines 2020)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유실지뢰 종류 [사진=합동참모본부] |
앞서 RFA는 지난달 27일 양강도 군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달 초부터 북중 국경지역에서 국경경비가 취약한 구간을 중심으로 살상 반경이 3~3.5m인 최신형 지뢰를 매설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바 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 3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관련해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고 북중 접경지역 일부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 지뢰를 매설한 것 같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이는 비인권적인 조치"라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르웨이 피플스 에이드 보고서는 "북한이 우선적 사안으로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하고 모든 대인지뢰 사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른바 '오타와 협약'으로 불리는 대인지뢰금지협약은 대인지뢰의 사용 뿐만 아니라 비축, 생산, 이전을 금지하고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도록 하는 국제협약으로 지난 1997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체결됐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대인지뢰금지협약 회원국이 아니더라도 국제인권법에 따라 지뢰를 제거할 의무가 있다"며 "조속히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를 재개하고 독립적인 지뢰제거 검증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간단체인 지뢰금지국제운동(ICBL)의 예슈아 모서 푸앙수완 박사도 "북한이 국경지대 지뢰매설로 코로나19 유입을 막는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오히려 북한 민간인들을 무차별하게 겨냥하는 지뢰매설은 국제법 위반으로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인지뢰금지협약 가입국은 아니지만, 군사활동이 민간인을 무차별하게 겨냥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네바협약을 북한도 비준했다"며 "그런데도 북한 주민들이 경제적 이유로 (탈북하는) 비정상적 통로가 있는 국경지역에 이런 성격의 무기를 사용하면서 무차별적으로 주민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