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일본 주장 근거 기존 표준 더 활용 안돼"
"동해표기 확산은 디지털 공공외교사업과 병행"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바다 이름을 '동해'나 '일본해'와 같은 지명 없이 고유번호로만 표기하는 디지털 방식의 새로운 해도집 표준(S-130)이 제2차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한국시간으로 1일 최종 확정됐다고 외교부가 발표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화상회의 형식으로 개최된 제2차 IHO 총회 논의 결과가 1일 최종 확정됐다"며 "이번 총회 종료 후, 회의록 초안 회람 등의 후속 절차를 거쳐 'S-23의 미래에 대한 비공식협의 결과 보고' 역시 원안대로 공식 확정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2차 국제수로기구(IHO) 총회 화상회의 모습. 2020.12.1 [사진=외교부] |
이번 총회 보고서에서 확정된 주요 내용은 ▲첫째, 해역을 지명표기 없이 고유번호로 표기하는 디지털 방식의 새로운 해도집 표준(S-130) 개발 ▲둘째, 기존 표준(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역사적 변천(evolutionary process)을 보여주는 출판물(publication)로서 남는다 ▲셋째, 필요시 해역의 속성 정보를 어떻게 표시할 지에 관한 지침 개발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IHO(International Hydrographic Organization)는 세계 각국이 국제수로 업무와 해상안전에 관한 국제협력 및 표준화를 위해 설립한 국제기구로, 현재 93개 회원국이 가입해 있다. 올해 제2차 IHO 총회는 당초 지난 4월 모나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연기돼 화상회의 형식으로 개최됐다.
지난달 총회에는 유기준 외교부 국제법률국장(현 주보스톤총영사)을 수석대표로, 외교부, 해양수산부(국립해양조사원), 국방부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참석하였으며, 동북아역사재단, 동해연구회, 한국해양조사협회, 한국수로학회가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다.
이번 총회에서 아날로그 시대 출판물로 남게 된 기존 해도 표준 S-23(Limits of Oceans and Seas, 해양과 바다의 경계)은 IHO가 전세계 바다의 경계를 정하고 명칭을 부여한 발간물로서 '일본해(Japan Sea)'를 단독표기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총회에서 IHO가 일본해를 단독 표기중인 S-23을 사실상 더 이상 표준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함에 따라, 기술적 국제기구인 IHO에서 지난 수십년간 지속되었던 한일 간 대립이 일단락되게 됐다"며 "또한 S-23이 일측의 '일본해' 주장의 주요 근거였던 만큼, 금번 총회 결정으로 인해 동해 표기 확산의 큰 걸림돌이 제거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IHO에서 해양과 바다의 경계 관련 새로운 표준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전자해도 선도국으로서의 우리 기술력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며, IHO내 한국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또한 "우리 정부는 금번 제2차 IHO 총회 결과에 따라 새로운 환경 속에서 앞으로도 민간과의 유기적 협조를 통해 동해표기 확산 외교를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라면서 "우선 디지털 수로업무 분야의 선도국으로서, 새로운 표준인 S-130 개발 및 상용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동해표기 확산의 기반을 확대해나가며, 외국 정부 및 민간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동해표기 확산 노력을 지속 추진해나가는 한편, 재외공관 및 유관기관과의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온라인상 동해표기 확산을 위한 전방위적인 시정·교섭 활동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공공외교가 전개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 동해표기 확산 노력을 디지털 공공외교사업과 적극 연계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이 이번 총회에 제안한 'IHO 이러닝 센터 구축'과 'IHO 기술결의 개정' 의제도 컨센서스로 통과됐다. 이러닝 센터는 IHO 및 회원국 기술자 등이 이용할 온라인 교육 시스템으로 한국 주도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해 한국이 만든 가상 교육 공간에서 기술자들이 자유롭게 교육받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IHO 제반 업무에 대한 정의와 기준을 수록한 IHO 기술결의에 한국이 선도하는 차세대 전자해도 표준(S-100) 관련 내용이 반영될 예정으로 한국이 IHO에서 차세대 전자해도 표준(S-100) 관련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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