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칼바람 몰아친 유통업계...더 독해진 '코로나 생존법'

기사입력 : 2020년12월02일 06:38

최종수정 : 2020년12월02일 07:19

'구조조정엔 예외없다'...이마트·롯데·신세계 임원 10~20% 짐 쌌다
핵심 계열사 대표는 생존, 젊은 피 전진배치...인사 시계추 빨라졌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유통 대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존 기로에 직면해 있다. 올해 유통업계의 연말 인사는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롯데그룹과 신세계백화점은 전체 임원의 20%를 퇴임시켰고 이마트는 임원 규모를 10%가량 줄였다. 제 살과 뼈를 깎는 '독한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코로나 위기 돌파를 위한 일종의 '충격 요법'인 셈이다. 인사 시기도 대체로 한 달가량 앞당겨 내년 사업계획을 선제적으로 수립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사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2020.12.01 nrd8120@newspim.com

◆'구조조정엔 예외없다'...이마트·롯데·신세계 임원 10~20% 짐 쌌다

실적 부침이 심한 유통업계의 올해 연말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 매서웠다. 이번 임원인사는 '신상필벌'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임원 운명을 가른 것은 단연 '성과'다. 임원들도 실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점포에 이어 인적 구조조정에 나선 롯데그룹의 인사 폭은 유통업계에서 가장 컸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는 전체 600여명 임원 중 20%에 해당하는 100여명을 줄이는 초강수를 뒀다. 승진자와 신규 임원도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작년 대비 80% 수준으로 축소했다.

롯데는 임원 직급단계를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능력만 있으면 빠른 승진을 가능하게 한 조치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1일 소폭 인사로 안정을 추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파격 인사안'을 내놨다. 전체 60여명 임원 중 20%가 퇴임하고 본부장급(부사장급) 임원은 70% 대거 물갈이됐다.

승진자 수도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백화점부문 승진자 수는 대표 내정자 2명을 포함해 총 14명이다. 지난해(대표 3명 포함 22명) 임원인사 때와 비교하면 37% 줄어든 수준이다. 이마트 역시 임원 규모를 10%(10여명) 감축했다.

신세계 측은 어느 때 보다 엄정한 평가를 통해 전 임원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등 신상필벌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만 예외적으로 소폭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백화점의 임원 인사 폭은 경쟁사와 다르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계열사 대표 교체 폭은 유통그룹 중 큰 편에 속한다. 전체 13개 계열사 중 4개사 대표를 바꿨다.

이러한 칼바람 인사는 '코로나 충격' 영향이 크다. 롯데는 그룹의 양대 축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크게 흔들렸다. 롯데쇼핑은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 토막 났다. 올 상반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1.9% 급감해 극심한 실적난을 겪었다.

이에 롯데쇼핑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 초부터 채산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폐점절차에 착수했다. 이달 말까지 100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영업종료를 실시할 예정이다. 과장급 이상 저성과자를 상대로 '인적 구조조정'도 시행 중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총 140여명을 줄일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마찬가지다. 지난 3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5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연결 기준 지난 3분기까지 14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7% 줄었고 이마트는 소폭 감소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8.30 dlsgur9757@newspim.com

◆핵심 계열사 대표는 생존, 젊은 피 전진배치...인사 시계추 빨라졌다

다만 핵심 계열사 수장은 독한 인사에서도 살아 남아 관심을 모은다. 롯데그룹 유통 BU장을 맡고 있는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을 비롯해 강희석 이마트 대표(사장),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사장),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사장) 모두 자리를 지켰다.

네 사람은 모두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경영 지휘봉을 넘겨받은 지 채 1년도 안 됐다. 그 만큼 자신의 색깔로 사업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약 11개월간 코로나와 맞서 '위기 대응' 체력을 비축한 기존 대표체제를 유지해 빠르게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젊은 인재들도 전진 배치했다. 롯데는 지난해 인사에서 50대 중반으로 대표를 교체했지만 올해는 50대 초반 젊은 전문경영인(CEO)을 전진 배치했다.

대표적으로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전무)와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전무)는 1970년생이다. 올해 51세로 상대적으로 젊다.

이마트는 1969년생 젊은 리더인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 SSG닷컴 대표까지 맡겨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와 손정현 신세계I&C 대표는 둘다 1968년생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적응하려는 '기업들의 강한 생존 의지'는 자연스레 '빠른 인사'로 이어졌다.

먼저 포문을 연 이마트는 지난 10월 15일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는 작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긴 것이다. 현대백화점도 예년보다 대략 1개월 빠른 지난 달 6일 인사를 냈다. 통상 12월 중순쯤 인사를 했던 롯데도 올해는 지난 달 26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임원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은 유통 환경이 급변하면서 잘 적응할 수 있는 조직체체로 재정비하기 위한 조치"라며 "빠른 위기 대응에 적합한 젊은 인재를 전진배치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새 진용을 갖추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